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 은행사거리에서 많은 학생들이나 학부모님과 상담을 하다보면 높은 비중으로 듣는 말이 ‘고1,2 모의고사로 시험을 보면 90점대 (1등급)이 나오는데’라는 말이다. 물론 내 아이의 고등학교 영어실력을 가늠해보기 위한 지표로 고등학교 모의고사 점수를 활용하는 것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문제는 모의고사 점수로 진정한 내신경쟁력이나 이 학생이 고3이 되어서도 수능 1등급이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학부모님들께서 오해하고 계신 것은 모의고사 1등급이 나온다면 당연히 내신 1등급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지점이다. 물론 은행사거리 주변 고교 내신 문제의 객관식 틀은 기본적으로 영어 모의고사 유형을 그대로 반영하여 출제한다. 하지만,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과는 문제 출제관점이 다를뿐더러, 내신에서 경쟁력있게 확보해야 할 문법실력과 서술형실력의 경우 모의고사 대비만으로는 절대로 얻어 낼 수 없다. 단적으로, 모의고사의 경우 지문의 내용을 얼마나 빠르게 대략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지에 조금 더 치중되어 있다면, 내신의 경우 주어진 범위 내의 지문들을 누가 얼마나 꼼꼼하게 제대로 학습해왔는지를 평가한다. 따라서 해당 학생이 초중 시절 원서를 읽는 감으로 글을 대충 읽어가는 식의 학습법으로는 절대로 영어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시험 범위내의 여러 지문들을 꼼꼼하게 하나씩 문법적으로도 분석하고, 내용상으로도 글의 논리까지 제대로 확보해야만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기초토대가 되는 것이다. 더욱이 서술형의 경우 중등부와는 달리 단순히 암기를 하여 써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 학생 본인이 영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만 고교 내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기에 문법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수능에서 어차피 문법문항이 1문제 밖에 출제되지 않으니 굳이 깊이 있게 할 필요 없지 않나’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하지만 필자는 이것을 진심으로 ‘잘못된 생각’이라 단언할 수 있다. 우선 내신에서 1등급을 원하는 친구들은 반드시 서술형을 잡아야 하는데 문법을 통해 문장의 구조를 세우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어를 영어식으로 분석한 뒤, 이를 다시 영작에 적용하는 데까지 어느 정도 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문법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면 절대로 영작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영문법이 단순히 내신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모의고사를 위해서도 영문법은 너무나 절실히 필요하다.
고1,2 모의고사의 경우 문장길이가 고3 수능만큼 길지 않을뿐더러 소재도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 심지어 선지의 경우, 단순히 대략적으로 글의 맥락만 파악해 낸다면 충분히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하지만, 고3 수능의 경우, 절대로 쉽게 읽히는 소재를 제시하지 않을뿐더러 여러 가지 글의 논리가 사용되어 논리적 글읽기 연습을 하지 못한다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여기서 문법의 중요성이 등장한다. 우선 글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1차로 번역, 2차로 논리적 독해가 필요한 것인데, 1차 번역하는데서 기본적으로 문법이 제대로 서 있지 않다면 수능에서 제시한 긴 문장을 이해해 낼 수 없다. 이를 위해 흔히 ‘구문강의’가 존재하는데, 이 수업 또한 문법을 기반으로 문장 번역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이때 문제는 영어도 언어이다 보니 해당 문장내에서 많은 변칙이 나오고 매번 학생들이 스스로 문장을 분석하여 번역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공식처럼 1:1대응으로 번역이 쉽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가장 기초적인 품사로 뜯어보고 스스로 문장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이다 보니 중3때까지 끝내고 수학과 과학에 몰입해야한다는 생각이 크다. 문제는 정말 ‘끝낸’ 상황에서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2023 수능에서 올해 영어 1등급은 45만명 중 7.8%인 대략 3만 5천명 정도이다. 실제 전국의 고교숫자는 특성화고를 포함해 2300개 정도가 되고, 이때 특성화고 500학교 정도를 제외한 1800학교가 수능을 대비한다고 봤을 때, 각 학교에서 15명정도가 수능 1등급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3만 5천명이 모두 재학생이었을 때 이야기이고, 분명 재수생 및 특목고와 자사고의 우수한 학생들이 1등급을 가져간다고 보면, 실제 일반고에서 매년 정말 많아야 전교에서 7~8명만 수능 1등급을 가져간다는 소리가 된다.
내신 및 수능영어 1등급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며, 단순 모의고사로 학생을 가늠할 수 없다. 이번 겨울을 계기로 학생 스스로 실력을 자각하며 영어 학습에 대한 진지한 각오로 임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장 희철 원장
장민준영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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