7차 교육과정에서 바뀐 수학 교과서의 특징이 <스토리텔링>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글을 공부한 아이라면 스토리텔링 수학이 전혀 문제되지 않지만, 한글 공부를 하지 않거나 한글 책을 싫어하고 잘 읽지 못하는 아이라면 어려움에 부딪친다. 이야기에 담긴 수학 개념을 이해하려면 맥락을 파악하며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한글 독해력이 부족하면 내용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벽은 서술형(문장제) 문제이다. 이전에도 서술형 문제가 있었지만, 스토리텔링이 도입되면서 문장제의 비중이 늘어났다.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상황, 수학이나 과학 등 다른 과목과 연계해서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수학 익힘책만 해도 읽고 바로 답이 나오는 문제가 아니라 2번, 3번 생각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 글을 파악하는 능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문제 자체가 이해가 안 되고, 무엇을 묻는지 몰라 풀지 못한다. 글을 정확하게 이해를 못 하니 엉뚱한 답을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학 동화책을 읽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수학 동화책은 지식 전달이 목적이다. 책에 담긴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독해력과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책을 좋아하고 수학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모를까 반대의 경우라면 그다지 의미가 없다. 한글 동화책도 안 읽은 아이는 독해력이 떨어진다. 수학에 대한 관심과 배경지식이 없으면 재미도 없고, 읽어봐야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된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로 만들겠다는 욕심에 책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들이밀면 책에 대한 반감만 늘 뿐이다.
독해력을 키우는 최고의 해결책은 한글 책 읽기와 한글 쓰기이다. 한글 책 중에서도 쉽고 재미있는 창작 책을 찾아야 한다. 권장 도서, 학년별 추천 도서라도 어렵고 재미없어하면 조용히 치워야 한다. 아이가 충분히 공감할 만한 줄거리,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어휘 수준의 책을 찾는 것이 먼저이다. 책이 재미있다는 마음이 들게 하려면, 아무리 해도 알아서 읽지 않는다면 읽어 준다. 두께가 있는 동화책을 읽기 겁내 하면 자신이 붙을 때까지 읽어 주면 된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읽은 책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 보기도 한다.
최승일 원장
파워영재학원
문의 02-508-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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