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고3학생들을 가르치고 수능 결과까지 맞이하게 되면 느끼는 것들이 많다. 늘 잘했고 좋은 결과를 얻은 친구, 계속 잘하다가 수능에서 미끄러진 친구, 평소보다 훨씬 잘한 친구, 평소와 비슷한 점수를 얻은 친구 등등. 대다수의 아이들은 평소 모의고사 점수와 비슷한 결과를 수능시험에서 얻는다.
단편적인 수학 스킬 암기, 요령 등으로는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없다. 고3 시절이라는 1년이란 기간, 넓게는 고등학교 3년, 더 넓게는 중학교 때 공부한 수학실력까지 반영된다. 수학을 잘해야 시험을 잘 볼수 있다.
그렇다면 수능 직전 1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수능 수학에 대한 단상을 적어 보고자 한다.
3월 모의고사 점수가 수능점수다?
3월 첫 교육청 모의고사 점수가 수능 점수와 같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대체로’ 맞다. 3월 모의고사는 전범위로 출제되지 않는다. 따라서 추가되는 시험 범위에 대한 학습이 필요하다. 결국 공부를 더 해도 본전이 되는 것이다. 남들이 하던 것 이상으로 공부를 해야 6월 및 9월 평가원 모의고사, 그리고 수능에서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평소 공부량을 초월해서 공부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고3이 되어도 공부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학생들은 3월 모의고사와 비슷한 점수를 수능 시험에서 받는 것이다.
막판에 가서야 절박한 아이들
아무리 공부를 안하는 친구들 조차 내신 시험 전날에는 공부를 한다. 바로 다음날이 시험이므로 절박한 마음을 갖는다. 절박한 마음은 집중력으로 이어지고, 시험 전날 최고의 효율로 공부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수능 수학 실력은 하루 아침에 쌓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1년 내내 절실하게 공부해야 한다. 그렇게 해도 시험날 컨디션 난조로 미끄러질 수 있는 것이 수능이다.
나는 수업이 끝나면 당일 테스트 결과가 안좋은 학생, 숙제를 못한 학생들을 남겨서 공부시키곤 한다. 9월까지는 내가 아무리 남기려도 해도 아이들이 싫어한다. 빨리 집에 가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9월이 지나면 자발적으로 남아서 자습한다. 9월 모의고사 결과를 보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기 때문이다.
3월부터, 아니 그 전인 1월 겨울방학 때부터 오늘 하루만 산다는 생각으로 공부해야 한다. 1년간 이어지는 정성 어린 공부를 ‘적분’하면(더하면) 수능 점수가 나온다!
잘 본 점수만 기억한다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잣대는 모의고사 점수다.
모의고사를 봤더니 다음과 같은 점수를 얻었다고 해보자.
72, 76, 72, 80, 84, 81, 77, 73, 80, 88, 76, 78, ...
이 점수들의 평균은 약 78점이다. 가장 높은 점수는 88점이고, 가장 낮은 점수는 72점이다.
아이들은 이 점수들 중 가장 잘 본 88점만 기억한다. 그리고 수학 성적이 어느 정도 올랐으니 다른 과목에 시간을 투자한다.
물론 이는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 힘을 얻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능에 임하는 우리의 태도는 달라야 한다. 수능 시험장에선 평균 점수인 78점 혹은 그 이하의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점수 분포를 얻으면, 평균 점수를 높이기 위해 더 공부해야 하는 것이 정답이다.
가장 잘했던 것만 기억하지 말자. 어떤 점수로 수렴하는지 관찰하자. 그렇게 생각해야 과목별 공부 밸런스를 올바르게 정할 수 있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의 의미
학원에서 삐까뻔적한 수학 스킬, 한줄풀이를 배우면 당시엔 기분이 좋다. 하지만 문제는 본인이 그러한 풀이를 ‘실전’에서 사용할 수 있는가이다.
어떤 스킬을 배워도 긴박한 현장에서는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익숙한 풀이를 구사하게 된다. 특히 어려운 수학 스킬일수록 사용 조건을 명확하게 꿰차고 있어야 하므로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어렵다. 모의고사 때는 잘 사용하던 스킬들도, 인생이 걸렸다고 느껴지는 수능 시험장에서는 쓰지 못하게 된다. 사람 심리가 그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 무슨 문제를 만나더라도 기본에 충실하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것이 수학 실력이고 기본에 충실한 것이다.
스킬을 적용해서 문제를 푼다면 반드시! 스킬 없이도 풀이를 써 내려갈 수 있게 연습하자.
예를 들어 수학2에서 삼차함수의 비율관계, 변곡점 개념 등을 이용해 문제를 풀 경우 이를 이용하지 않아도 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이러한 습관을 들여 공부를 한다면 수학실력이 정말로 탄탄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학생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수능시험. 다음 수능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미리미리 절박한 마음으로 올바르게 공부한다면 누구에게나 승산이 있다. 수능 시험날까지 응원하겠다. 파이팅!
일산 후곡 아이디수학학원
전인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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