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는 ‘2028 대입 제도 개편안’을 통해 아이들을 학업포기로 내모는 내신 9등급제를 2025년부터 5등급제로 바꾸고 탐구영역에서 선택과목 없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으로 평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입시 제도를 바꾸면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사라질까? 학교를 그만 두는 ‘학업포기’보다 학습을 포기하는 진짜 ‘학업포기’가 더 문제다. 아이들은 왜 학업을 포기할까?
학습의 가장 기초 단계는 읽기이다. 모든 학습은 교과서를 읽는 것부터 시작된다. ebs 다큐 ‘다시 학교 10부-교과서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 편’을 보면 아이들이 어휘 뜻을 몰라 수업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나온다. 교과서를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한다면 학습이 가능할까?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업을 포기하고 잠을 자거나 딴 짓을 한다. 글을 읽고 맥락을 추론하여 의미를 파악하는 ‘문해력’은 국어 성적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과목 학습의 문제인 것이다. 안산의 학생들도 문해력 저하로 인한 학습의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
문해력이 낮은 아이는 교과서를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번 읽어야 하고, 이해를 못한 부분은 암기가 잘 안되기 때문에 한 과목당 공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오랜 시간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성취감이 떨어지고 학습의욕을 잃어 결국 학습을 포기하게 된다. 문해력이 높아지면 교과서를 적게 읽어도 이해가 되기 때문에 과목당 공부 시간을 줄여 전 과목 공부를 할 수 있다. 또한 이해가 되면 암기도 쉬워져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단순히 어휘를 외우는 것이 아닌 제대로 문해력을 키우면 학업을 포기했던 아이들도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교과서를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자기주도학습의 도구를 얻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의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대입은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중고등학교의 교육 과정을 잘 익힌 결과를 보는 것이다. 그런데 학부모들은 초등 때부터 각 과목별 선행을 시키며 빨리 달리라고 하고 문해력이 낮은 아이들은 많은 학습량에 힘들어하며 과정을 소홀히 한다. 교육에는 순서가 있고, 단계가 있다. 뿌리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뿌리가 튼튼해야 거센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어 나가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뿌리가 되는 ‘문해력’을 키운 후에 그것을 바탕으로 학습을 한다면 그 열매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안산의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학업의 길을 달려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큐피엔스문해력학원 원장 유연숙
031-413-1959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