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초 전문의를 찾아서
더마주 피부과 김주영 대표원장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나 ‘피부과전문의’가 되기 위해 똑같이 치열하게 공부할 거 같아요”
더마주피부과 김주영 대표원장(피부과전문의, 피부과학 의학박사)은 어릴 때부터 의사였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지켜보며 의사의 길을 선망하게 되었다고 한다. 남을 돕고 헌신하는 삶과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사의 소명’이 존경심과 함께 직업적 동경을 불러온 것이다. 환자의 아픔과 불편함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피부과전문의로서의 삶. 5월의 날씨만큼이나 쾌청하고 활기차다.
#할아버지 #아버지 #의사 #존경심 #직업적동경 #의사의소명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우는 것만큼 훌륭한 인생의 지침서는 없다. 김주영 원장의 유년기는 ‘의사의 인생과 소명’을 자연스럽게 배우고 익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 첫 번째 자극제는 취학 전 잠시 부모님과 떨어져 몇 개월 동안 할아버지 댁에서 지낼 때의 추억이다.
“의사이셨던 할아버지께서는 근무하셨던 병원 외에도 집의 작은 공간 일부를 진료실로 만들어 퇴근 후나 주말에 급한 진료나 치료가 필요한 동네 분들에게 도움을 주셨어요. 할아버지의 청진기로 제 심장 소리를 직접 들려주셨던 소리, 몇 봉만 먹으면 신기하게 기침 콧물이 사라졌던 할아버지 표 특제 쓴 가루약 맛, 그 오감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두 번째 자극제는 의사였던 아버지, 부모님의 삶 그 자체이다.
“아버지의 의원과 자택이 함께 있는 곳에서 초·중학교 시절을 보냈습니다. 집에 가득했던 의학 서적과 논문집들, 아래층의 진료 수술 현장, 개원의로서의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자식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신 자상하셨던 아버지. 그리고 세 남매를 키우면서도 환자들을 위한 식사와 직원 관리를 돕느라 늘 바쁘셨던 어머니. 이렇게 저의 유년기는 의료 현장과 늘 함께 했었기에 ‘평생 동안 공부하고 타인을 직접 돕는 삶’ 이 곧 의사의 소명임을 일찍 깨달았습니다. 이는,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직업적 동경으로도 이어져 의사를 꿈꾸게 되었죠.”
#본과 #끊임없는 공부 #학문적경외감 #피부과선택
김주영 원장은 ‘수업-공부-병원 실습’이 일상의 전부였던 본과 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어마어마한 공부의 양에서 허우적대던 본과 1,2년 동안에도 선배들은 앞으로가 ‘산 넘어 산’이라고 하더군요. 당시 ‘끝이 도대체 어디일까’라고 느낀 절망 속에서도 대부분 누구하나 낙오 없이 다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본인이 원해서 선택한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결국 의학이란 사람의 몸에 대한 배움과 질병에 대한 이해이기에 학문적 경외감 때문이었겠지요.”
그렇게 본과과정을 마치고 ‘피부과’로 세부 전공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 물었다.
“‘피부를 가장 매력적인 장기’로 느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보인다’는 것인데요. 저의 처방과 치료로 상처가 낫는 과정, 가렵던 붉은 발진이 없어지는 과정, 감염성 염증이 낫고 붓기와 통증이 사라지는 경험을 비교적 짧은 경과로 매일 매시간 외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피부과전문의로서 임상에서 얻는 성취감과 기쁨이었습니다. 피부과학의 ‘학문적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피부는 외부 환경에 체표면에서 접하는 가장 넓은 면역학적 기관이자 인체의 항상성 유지에 매우 중요한 기관으로, 피부와 질환, 노화를 공부하는데 면역학, 분자생물학, 생화학적은 필수이자 기본입니다. 감염과 면역학, 의학 발전의 업데이트를 피부과학을 공부하면서 평생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 학문적으로 큰 매력을 느꼈죠.”
지금도 진료와 학문적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의학박사 김주영’의 일상이 스쳐지나간다.
