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생활기록부 독서 반영 어떻게?

지적 호기심 채워가는 과정, 독서로 생기부에 녹여내야

박지윤 리포터 2023-10-12

생활기록부 독서활동상황이 대학입시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독서 활동에 혼란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생활기록부에서 독서활동상황은 없어졌지만 생활기록부 곳곳에 독서활동이 분명 존재한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의 진정한 성장과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독서활동을 생기부에 잘 녹여낼 수 있을까?

한대부고 윤윤구 융합인재부 부장교사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학생들의 지적호기심을 채워가는 과정과 함께 이를 바탕으로 심화탐구를 진행한 구체적 내용”이라며 “수업에서 배운 내용에서 비롯된 호기심을 깊게 파고들어가거나 교육과정과 관련된 심화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독서가 베이스가 되어야 하는데, 결국 깊이 있는 학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교과와 비교과를 연결하는 가장 큰 수단은 독서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독서, 왜 중요한가?

“독서는 학생의 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학교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그 핵심을 독서에 두는 이유기도 하죠. 학생의 역량을 측정할 때 심화탐구 혹은 심화학습의 베이스가 얼마만큼 되어있느냐는 매우 중요합니다. 생기부에 단순히 ‘진행함’이라는 의미 없는 문구가 아닌 깊이 있는 연구를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 핵심이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학생들의 지적호기심을 풀어나가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윤 교사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교과와 비교과 간의 지식의 확산”이라며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활동으로 연계하는 데에 가장 큰 수단이 바로 독서이며 독서를 통해 지식의 확산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에서 궁금한 것이 생기면 그것을 풀어가는 구체적인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이때 지식의 확산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지적’ 호기심이 아닌 ‘단순한’ 호기심에 머무를 수 있다.

 더불어 배운 것에 호기심을 갖게 되면 교과와 비교과 간에 나만의 연결고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왜냐 하면 그 주체가 ‘나’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학교에서 훌륭한 베이스를 깔아줬다고 해도 ‘활동을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는 우수한 평가를 받을 수 없는 이유다.


<<지식이 확산되는 과정 즉 자신이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 지를 보여주는 통로가 바로 독서다. 독서는 자신의 성장 가능성과 발전 가능성을 증명하는 도구임을 잊지 말자.

 나의 우수함은 생기부 어디에든 나타날 수밖에 없고, 그 드러냄의 가장 강력한 방법이 바로 독서다.>>


독서, 어떻게?

“책을 읽는 것이 너무 힘들다.”

“도대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독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다.

더불어 “중학교 때까진 공부도 잘 하고 책도 많이 읽었는데, 왜 고등학교 와선 모든 걸 힘들어할까요?”라고 의문을 던지는 학부모님들도 있다.

윤 교사는 “다독과 무작정 어려운 책을 선택해 읽는 게 좋은 독서가 아님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 ”며 “독서에 있어서 ‘어떤’ 책을 읽었느냐보다는 ‘어떻게’ 읽었느냐가 중요하며, 한 권의 책을 읽고 모두 이해하려 노력하기보다 하나의 궁금증, 즉 지적호기심을 뽑아내는 데에 포커스가 맞춰진다면 책 읽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학생부는 설계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 설계의 중심은 독서이며 어려운 책을 읽었다는 어설픈 과시보다는 자신의 지식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내에서 자신이 이해한 만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어떤 책을 읽고 이해한 부분과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접근, 활동했는지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윤 교사는 제대로 된 독서를 위해 학생들에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를 권장한다. 수업 시간에 배운 것 중 궁금한 것이 생기면 독서를 통해 그 궁금증을 풀어가고, 그 과정에서 생긴 또 다른 궁금증 하나가 또 다른 지적 호기심으로 연결되어 ‘꼬꼬독’이 진행되는 것이다.

 학생들의 진정한 성장을 위해선 다양한 간접경험이 필요한데 간접경험의 핵심은 바로 독서다.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새로운 궁금증을 만들어내는 과정, 즉 학문의 발전과정을 스스로 검증해나가는 것이 바로 독서활동의 핵심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독서. 한 권의 책을 모두 이해하려 하지 말고 하나의 궁금증 찾기에 집중하라. 구체적으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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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의 구체적 예시

한대부고에서는 모든 활동의 베이스를 독서로 두고 학년별 구체적 독서법을 제시하고 있다. 1학년은 폭넓은 독서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2학년은 전공 관련, 전공 계열 독서로 ‘좁지만 파고들어가는 경험’을 강조한다. 이 모든 경험이 쌓여 3학년 때 깊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심화 독서가 이뤄지는 것.


<자율 활동>

1학년 - 사회 시간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사회 불평등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독서를 진행.

2학년 - 사회 불평등에 대해 다양한 간접경험 중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 생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책 읽고 다양한 고민과 생각.

3학년 - 시각장애인들의 불편함 찾아보며 점자 공부하고 실생활 문제점 파악.

    성동구청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700m 점자블록 조사 팀플(4인) 진행. 30여 가지 잘못된 점자나 문제점 발견해 성동구청에 전달, 9월까지 모두 고치겠다는 구청 답변 들음.

    생기부 자율활동에 작성


<교과세특>

수업 중 궁금한 것에 대한 지적호기심을 바탕으로 교사에게 질문 혹은 그것과 관련된 독서, 활동을 통해 관련된 탐구보고서 작성, 수행평가 발표하면 교과세특에 반영될 수 있다.

▶수업시간에 배운 일본 오염수 방류에 관심. ‘우리나라에 오는데 얼마나 걸릴까?’에 대해 조사 진행 후 직접 물을 받아 실험 진행. 시간 계산 후 문제점 토의하고 해류 등을 반영해 보강실험 진행. 과학, 사회 과세특에 반영 가능.


<동아리>

새 학기가 되면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낙심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낙심은 금물. 동아리 활동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활동을 통해 무엇을 만들어냈느냐가 중요한 것을 기억하자.

▶신소재 관련 학과에 관심 있는 학생이 들어간 동아리가 봉사동아리. 요양원 봉사활동 도중 할머니 할아버지가 물건을 자꾸 떨어뜨리는 것을 보고 ‘잘 떨어지지 않는 소재는 없을까?’를 고민, 독서를 통해 노약자를 위한 신소재 심화탐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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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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