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사소한 일인 것 같지만 수험생으로서는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황이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약점이 있고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지우고 싶은 약점이 있다. 우리 지역 수시합격생들에게 ‘고치고 싶은 나만의 약점은 무엇이고 극복은 어떻게 했는지?’를 물었다. 수시 합격생들은 정신력이 흔들리는 것, 집중하지 못하는 것, 수면 시간을 조절하기 힘든 것까지 다양한 약점들을 이야기했다. 수시 합격생들의 없애고 싶은 약점들은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극복했는지를 알아보자.
박선 리포터 ninano33@naver.com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전하은 학생
저는 주기적으로 슬럼프가 오는 스타일이었어요. 1학기에는 의욕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지만 2학기 중반 정도 되면 하기가 싫어졌어요. 마음을 다잡기 힘들어서 3학년 때는 독서실에 갔어요.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니 반성이 많이 되었어요. 저 또한 다른 친구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공부를 하니 혼자 있을 때는 잘 안되던 공부가 생각보다 잘 되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렇게 조절하면서 슬럼프를 극복했어요.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과 최가현 학생
학생들에게는 수면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코로나로 학교에 가지 않았을 때 수면 시간 조절이 잘 안되었어요. 엄마에게 아침에 깨워달라고 하는 등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면서 겨우 조절할 수 있었어요. 수험생 여러분은 평소 수면 시간을 잘 조절해 컨디션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를 바랍니다.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김영 학생
체력이나 정신력이 약한 편이었어요. 문제가 잘 안 풀리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지치고 힘이 들었어요. 그래서 문제가 안 풀릴 때마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쉬고 또다시 체력을 회복한 후 다시 공부했어요. 체력이 없으니 평소에 힘을 조금씩 비축해 놓고 공부할 때 집중해서 했어요.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나윤 학생
저는 계획을 정말 많이 짜놓고는 게으름이 나서 정작 실천하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계획을 세울 때는 나눠서 자잘하고 자세하게 해야 할 일의 덩어리를 나누었어요. 작게 나누어진 계획을 하기 쉽게 만들어서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고려대학교 영어교육학과 박나영 학생
감정 기복이 커서 시험성적이 낮으면 계속 성적만 생각났어요. 작은 것에도 연연해하는 성격이라서 잘못한 것, 후회되는 점이 있으면 계속 생각이 나서 학습을 방해했어요. 공부 페이스가 한 번 무너지면 친구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하면서 털어버리려고 노력했어요. 친구들에게 위로받으면서 다시 이전의 페이스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많이 했어요.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박동휘 학생
저는 반복적인 것을 싫어하는 편이었어요. 수학, 과학은 새로운 것을 좋아해서 괜찮았는데 국어 과목은 힘들었어요. 하나의 지문을 2~3개 반복해서 읽어야 하는데 3번은 읽기 힘들어서 애를 먹었어요. 특히 반복적 학습과 암기를 해야 하는 내신시험을 준비할 때 힘들었어요. 그래서 단권화를 했어요. 겹치지 않는 내용만으로 만든 복습 하면서 단권으로 만들어 싫증이 나지 않도록 했어요. 물리와 수학은 좋아해서 쉽게 푸는 방법을 찾아 공부했어요.
*서울대학교 조경지역시스템공학과 최동민 학생
저는 밤에 늦게 자서 아침에 늘 졸았어요. 아침에 학교에서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것을 보고 있으니 긴장되고 불안해지기도 했어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밤에 일찍 자려고 노력했어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태하 학생
걱정이 많은 편이어서 시험 준비를 열심히 해도 결과가 안 나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했어요. 늘 할 것은 많고 시간은 부족했어요. 하지만 걱정만 해서는 해결되는 것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걱정하고 있는 이유를 찾아서 체크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부족하고 약한 부분을 더하는 체크 리스트, 면접도 유형마다 정리하는 체크 리스트를 만들었어요. 체크 리스트를 하나씩 해결해가면서 최대한 걱정을 없애려고 노력했어요.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김건우 학생
학습계획표를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제대로 안 해서 포기했어요. 수능 일주일 전까지 규칙 없이 하고 싶은 공부만 했어요. 하루에 한 과목만 공부하는 스타일이고 하나만 파는 스타일이라서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시험을 보고 나서 놀라서 다시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함지수 학생
저는 시험을 보고 문제가 틀리거나 하면 대수롭지 않게 빨리 잊는 편입니다. 이런 점이 장점일 수도 있지만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합니다. 3학년 때는 안 그러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시험 때마다 A4용지에 구어체로 나에게 ‘문제 확인해 제발!’이라고 썼어요. 시험과 문제마다 예민해지려고 노력했어요. 학교 시험공부 할 때, 쉬는 시간에 정신 차리라는 메시지를 자주 보았어요.
*고려대학교 의대 이상진 학생
2학년 때 생기부에 기재하는 활동을 마감 기한 마지막까지 몰아서 하느라 내용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했어요. 3학년 때는 이렇게 마감 기한에 몰아서 하는 것이 문제가 있겠다 싶어서 대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메모지에 과목별로 생기부에 포함해야 할 것들을 적어 책상 앞에 붙여두고 빠뜨리지 않게 준비했어요. 메모지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압박감을 느껴 3학년 1학기에 몰아서 하지 않게 되었어요. 한 달에 몇 번씩 미리미리 내용을 준비했어요.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김유민 학생
어느 순간 감정적으로 될 때가 있었어요. 화가 나면 그날 공부를 하다가도 멈추기도 하면서 감정적으로 휘둘렸어요. 중립을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박건형 학생
남들과 나를 비교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다른 친구들의 성적을 보고 속상해하는 마음이 컸어요. 내가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공부했어요. 게임의 유혹을 참아내기 위해 하던 게임을 삭제하고 3학년 내내 게임을 하지 않았어요.