루마니아 환자가 선물해준 수제 나무조각 접시
#피부과 #수련의과정 #전문의과정 #의사의길
김주영 원장은 의과대학 학부와 인턴 과정은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의료원에서, 전공과목인 피부과학 레지던트와 박사 학위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피부과학교실에서 수료하는 매우 이례적인 학력과 경력을 거쳤다. 피부과, 안과 등은 의과대학 졸업성적 최상위권자들이 지원하는 대표적인 인기 전공과로, 타 대학졸업자가 타 대학부속병원의 피부과로 지원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모험이다. 당시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전공의 선발에서도 본교 졸업생과의 경쟁이라 누구 한명은 반드시 낙방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주영 원장은 특유의 근성과 노력으로 레지던트 선발고사 해당 병원 수석의 성적으로 당당히 합격했고, 이후 익숙하지 않은 근무 환경과 학풍에서 오는 적잖은 시행착오와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동기들의 따뜻한 격려와 도움, 산적한 피부과적 업무와 공부로 극복할 수 있었다.
“피부과는 수련의 과정 중 임상 수련 외에 피부 조직학(Histology) 공부가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모든 연세의료원 피부과 1년차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병원 업무를 마무리하고 신촌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의국으로 모여 피부조직학을 의국장 선배님으로부터 밤새 배우고 공부했죠. 다음날 아침 7시, 매주 수요 컨퍼런스에서 교수님들과 전체 의국원 앞에서 해당 챕터를 맡은 1년차는 발표를 하게 됩니다. 교수님과 선배들의 날카로운 질문과 공격(?)을 버텨내야 하지만, 이 1년간의 피부 ‘조직학’ 공부야말로 피부의 본질과 병리를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됩니다. 4년차가 되면 학교별, 병원별로 합숙하며 수개월간 전문의 시험공부를 하는데 당시 임신 6개월 차였던 저는 기립성저혈압으로 공부방에서 기절, 턱 피부를 봉합한 적도 있었죠.”
이처럼 힘든 전공의 시절동안 의약분업으로 인한 파업,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 등 인생의 중요한 과정들도 함께 겪으며 늘 시간을 쪼개가며 치열하게 살아 왔다. 이 시간들을 지금 담담하게 회고할 수 있는 건, ‘내가 선택하고 소망한 길’ 이었기에 감내하고 이겨내는 것 또한 숙명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김주영 원장은 희귀질환 중 하나인 ‘자가면역 수포성질환’의 연구와 치료에 평생을 바친 김수찬 교수의 제자이다. 레지던트 과정 이전에, 김수찬 교수의 lab에서 연구조교로 근무한 시간은 피부과학 석박사학위로 공부를 지속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피부과에 본격 입문하기 전 1년 동안 교수님의 연구실에서 자가면역 수포성질환들의 종류, 병인 및 진단을 실험과 논문을 통해 이해하고 공부하면서 면역학과 분자생물학에 완전히 매료되었어요. 임상전공의 과정 수련뿐 아니라 관련 분야에 대한 학위 공부를 지속하며 학문적으로도 깊이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이는 해당 질환뿐 아니라 피부 자체와 다른 피부질환들의 병인을 면역학적, 구조적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또한, 수포성 질환의 치료과정에 대한 임상적 경험은 피부상처의 치유와 재생, 다른 만성피부질환의 면역학적 치료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실제임상에서 제가 환자를 치료하는데 매우 중요한 밑거름과 자산이 되었습니다.”
#진료철학 #피부질환 #환자교육 #보람
의사는 궁극적으로 ‘타인을 돕는 사람’이며 ‘의학’이라는 공부와 ‘진료’라는 행위로 환자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20년 넘게 피부과전문의로 환자를 진료하면서 느낀 ‘김주영의 진료 철학’은 무엇일까?
“저는 ‘피부과전문의‘이므로 환자가 호소하는 피부 병변을 관찰하고 증상을 듣고 이해하며 진단과 치료에 힘씁니다. 피부는 외부 환경과 직접 맞닿은 최외곽에 위치한 인체기관이기에, 상처나 감염 등 일상에서의 유병률이 높고 환자의 생활 습관이나 자신의 행위에 의해서도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전 환자들의 유전적 ‘살’성 (피부성질) 과 생활패턴 등을 이해하기 위해 더욱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치료 후 후유증 최소화과 재발 방지를 위해 환자들에게 올바른 피부 관리요령과 습관에 대한 교육도 꼭 강조합니다.”
