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기록부 독서활동상황이 대학입시에 반영되지 않지만, 생활기록부 곳곳에는 독서 활동이 녹아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진정한 성장과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독서활동을 생기부에 잘 반영할 수 있을까?
한대부고 윤윤구 융합인재부 부장교사는 “독서는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가는 과정으로 그 시작은 자신의 진로와 관심 분야에 대한 고민”이라며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자신의 진로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채워가는 과정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심화탐구의 구체적 내용을 생기부에 녹여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부장교사에게 고등학교 독서 활동의 핵심을 들어봤다.
Q.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흔한 오해가 있다는데?
- 책을 ‘많이’ 읽어야 하고 또 ‘어려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독서에 있어서 이런 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어떤’ 책을 읽느냐가 아닌 ‘어떻게’ 읽느냐이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자신이 아는 만큼 보일 수밖에 없다.
Q. 그렇다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 ‘어떻게’의 본질은 질문이다. 최고의 독서는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증이 생겨나는 것이다. 독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활동이다. 고등학생들에게 자신이 알지 못했던 것을 만나는 경험은 중요한 과정이다. 그런데 그 중요한 경험을 직접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등학교 경험의 핵심은 간접경험인데, 간접경험의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독서인 것이다. 결국 독서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이전에 알지 못하는 세상을 만났으니 얼마나 궁금증이 많겠는가?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며 책을 읽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그 질문은 학생들마다 다를 수 있다. 그래서 팀 독서, 가족 독서를 권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같은 책을 읽으며 질문을 나누는 것, 바로 토론의 시작이며 독서의 본질이다.
Q. 독서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 독서를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많은 게 사실이다. 많은 학생들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고 요약본이나 발췌 독서에 익숙하다. 이는 사고의 단절에 이어진다. 독서를 하는 이유는 사고를 이어가기 위해서인데, 요즘 학생들은 사고의 단절이 일어나 행간을 읽어내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 행간 이해의 부재를 질문으로 채워가야 하기 때문에 팀 독서를 권장하는 것이다. 같은 책을 읽는데 자신과는 다른 질문이 쏟아질 때 행간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한 권의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궁금증 하나만 찾으려 노력해도 독서가 한결 쉽게 다가올 것이다.
Q. 독서 활동이 학생부에 잘 반영되려면?
-학생부에 ‘책을 읽고 또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진행한 심화탐구 과정’은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필수다. 좋은 학생부는 교과세특, 동아리, 자율활동 등에 기록된 책 제목만으로 학생의 구체적 고민과 활동을 파악할 수 있다. 좋은 학생부는 단절되지 않은 연장선상에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궁금증 해소와 활동이다. 이런 이유로 생기부에 제일 어려운 독서 과정은 3학년 1학기 때 나와야 한다. 1학년 때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과정과 전략이 필요하다.
Q. 자신에게 필요한 책은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
- 대학은 결국 학생의 역량에 포커스를 맞춘다. 따라서 학생들은 자신의 역량을 독서 활동을 통해 증명해야 하는데, 책이 등장하는 맥락이 중요하다. A, B, C 과정을 통해 책을 읽게 되었고, 또 책을 읽은 후 그 내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는 독서 과정의 맥락이 필요하다는 것. 자신의 실제 성장 과정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지적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고, 이는 독서를 하며 또 다른 궁금증을 불러와 다양한 독서와 활동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Q. 중학교 때 미리 독서 활동을 대비하려면?
-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요즘 학생들. 사고의 과정이 필요한 ‘너무 느린’ 독서를 힘들어한다. 초등·중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족 독서이다. 모든 전자기기를 접고 가족이 함께 같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하게 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자녀가 원하는 대학에 가길 희망한다면 지금 바로 가족 독서 시간을 확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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