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를 위한 미술작품 관람법 : 전시장에서 찾은 미술의 본질

지역내일 2023-02-25

MZ세대가 만든 역대급 매출

그동안 국내 미술시장의 규모는 4000~5000억 원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의 여진과 경제 불황의 악조건 속에서도 작년에 1조 377억 원을 달성하여 역대급을 기록하였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미술품의 가치가 갑자기 올라갔을까, 아니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여유 자금이 흘러들어 왔을까?

답은 바로 MZ세대이다. MZ세대는 40대 초반의 밀레니엄 세대(M세대)와 10대 초반~20대 중반을 일컫는 Z세대를 아우르는 신조어로 요즘은 20, 30대 젋은 사회인들을 가리킨다. 이들이 미술품에 관심을 갖고, 나아가 재테크 수단을 삼으면서 국내 미술시장의 역대급 매출을 만들어냈다.

연예인 작가의 영향력

필자는 올 초에 오님(Ohnim)의 전시를 다녀온 적이 있다. 오님은 가수 위너의 멤버 송민호의 영문이름 Minho를 반대로 배열한 송민호의 작가명이다. 방송 ‘나 혼자 산다’를 통해 해당 작가의 전시를 알게 되었다. 해당 방송에 등장하는 출연진들의 상당수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 만큼 요즘 연예인들의 창조적 일탈(?)은 익숙한 편이다. 조금 거슬러 올라가보면 조영남, 나얼, 솔비 등 연예인 출신 작가들의 활동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 그들의 영향력은 남다르게 다가왔던 차에 이 전시회 소식을 접하고 직접 ‘연예인 작가’의 작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게 찾아간 전시장에서 만난 그의 작품에서 그의 평소의 생각을 많이 엿볼 수 있었다. 그런 생각이 다른 작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가수가 자신의 생각을 노랫말과 음율로 표현하듯 화가는 캔버스와 붓으로 표현한다.

 MZ세대의 문화적 감수성

‘미술은 공간 및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예술이다. 그림, 조각, 건축, 공예, 서예 등의 표현방식으로 이야기한다. 그러한 형식은 자신을 또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소통의 수단이다. 또한 미술관은 관람객 스스로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통해 일상에서 예술의 가치를 발견하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이러한 미술과 미술관의 사전적 의미가 MZ세대의 특징, 문화적 감수성과 딱 맞아떨어진다. MZ세대는 자기 표현을 잘하고 선호하는 것에 굉장한 열정을 갖는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미술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이들을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겨가게 만들었다.

전시를 보는 마음가짐

필자가 전시를 다니던 초반에는 수집광 마냥 모든 것을 담으려 했다. 그러다보니 전시를 즐기고 충분히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첩에 A부터 Z까지 꽉꽉 채우는 행위에 집중했다. 차차 전시장에 다니는 경험이 쌓이면서 나만의 방법으로 감상을 시작했다. 누구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했지만 필자의 경우는 작가나 전시에 대해 많은 양의 정보를 공부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최소한의 정보만 습득 후 작품을 보며 유심히 관찰한다. 정보의 양이 적은만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둘러본다. 전시장 입구부터 섹션, 동선, 조명, 천장과 벽, 전시장 곳곳을 유심히 관찰하고 느끼려 애를 쓴다. 작품을 감상할 때는 문제를 맞히듯 어떤 의도가 있을까 고민하며 나름의 결론을 내린 뒤에, 작품에 대한 정보나 설명을 보며 내 생각과 맞춰보는 과정을 반복했다. 퍼즐조각 맞추듯 작가의 생각을 맞추는 과정이랄까. 그 의도와 내 생각이 맞았을 때는 정답을 맞힌 학생마냥 소소한 기쁨을 느끼며 전시를 잘 보고 있단 생각에 스스로 뿌듯함을 느끼곤 한다. 울림이 있는 작품의 경우,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경우엔 카메라에 담아 다시금 꺼내어 본다. 정리하고 당시의 생각을 곱씹는 편이다. 하나둘씩 쌓여가는 자료들만큼 그 당시 느꼈던 것들이 일기장처럼 펼쳐진다.

가볍게 떠나라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필자가 학생일 당시 제일 힘들었던 과제 중 하나가 바로 감상문 작성이었다. 미술관 전시감상문도 그 중에 하나였을 만큼 필자에겐 영어, 수학보다 어려운 영역의 학문이었다. 감상 하는 데에 정답이나 기준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온전히 즐길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적의 전시감상이라 생각한다. 어렵게 생각하고 고민할 필요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겨 전시를 감상하자. MZ세대처럼 말이다.

허경만 원장

일산 후곡 창조의아침 미술학원

031-8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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