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하기 좋은 5월이다. 미대 입시도 예외 없이 5월부터 움직임이 시작된다.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진행되지 않았던 대학별 실기대회가 5월부터 차례로 진행된다. 자신의 실기력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실기대회에 앞서 입시에서 실기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보려 한다.
학과 공부와 실기 공부는 다르다?
보통의 학부모님들은 실기가 학과성적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편이다. 그리고 학과 공부와 실기 공부를 다르게 생각하시는 듯하다. 한 가지 예로 학과성적이 부족하면 그것은 학생이 열심히 하지 않아서이지만, 실기가 부족하면 학원에서 지도를 잘하지 못했다고 여기는 부모님들이 많다.
이는 학과공부와 실기가 다르다는 가정 하에 생기는 오해다. 하지만 학과나 실기 모두 분야는 다르지만 학습에 해당하므로 노력이 부족하면 결과가 좋아지지 않는다. 그리고 엄밀히 따져보면 실기를 공부하는 방법이 학과 공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 학과 공부는 예, 복습을 잘하고 수업 시간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잘 한다. 미술 과목의 특성상 집에서 그림 그리기가 쉽지는 않지만 드로잉이나 아이디어 스케치 같은 부분은 분명 집에서도 연습(예, 복습)이 가능하다. 따라서 실기도 예, 복습을 잘하고 수업 시간에 집중력이 좋은 학생이 잘할 수밖에 없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면 실기도 하나의 과목으로 생각하자. 학생들의 등급이 실기에도 적용된다. 즉, 1, 2등급의 실기력을 가진 학생도 있고, 5등급 이하의 실기력을 가진 학생도 있다. 오히려 시험의 결과를 봐야만 확인 할 수 있는 학과성적보다 더 분명하게 수시로 자신의 실기등급을 가늠할 수 있다. 주위의 친구들 그림을 보면 분명 자신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미대 입시는 실기가 결정한다
국영수 5등급 이하의 학생이 명문대를 희망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실기력이 그와 같다면 실기로 명문대를 지원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실기등급을 무시한 채 상향 지원을 한다. 하지만 4등급 정도의 학과성적에 실기력이 1,2등급이라면 부족한 학과점수를 커버해서 상위권 대학에 충분히 진학할 수 있다. 미대 입시의 경우 당락을 결정짓는 요인은 보통 성적보다는 실기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수시모집의 경우, 실기가 60% 이상 반영되고 있다. 수시는 경쟁률이 높아서 실기력이 당락의 기준이 된다. 예를 든다면 보통 서울권 대학의 경우 수시모집의 경쟁률이 30:1을 넘는다. 심하면 100:1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지원한 대학의 경쟁률이 30:1이라고 가정한다면 실기실력이 상위권인 A권에 드는 학생의 수는 모집인원의 10배나 된다. 조금 아래 실력인 B권대 이하에 포함된다면 거의 불합격한다고 보면 된다. 상위권인 A권대 중에서도 최상위권인 A+에 포함되는 인원도 모집인원의 3배 정도나 된다. 합격하기 위해서는 최상위권 실기점수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수시모집에서는 학교 지원의 기준이 내신 성적순보다는 실기력의 우위에 따라 결정된다. 같은 4등급이어도 실기력이 좋으면 상위권 대학에 지원해 볼 수 있지만, 실기력이 부족하면 실기력이 높은 경쟁자들을 피해서 지원해야 그나마 합격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현실이다.
실기 실력 정시 모집에서도 중요해
정시모집의 경우는 조금 다른 면이 있지만, 수능성적에 따른 배치표가 있기에 비슷한 점수면 비슷한 학교에 지원하게 된다. 내가 입시 사정을 통해 지원하게 된 학교에서 실기시험을 치르게 된다면, 보통 경쟁자들과 비슷한 수능성적을 가지게 된다. 그러므로 수능성적의 변별력은 떨어지게 되고, 실기의 변별력이 높아지게 된다. 예를 들어 서울대 같은 최상위 대학에 지원하게 될 땐 1단계 수능 100%로 모집인원의 5배수를 선발하고, 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기시험을 치르게 된다. 5배수로 합격한 1차 합격자들은 이미 커트라인을 통과한 학생들이기에 수능점수 차이는 거의 없어지게 되므로 결론적으로 실기가 당락을 가르게 된다.
필자가 지도했던 학생 중에는 수능 국, 영, 탐탐 과목의 수능등급을 5, 6, 4, 5를 받고도 건국대학교 서울 캠퍼스에 최초 합격, 등급 컷이 있기 전 4, 4, 4, 4로 국민대학교에 최초 합격한 학생들도 있었다. 즉, 실기실력이 1, 2등급이 된다면 부족한 학과성적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따라서 교과성적에 조금 부족함이 있다면 전략적으로 실기성적을 올릴 수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미대 입시는 국어, 영어, 탐구+ 실기 총 4과목이 반영된다고 보면 된다. 내가 부족한 몇 개의 교과목이 있다면 효율과 가성비를 따져서 그 중 약점 극복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그 중 실기가 될 확률이 높다. 미대 입시를 준비한다면 한 가지만 숙지하자. 실기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적만으로는 합격할 수가 없다. 미대 입시를 준비하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목은 실기 과목이다.
하부현 원장
파주 운정산내 창조의아침미술학원
031-941-0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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