더마주 피부과 개원 후 기억에 남는 환자도 많았을 것이다.
“우리 병원은 ‘흉터 클리닉’과 ‘항노화 클리닉’을 특화해서 운영하고 있지만 인근에 외국기업 및 서울의 명소가 있다 보니 외국인 주재원근무자 뿐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도 종종 찾습니다. 내원 환자 중에 여드름 심한 19세 루마니아 남학생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짧은 방문 기간 동안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술 위주로 치료를 진행했고, 빠른 호전을 보였죠. 감사의 인사로 본인의 고향 루마니아 도시, 드라큐라 출생지로 유명한 후네도아라 성이 새겨진 수제 나무조각 접시를 선물하며 유독 예의바르게 인사를 전한 학생이었고,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이메일로 소통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펭귄에게 물린 상처로 내원한 코엑스 아쿠아리움 직원, 수백 개의 선인장 가시가 얼굴 전체에 박혀 어찌할 바를 몰라 내원한 50대 남성 환자, 피부에 남은 자해 상흔과 흉터치료를 위해 내원한 20대 여성 환자 등, 제가 피부과전문의이기에 도움을 줄 수 있었던 많은 케이스가 떠오릅니다. 경찰청과 대한피부과학회 협업봉사로 이루어진 ‘사랑의 지우개’ 사업 중에 만난 어릴적 철모르고 한 피부 문신을 후회하며 올바른 사회인으로 계도과정 중에 있었던 남학생의 눈물 또한 잊을 수 없습니다.”
#의대 #진로 #현직의사 #피부과전문의 #조언
마지막으로 김주영 원장은 의사를 꿈꾸는, 피부과전문의가 되고 싶어 청소년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덧붙였다.
“다시 태어나도 ‘피부과 전문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을 만큼 지금의 제 직업, 제 일상을 사랑합니다. 처음부터 피부과 전문의를 정하고 도전한 길은 아닙니다. 불편하고 아픈 이들을 도우시며 늘 감사와 보람 속에서 사시던 할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이 멋지고 부러워 의사가 되고 싶다는 어린 소녀의 막연한 꿈으로부터 그 긴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분은 단 한 번도 제게 의대를 가라고 조언하신 적은 없으셨습니다. 돌이켜보니 현장에서의 의료는 꾸준히 해오던 학습과 공부가 아니라 사람과의 소통과 이해, 결정과 행위 그리고 경영, 삶 자체가 되어버리기에 장손녀이자 첫딸인 제게 그 힘든 길을 권하지 않으셨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막연한 꿈이었지만 의사가 되고 싶어, 중고등학교 시절 늘 공부와 학교생활에 충실했고 의과대학에서도 배움 자체를 즐기려 노력했습니다. 의과대학 실습을 돌며 피부과를 희망 전공과목으로 정한 이후 더욱 성적 관리에 신경 썼습니다. 의학공부는 그 양과 범위가 방대해 힘든 것이지 내용 이해 자체가 힘들만큼 고차원적으로 어렵지는 않습니다. 즉, 시간과 노력에 비례해 성적에 정직하게 반영되는 학문이라 할 수 있지요. 청소년 여러분, 처음부터 주변인에 의해 결정된 구체적인 꿈을 목표로 공부해야 한다면 학창시절이 너무 길고 지겹지 않을까요? 막연한 꿈이라도 나중에 뭔가는 되어있을 나를 위해 한 해 한 해 주어진 학교의 교과과정에 충실하고 일상의 경험에 진심을 다해보세요. 그 안에서도 주어진 작은 목표들에 성실하다보면, 어느덧 나도 모르게 꿈과 계획이 만들어지고, 또 그 계획들을 최선 다해 완성해 가다보면, 10년 후 20년 후의 내 모습이 제법 내가 꿈꾸던 모습과 닮아 있을 것입니다.”
※ 김주영 대표원장은?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속병원 인턴을 마쳤다. 이후 졸업한 학부대학이 아닌, 연세대학교 피부과학 교실에서 연구조교 및 레지던트를 마쳐 피부과전문의가 되었으며, 연세대학교 의학대학원 피부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Simmons-O’Brien & Orlinsky Dermatology Clinic 연수, 서울의 모델로 피부과, 차앤백 피부과 원장을 역임하고 2015년 더마주 피부과로 개원,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