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 때 좋은 영어 점수는 당연한 것
이제 곧, 선선한 날씨와 함께 2학기 중간고사 시험을 치르게 된다. 2학기의 학사일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매우 분주하다. 1년 네 번의 공식적인 학교 지필평가에서는 항상 일정한 패턴들이 있다. 성적이 향상되는 학생, 성적이 정체되어 있는 학생, 그리고 성적이 점점 떨어지는 학생이다. 성적 향상률은 학년마다 매우 상이하다. 필자가 지난 30년간 학생을 지도하면서, 통계를 내본 결과 영어의 경우, 중학교 2학년 학생의 성적 향상률이 가장 컸다. 그리고 중3, 고1, 고2 순서이다. 이렇듯 학생들의 학령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성적 향상률이 떨어지는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그것은 두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는 학습량의 차이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영어 과목에 대한 올바른 이해이다. 중학교 2학년의 경우는 영어 성적을 향상하기 위해서,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할 과정이 한정되어 있다. 바로 문법과 어휘력이다. 중학교 2학년 내신문제에서는 문법의 튼튼한 기초과정과 어휘력만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으면, 성적 향상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습량도 많지 않아 성실하고 꾸준히 공부한다면, 수월하게 성적을 올릴 수 있다. 반면에 예비고1인 중3 학년만 되더라도, 성적 향상의 폭은 그리 크지 않다. 이유는 중3은 표면상으로는 중학생이지만, 영어교과서에서 다루어지는 문법의 내용은 고등 1학년 문법과정의 기초과정이다. 따라서 중3 과정의 영어를 중3 영어라고 부르는 것 보다, 예비고1 과정의 문법과정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
영어 성적에 대한 인지부조화 조심해야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성적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겪고 있다. 필자가 얘기하는 인지부조화란, 학생 스스로 생각하는 영어 실력과 객관적인 영어 실력의 현격한 차이를 지적하는 것이다. A라는 학생은 중학교 2학년 때는 학교 영어 시험에서 100점을 놓쳐본 적이 없는 매우 성실하고 우수한 학생이었다. 영어에 자신감이 생긴 A학생은 중학교 3학년 때는 영어 공부를 거의 하지 않고 다른 과목 공부에만 집중했다. 영어는 벼락치기로 공부를 하더라도 늘 90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렇게 영어에 자신 있어 했던 이 학생은 고등학교 첫 시험에서 70점대 점수를 받았다. 어찌된 것일까?
이 학생의 경우, 실제 영어 실력은 고1 수준이 아니라, 중2 과정에 머물러 있던 것이다. 중학교 3학년 때 별도의 심도 깊은 문법, 구문, 어휘 학습을 한 것이 아니라, 중3 내신점수를 잘 받기 위한, 소위 ‘양치기’를 한 것이다.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교과서 문제를 많이 풀면서 해당되는 문법문제의 패턴을 익히고, 문제를 외우다시피 하다 보니 영어 점수는 잘 나왔을지 모르지만, 영어에 대한 깊이 있는 개념과 이해를 온전히 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고스란히 영어 공부를 하는 습관으로 이어져, 고등학교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영어 구문에 대한 분석이나, 어휘를 학습함에 있어서, 유사어, 반의어 등의 학습을 소홀히 하고, 단순 뜻 암기 위주의 시험 공부를 하다 보니, 점수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결국 A학생의 경우, 영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영어를 학습하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A학생은 영어를 학습하는 습관을 바꿀 수 있을까? 여기에서 갈림길이 있다. 자신의 영어 학습 습관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고, 공부 방법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A학생 스스로의 영어 실력에 대한 객관화와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쉽지가 않다. 설사 자신의 학습에 대한 약점을 인식한다 하더라도, 이미 습관화 되어있는 암기 위주의 영어 공부를 벗어나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이미 몸에 배어있는 영어 학습의 습관을 바꾸지 위해서는 영어를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관점을 갖고, 영어 문장을 분석하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늘 말한 것처럼 영어는 암기 과목이 아니다. 수학처럼 문장을 분석하고 언어 논리로 학습해야만 하는 논리 과목인 것이다. 다행히 A학생의 경우는 영어 문장을 분석하고 언어 논리로 추론하는 방식에 흥미를 느끼게 되어 영어 향상도가 매우 높았다. 현재 고2인 이 A학생은 1학기 기말고사에서는 영어 과목 전교 1등을 하게 되었다.
결국 공부는 특정한 과목에 대한 흥미를 갖고 하고자 하는 의지와 흥미를 갖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을 수십 번 반복해도 성적이 제자리인 이유는 결심은 섰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결심처럼 공부에 대한 관점과 방향성을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앞으로 올해 남아있는 두 번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의 성적 향상을 위해서, 필자가 제시한 대로 관점을 바꾸어 보길 권하는 바이다.
일산 후곡 에이든 영어학원 정성태 원장
문의 031-922-8205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