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원서를 쓰면서 부모님께 면목이 없지요? “여태껏 뒷바라지를 해주셨는데 나는 그동안 무엇을 한 것인가” 원망스럽고 화도 나고 무섭기도 하지요? 한숨을 쉬시는 부모님이 혹여 라도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으시는 건가 두렵고 속상하지요? 나름대로 한다고 한 건데 왜 이렇게 점수가 부끄러운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습니다. 눈물이 나기도 하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하지만, 여러분! 이 세상 모든 생명에게는 저마다의 계절이 있답니다. 춥고 황량하던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에 고운 자태를 뽐내는 봄꽃도 있지만, 무더운 여름날에 쨍하게 탄생하는 여름 꽃도 있거든요. 가을에는 또 어떤가요? 덥디 더운 여름이 가고나면 어느새 다가와 어깨를 감싸주는 꽃도 있잖아요. 그러면 겨울에는 꽃이 안 피나요? 눈 내린 겨울 날 탐스럽고 풍성하게 피어나는 겨울 꽃을 본 적이 있지요? 우리는 모두 봄꽃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봄에 꽃을 피우지 못하면 그건 실패이고 좌절이고 고통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여름에 필 꽃이 봄에 피면 아직은 선선한 기온에 적응을 못하겠지요? 겨울에 필 꽃이 봄에 피면 어떨까요? 너무 덥고 뜨거운 햇살이 괴로울 거예요. 이렇게 모든 생명에게는 자기만의 계절이 있답니다. 지금 뭔가가 끝나 버린 게 아니에요. 사계절은 돌고 돕니다. 수행 평가와 지필 평가의 반복 속에서 상대 평가에 맞추려 최선을 다했잖아요. 충분히 잘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나에게 맞는 대학을 가서 거기서 또 열심히 하고 꽃을 피우면 됩니다. 어떻게 사람의 능력을 객관식, 주관식 24문제로 평가할 수 있겠어요? 여러분이 부족한 게 아닙니다! 고개 숙일 필요 없어요. 혹시라도 그동안의 자신이 나태했고 불성실했다면 이제부터 자신의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정신 바짝 차리면 됩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오늘을 다르게 살아보세요. 나의 계절이 왔을 때 가장 아름다운 꽃을 터뜨릴 수 있도록 단단하게 준비하는 겁니다. 나의 계절은 반드시 온답니다. 점이 모여 선을 이루듯 오늘 하루를 열심히 채워가세요!
정은경 원장
더큰교육영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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