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산업역사박물관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한 지 10년 만에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이 개관했다. 반월산업단지 배후도시로 탄생한 ‘안산’의 혈관을 타고 흐르는 산업이라는 유전자. 섬유염색가공산업으로 시작된 산업은 자동차부품산업, 전기전자산업, 기계산업, 화학산업 등으로 성장 발전하며 안산의 성장을 이끌었다. 안산에서 만들어진 제품은 대한민국의 산업을 이끌었고 안산은 대한민국과 함께 성장했다. 그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산업역사박물관에서 산업도시 40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되짚어 가는 여정은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안산을 움직인 심장의 기록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을 돌아봤다.
40년 전 산업도시 안산의 탄생
화랑유원지 오토캠핑장 입구 옆 안산산업역사박물관 앞마당에는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한 경원여객 33번 버스가 시간여행을 떠날 시민들을 반긴다. 반월공단에서 원곡역 고잔리 부곡리 박달동을 거쳐 안양까지 운행했던 버스다. 마당 한 가운데 버스만 놓였을 뿐인데 그 버스를 타고 일터로 삶터로 오갔던 기억이 있던 시민들의 추억을 소환하기엔 충분해 보인다.
박물관 입구 옆에는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가 전시 중이다. 경기도 등록문화재 10호로 등록된 이 궤도차는 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을 싣고 수인선 주요역으로 소금을 운반하던 차량이다. 궤도차는 본격적인 산업이 시작되기 전 제염산업이 번성했던 역사를 묵묵히 알려준다.
1층 공간은 산업역사박물관을 알리는 안내서다. 산업물품을 기증한 기증자의 벽과 기억해야 할 안산의 산업과 기업체의 목록을 정리한 판넬이 눈길을 끈다.
안산에서 만들어진 제품과 제품을 생산한 기계도 전시 중이다. 국내 최초 개인용 컴퓨터를 생산한 삼보컴퓨터의 데스크탑 컴퓨터, 내쇼날푸라스틱의 쌀 바가지, 뽕 고데기 등 전국을 휩쓴 인기 제품들이 안산에서 만들어졌단다.
기계소리 땀 냄새 생생하게 느껴지는 상설전시관
2층 공간은 상설전시실 1, 2, 3 관으로 구성된다. 1관은 산업과 도시, 2관은 산업과 기술, 3관은 산업과 일상이라는 주제로 꾸며졌다. 각 전시실에서는 안산의 도시형성과 산업의 역사부터 안산의 대표적인 산업군, 국내외 일상을 변화시킨 안산의 산업까지 실제 산업현장에서 쓰인 기계와 함께 만날 수 있다.
눈길을 사로잡은 전시는 안산의 기업가, 노동자, 시민활동가등 시민들의 이야기를 모아 스토리텔링으로 엮은 ‘나의 일터와 나의 삶터’ 코너. 화면을 클릭하면 이들의 영상과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계와 제품 사이, 기업가와 노동자의 사이, 환경과 성장 사이, 이주와 정착 사이 그 틈에 살아있는 생생한 목소리를 기록해 사람 냄새 나는 전시 공간을 완성했다.
제 2 전시실에는 지금은 단종 된 자동차 3대가 주인공처럼 전시 중이다. 그중 1969년에 생산된 기아 경3륜 트럭 T600은 경기도등록문화재 5호로 지정된 제품이다. 안산에서 생산된 자동차 부품산업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실이다.
4D 영상실, VR 체험공간 사전예약 해야
더 실감나게 40년의 역사를 체험하고 싶다면 4D 영상실과 VR 체험관도 이용하면 좋다. 단 이 시설을 이용하려면 사전에 홈페이지에 접속해 신청해야 한다. 콘솔게임체험존과 VR체험존은 매회당 10명이 정원이며 하루 3회 운영된다. 4D 영상실은 회차장 48명까지 하루 3회(오전 10시, 오후 12시 30분, 오후 3시) 상영된다. 상영시간은 체험존 40분, 영상실 1시간이다.
올 가을 가족들과 함께 조금은 색다른 안산 이야기를 들려줄 산업역사박물관 나들이를 다녀는 건 어떨까? 가을이 곱게 내려앉은 화랑유원지를 감상하는 건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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