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지역내일 2022-06-09

얼마 전 중학생과 함께 안도현 시인의 시(詩) ‘너에게 묻는다’의 한 구절 중에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를 읽을 때였다. 이때 학생이 연탄재가 무엇이며 왜 함부로 발로 차지 말라는 것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나는 연탄의 모양을 그려주고 그 기능을 설명하며 시적 의미를 알려준 적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교실에서 책으로 배우는 것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져보고 느껴보는 경험도 필요하다.

그래서 여름 꽃과 나물은 어떤 것이 있는지, 산에 들에 핀 꽃들의 향기는 어떤지, 이슬이 어떻게 맺히는지, 가을에는 왜 나뭇잎이 변하는지, 하늘에 가득한 가을달이 얼마나 밝은지, 깊은 산 속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직접 보고 느껴보아야 한다. 이러한 것에 대한 느낌이 없고 아무 감정이 없다면 결코 문학을 읽지 못한다. 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을 알지 못한다. 영혼을 울리는 문학적 표현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없으면 시의 심상이니 문학적 상상력이니 하는 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외계의 용어일 뿐이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난전에도 가보고 시장 뒷골목에서 떡볶이도 사서 먹어보고 비린내 나는 생선도 집어보아야 한다. 이것이 진짜 아이의 뇌를 발달시키는 산 교육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우수한 지적능력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정서적능력인 감성이 풍부하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풍부한 감성 위에 지성을 갖추는 학습전략이 필요하다. 이것을 위해 부모가 교육의 주체가 되어 자녀교육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정서적인 영역과 함께 가장 중요한 지적 영역은 언어, 수리, 예능, 가치관이다. 언어능력의 향상을 위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주말에는 거실에서 온 가족이 독서토론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수와 연산에 대해서도 거의 감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숙련이 필요한데 숙련도 되기 전에 단계만 올려버리면 기초공사 없이 건물을 짓는 것과 같다. 수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쓰기’이다. 연산의 과정과 사고의 흐름이 ‘쓰기’를 통한 기록으로 남길 때 수학적 사고를 훨씬 더 정교하고 논리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오류를 즉시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다. 그래서 수학적 사고는 실제로 ‘읽기와 쓰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인일기(一人一技)를 위해서 서예, 그림, 피아노, 바이올린 등과 같은 것을 찾아주고 훈련시키는 예능지도전략이 필요하다.
옛 사람들도 ‘자녀에게 천금을 물려주는 것은 한가지 기예를 가르치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였다. (賜子千金 不如敎子一藝)

가치관 교육은 어리면 어릴수록 효과가 좋다. 중3 정도면 이미 머리는 벽돌과 같은 상태가 되어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시켜주기에는 너무 힘이 든다. 오랜 동안 실제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교육상담을 해 온 경험을 통하여 아이의 가치관이 학력을 이끌어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즉, 공부를 많이 하면 철이 드는 것이 아니라 철이 들어야 진정한 공부를 하게 된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의 경우에 더욱 그렇다. 그래서 지적인 능력과 똑같이 중요한 것이 가치판단을 할 수 있는 판단력이다. 사실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 중에 추락하는 이유의 대부분은 지적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판단능력의 문제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책읽기 글쓰기 전문
리딩엠 목동 오목교 교육센터 김강일 원장
‘평생 성적, 초등 4학년에 결정된다’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공부저력'
'교과서만 따라해도 초등논술 OK'
'최상위권 1%의 비밀 추론력' 저자
교육문의 02-2654-2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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