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는 요즘, 만60세 이상 시니어들도 새로운 기술을 배워 제2, 제3의 직업을 가지는 시대다. 파주시니어클럽에서는 만60세 이상 시니어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파주시니어클럽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카페(카페청춘드림)는 현재 3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6월에 오픈한 금촌다목적실내체육관 내 카페청춘드림 3호점에서 일하는 시니어 바리스타 장희숙 이영미 씨를 만나 시니어 바리스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본다.
태정은 리포터 hoanhoan21@naver.com
*사진 설명 – 왼쪽부터 바리스타 이영미, 장희숙 씨
바리스타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장희숙 바리스타(이하 장희숙)-길 가다 우연히 어떤 카페에 들렀는데, 그곳이 카페청춘드림 2호점이었어요. 그곳에서 제 또래의 시니어 바리스타들이 커피 음료를 만드는 것을 보고 내심 크게 놀라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평소 커피를 좋아하던 저는 그분들에게 자세히 여쭤봤고, 그곳이 파주시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카페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분들 덕분에 저도 서둘러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게 됐고, 카페청춘드림 3호점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이영미 바리스타(이하 이영미)-저는 40년 가까이 미용실을 운영했는데, 평소 바리스타에 대한 갈망이 있어서 노후 대비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둔 상태였습니다. 미용실 일을 정리하고 나서 카페 창업을 알아보던 중 복지관에서 시니어 바리스타로 일하는 분을 만나 이 일을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제가 될 수 있을까요?’ 걱정했는데, 그분께서 ‘도전을 해봐야 알지, 다른 분들에 비해 젊은 편이니 신청해보라’고 용기를 주셔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바리스타 교육은 어떻게 배웠나?
장희숙-저는 고양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바리스타2급 과정을 배웠는데 그곳 강사님이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셨습니다. 당시 저희 클래스에는 학생 한 명을 제외하고는, 다들 연세 있는 분들이라서 함께 재미있게 잘 배웠고 바리스타2급 자격증도 무난히 딸 수 있었어요. 내일배움카드를 활용해서 저렴하게 배웠습니다.
이영미-저는 15년 전 마포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땄습니다. 당시에는 바리스타 학원이 별로 없어서 마포까지 다녀야 했어요.
시니어 바리스타 면접 과정은?
이영미-시니어 바리스타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면접에 오라고 해서 정말 기뻤어요. 자격증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하니 커피음료 제조과정을 테스트하지는 않았지만, 면접 과정이 꽤나 까다롭게 진행됐던 것 같아요. 여러 손님들이 한꺼번에 올 경우, 또 커피 음료에 대해 손님의 컴플레인이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면접에서 받은 질문들이 제게는 마음가짐을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일에는 초보이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면 큰 보람을 얻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실제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적응 과정은 어땠는지?
이영미-처음에는 다양한 레시피를 외우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여러 번 해보면서 점차 익숙해지고 음료제조과정도 빨라졌습니다. 카페청춘드림 3호점을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난 지금 많이 능숙해져서 척척 해내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경험이 쌓이면 잘하게 되는 법이니까요.
장희숙-실제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파주시니어클럽 담당 조서연 팀장님이 세세히 가르쳐주셔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또 파트너와 함께 일을 하다 보니 둘이 손발이 잘 맞고, 10잔 이상씩 주문이 들어와도 서로 도와가며 잘 해내고 있습니다.
시니어 바리스타 근무형태는?
장희숙·이영미-매장마다 시니어 바리스타 12명이 오전 오후 타임을 정해서 근무합니다. 주2~3회 근무를 하게 되는데 1회에 5시간씩 일합니다. 오전 타임은 9시부터 2시까지, 오후 타임은 2시부터 7시까지이고,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입니다.
시니어 바리스타만의 장점이 있다면?
장희숙-요즘 카페에는 어르신 손님들도 많은데, 새로운 메뉴나 주문 방법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 분들에게 차분하게 친절히 설명해주면 참 좋아하십니다. 또 나이 들어도 카페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도 참 감동스러운 일입니다. 커피 만드는 일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잘 해내고 있습니다.
이영미-제 지인 중에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서 일하는 친구가 있는데, 제가 시니어 바라스타로 즐겁게 일하는 것을 보고서 그 친구도 바리스타 과정을 배우게 됐습니다. 제가 15년 전 바리스타를 따게 된 계기도, 미용실 건물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던 노부부를 보고 참 좋아보였기 때문입니다.
인생에서 시니어 바리스타가 갖는 의미는?
장희숙-저는 주3회 바리스타로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손주를 돌봐주는데, 여기 나와 일할 때가 너무 좋습니다. 가끔은 1시간씩 일찍 출근할 때도 있어요. 집에서 손주만 보는 것보다는, 이곳 카페에서 많은 손님들을 만나는 게 참 좋습니다. 제가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하면 손님들이 “잘 먹겠습니다”라고 답해주시는데 그게 참 좋아요. 딸이 힘들지 않냐고 가끔 물어보는데, 저는 “너무 재미있고 너무 좋다”고 답한답니다.
이영미-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시니어 바리스타로 일하는 것이 정말 뿌듯하고 진짜 잘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곳이 체육관이다 보니 운동하러 오시는 분들, 어르신들도 많습니다. 아직 시니어 바리스타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위치 파주시 중앙로 160, 금촌다목적실내체육관 내 카페청춘드림3호점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토 오전 10시~오후 2시, 일요일 휴무)
문의 031-947-5522(파주시니어클럽)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