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완연히 시작되었다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 날씨이다. ‘봄’이라는 계절은 만물의 기운이 솟구쳐 오르고, 웅크렸던 삼라만상이 그 생명의 기상을 활짝 펼치는 계절. 혹한의 겨울을 이겨내고 싱그러운 봄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이때 쯤 되는 항상 떠오르는 시가 있다.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황 지 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십삼도
영하 이십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 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으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오 도 영상 십 삼 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 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 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황지우 시인의 시 <겨울-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를 읽다 보면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봄의 기운이 느껴지는 듯 하고, 시련과 고통의 계절인 ‘겨울’을 당당히 이겨낸 나무의 기상과 환희가 오롯이 전달되는 듯 한 기분이 된다.
새 학기가 되어 당찬 포부와 목표를 가지고 학교 생활을 시작하는 모든 중고등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이 시 한 편에 들어 있다.
영하 13도, 영하 20도의 극한 상황에서 온 몸을 지상에 뿌리 박고, 무방비의 나목으로 서서 시련과 고통을 견디던 나무가, 봄이 되면 온 몸이 으스러지는 자기 생명의 힘으로 막 밀고 올라가,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을 터뜨리고 끝끝내 꽃 피는 나무가 되는 모습은......
인생 목표에 대해 고민해가며, 그 목표 달성의 기초를 닦기 위해, 어떤 고통과 시련이 있어도 참고 견디며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 중고등 학생들의 모습과 닮았다.
나무가 혹한의 겨울을 인내하고 견딘 후 끝끝내 꽃 피는 나무가 되듯, 공부할 때 겪는 어려움을 최선을 다해 참고 견디다 보면, 공부 실력이 막 밀고 올라가 끝끝내 마침내 만족스러운 성적 결과의 꽃을 보게 될 것이다. 공부도 기세(氣勢)가 중요하다.
막 밀고 올라가 결국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마는 2024년 봄 생명의 기세가 열심히 공부하는 모든 중고등 학생들에게 충만하기를 기원한다.
유리나 원장
목동 생각의지평 국어논술 학원
문의 02-2646-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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