*서울대학교 수의예과 안유나 학생
충동적인 것에 약하고 문제를 느끼기는 했지만 고치지 못했어요. 공부를 양으로 승부하는 과목도 있고 여기까지 충분하다고 계산하고 공부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공부의 효율을 너무 많이 따져서 힘들기도 했어요. 넘어간 부분에서 걸려 넘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문제였답니다. 몸의 한계를 느껴서 공부 효율을 너무 따지는 것을 하지 않기로 했어요. 공부하다가 1시간 놀아야겠다 하면 놀아보기도 했고 공부해야 할 양을 채우면서 자는 시간을 조절하기도 했어요.
*이화여자대학교 약학과 이채원 학생
‘미루는 습관’이 가장 큰 약점이었어요. 일을 구상하고 조사하고 쓰는 것까지 마감 기한을 이틀 정도 여유 있게 남기고 완성하려고 노력했어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박시온 학생
저는 게을러서 할 일을 많이 미뤘어요. 할 일을 하지 않고 풀어지는 걸 2학년 때부터 느꼈어요. 그래서 시간을 측정하면서 공부했어요. 공부 시간 8시간을 하한선으로 해서 그 시간 이하로 공부하면 죄책감이 들도록 했고 공부 시간을 꾸준히 늘리려고 했어요. 11시간을 공부한 적도 있었고 평균 8~9시간을 공부할 수 있도록 노력했어요.
*카이스트 김정빈 학생
사소한 것은 못 넘어가는 성격이에요. 예를 들어 국어 단어의 사소한 의미에 꽂히면 그것만 생각하다가 시간이 오래 소요되어서 다른 공부할 시간을 빼앗깁니다. 지문 읽다가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 있으면 분석한 내용을 찾아보면서 시간을 많이 씁니다. 그래서 사소한 내용은 넘기려고 노력했어요. 뜻을 찾아보기는 하지만 많은 시간 할애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연세대학교 언더우드학부 염민주 학생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정신력이 약한 편이어서 평소 자신감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기애도 넘치고 자신감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생길 정도가 되었어요. 평소 ‘나는 뭔가 할 수 있다’고 믿는 자기 효능감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큰 시험에 긴장하는 편이기는 한데 수능 날은 긴장하지 않았어요. ‘내가 설마 수능을 망치겠어?’라는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시험을 보았어요. 자신감을 키우는 것을 추천하지만 그 대신 너무 과하면 안 됩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박민서 학생
공부할 때는 집중하는 게 중요한데 집중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서 고민이었어요. 그래서 공부하는 시간보다 제대로 집중하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쉬는 시간에는 친구들과 제대로 쉬고 공부하는 시간에는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이리수 학생
교육청 모의고사는 전국 1, 2등을 했는데 감정 기복이 심한 저는 6월 모의고사를 망치고 말았어요. 성적을 보고 나서 우울해서 공부가 잘되지 않았어요. 우울하니까 집중도 잘되지 않았고 정신력이 약해졌어요. 그런 상황으로 자책하면서 또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일주일을 아예 쉬면서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놀러 가기도 하고 맛있는 디저트도 먹고 영화도 보았어요. 쉬고 나니 다시 공부할 힘이 생겼어요. 너무 힘들 때는 한 번 쉬어가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아요.
*성균관대학교 약학과 권용재 학생
정신력이 약한 편이었어요. 시험장에 들어가는 몇 분이 너무 긴장되고 떨렸어요. 처음부터 너무 떨었는데 시험을 잘 보면 다시 괜찮아지다가 첫 시험을 잘못 보면 정신력이 무너졌어요. 그래서 내가 고른 게 답이겠거니 생각하기로 했어요. 막상 수능 시험장에 가서 ‘이게 정답이다’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부 이기현 학생
수학 과목이 약한 편이었어요. 수학 모르는 문제로 고민이 많았어요. 남들보다 일찍 독서실에 나와서 공부했어요. 성적이 높지 않으니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을 몰랐어요. 그래서 바로 답지를 안 보고 문제를 푸는 방법을 고민해서 실천하려고 했어요.
*연세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배정민 학생
저는 자신을 믿지 못해서 두세 번 확인하는 편이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시간 낭비고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신에게 솔직해지려고 노력했어요. 고민 안 해도 된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나를 믿고 진짜 부족한 것부터 하려고 노력했어요. 처음의 마음으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했어요. 자신을 믿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부터 먼저 해야 합니다. 고3 때는 다른 친구들이 무엇을 하든 말든 의식적으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했고 하나를 해도 밀도 있게 해나가려고 노력했어요. 큰 계획을 자꾸 바꾸지 않고 뚝심 있게 밀고 나가고 자잘한 계획들을 거기에 덧붙여 나갔어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고아현 학생
예민한 성격이라서 학교의 기대나 교사들의 말 한마디에도 부담스러움을 많이 느꼈어요. 자신이 예민한 것을 잘 알고 있어서 공부와 관련한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탐구 과목의 비중을 늘려가면서 공부 자신감을 키우려고도 노력했어요.
*카이스트 최준명 학생
자신감이 넘쳐서 자만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9월 모의고사를 잘 보고 들떠 있었어요. 먼저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인지하면서 제동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이아영 학생
저는 감정 기복이 엄청 심한 편입니다. 성적 하나하나에도 오락가락하는 성격이었어요. 부모님께서는 무던한 성격이라 별말 없이 늘 똑같은 반응을 보여주었어요. 부모님의 초연한 그 모습을 보고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별일 아니구나’라고 여겨 극복해 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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