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줄여가며 열심히 해도 2~3등급의 진입장벽은 높기만 하다. 영어 1등급 컷은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98점 정도이니 사실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2~3등급은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2등급 컷도 95점 정도이니 말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놀라울 만큼 성실한데도 성적 향상 속도가 더딘 친구들은 마음고생을 피할 수가 없다. 각 문항의 배점이 높기 때문에 사실상 서너 문제만 더 맞추면 그토록 원하는 등급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두더지 게임을 하듯 이걸 내리치면 저게 다시 올라온다. 해결 방법이 뭘까? 시험이 막 끝난 기간은 물론이고 방학에도 잠을 줄이고 더 열심히 한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하다. 나는 머리가 나쁜가보다고 생각해버리면 차라리 나을까? 열일곱 열여덟 어린 친구들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사투를 벌인다. 이런 친구들을 관찰해보면 대부분 골 결정력이 약하다. 머리가 나빠서도 아니고 노력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반복적인 좌절로 인해 골 문 앞에서 급격하게 뇌가 경직되고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다. 어느 각도에서 수비수가 따라붙을지 안보이고, 긴장으로 인해 근육에 힘이 들어가서 공을 차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더 맞춰야하는 시험지 앞에서 어린 친구들이 마음을 이완시키면서 시간을 적절하게 안배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생각 근육의 이완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부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활동들이 수반되어야 한다. 다 사용한 그릇들은 설거지를 통해 다음 사용을 대비하듯이 생각을 위한 공간을 깨끗하게 비워놓아야 한다. 예전에는 축구에서 90분을 쉬지 않고 뛰는 훈련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많은 연구를 통해 멈췄다가 빠르게 이동하는 빈도가 높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에 맞는 다양한 훈련이 도입됐다. 마찬가지로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행평가, 교내 대회 등을 위해서는 지구력 뿐 만이 아니라 순발력, 민첩성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설거지를 하지 않은 그릇을 계속 사용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정은경 원장
더큰교육영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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