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를 시작으로 미술 대학의 실기대회들이 개최된다. 국민대, 건국대 등 다수의 디자인 대학들이 실기대회를 실시하며 그에 맞춰 미술학원도, 학생들도 열심히 대회를 준비하며 바쁘게 돌아간다.
미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은 실기대회를 어떻게 정의하고 또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 할까? 단순히 내 실력 테스트나 경험 쌓기의 행사로 생각하면 대회를 준비하는 몰입도도 떨어지고, 들인 공에 비해 성과도 장담할 수 없다.
미술 실기대회 = 입시의 리얼 모의고사
실기대회는 입시 실기 고사의 축소판, 아니 확장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실기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마다 요구하는 그림의 방향이나 평가 기준은 다르다. 각 대학들은 자기들이 주최하는 실기대회를 통해 그 해 치러질 입시에서의 실기시험에 대한 힌트를 미리 주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6월과 9월에 실시되는 모의고사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과 비슷하다. 수험생들은 학교나 지역별 교육청에서 출제하는 수능 모의고사를 거의 매달 치르지만, 그 중에서도 실지 수능출제 기관인 <교육과정 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9월 모의고사야말로 그해 수능의 수준과 방향의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대가 주최하는 실기대회의 수상작은 대학이 주는 그해 입시의 정답지나 마찬가지이다. 거기에 교수의 직접 평가까지 받을 수 있으니 나의 수준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또 대학 입장에서는 문제에 대한 입시생들의 반응을 통해 학교가 요구하는 인재를 뽑기 위해 더 수준 높은 문제를 내는 데 도움을 받는다.
실기대회는 왜 나가야 할까?
“선생님, 실기대회 꼭 나가야 하나요?” 이에 대해 왜 실기대회를 나가야 하는지 이렇게 이야기 하겠다. 출전 목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수상!
나의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다. 교수의 평가를 바탕으로 나를 확인할 수 있으며, 천 명 많게는 만 명을 대상으로 하여 채점되는 만큼 객관적인 실력 평가가 바탕이 된다. 그러니 작은 상(?)이라도 수상한다는 것은 대단한 실력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또 수상을 하게 되면 이 수상 실적을 바탕으로 수시의 ‘특기자 전형’(대학별로 명칭은 상이)에 지원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학교가 국민대이다. 국민대는 정시전형에서 수능 성적 100%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그런데 합격자들의 수능 평균 점수가 1등급대로 매우 높다. 미술 실력은 둘째 치고 일단 수능 점수가 매우 높아야 정시에 지원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에 비해 특이하게도 국민대는 수시에 실기전형이 없는 대학이다. 대신 수상실적을 점수화하여 지원하게 되는 만큼 수능이나 내신 비중이 매우 적다.
둘째, 경험!
입시생 중엔 시험장에만 가면 긴장감이나 압박감 때문에 자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기대회는 이를 미리 경험하며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 나의 지원 예정인 대학이라면 미리 시험 공간에 적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나는 제자들에게 특히 ‘경험 확충’을 강조한다. “수상은 못 해도 좋다. 나가서 상까지 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지만 못 받아도 경험이라는 상과 다름 없는 성과를 얻을 것이다.” 라고 말한다. 대회에 나가서 결과를 내지 못하면 ‘나는 그림을 못 그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아니다. 늘 모의고사 1등 해도 정작 수능에서 꼴등 하면 꼴등이다. 선생님도 없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그려내는 그림은 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실기대회를 통해 나의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나를 완벽히 해가는 과정을 거쳐 원하는 대학의 실기 고사에 완벽한 한 장을 그릴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최종의 목표는 대학의 합격이지, 그 과정에 있는 실기대회 수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즐거운 나들이쯤으로 실기대회를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좋은 과정을 얻고 나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 최상의 노력을 바탕으로 충실히 대회를 준비하고 좋은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손은기 원장
파주 금촌 창조의아침 미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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