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학부모입니다. 기초연산을 꾸준히 계속 반복해야 할까요? 사고력 수학으로 응용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게 좋을까요?’ 꽤 자주 받는 상담내용이다. 이런 내용의 상담은 사실 고민스럽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학생마다 다를 수 있어 일률적으로 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레벨테스트를 통해 간단하게라도 연산실력과 응용력을 살핀 뒤 답변을 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산 실력이 기본에 미치지 못한다면 사고력 수학을 해서는 안 된다’라고.
‘이제 연산에 대한 원리를 깨우치고 연산에 대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자신감이 붙어가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 학생에게 좀 더 많은 연산문제를 기계적으로 반복시키는 것이 좋을까요? 응용문제를 통해 사고력을 키워 자동적으로 연산을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게 좋을까요?’ 결국 선택과 집중, 그리고 아이의 역량에 관한 문제이다. 연산이면 연산, 사고력이면 사고력 모두를 잘하는 학생에 대한 질문이 아닌 것이다. 일반적이고 평범한 학생이어서 선택을 통해 한 가지에 집중해야만 하는 학생의 고민에 대한 질문으로 압축해보자.
결론은 연산은 넘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학생이 되어서 사고력이 모자라는 학생은 지도하기 쉬워도 기본 연산이 부족한 학생은 너무나도 지도하기 힘들다. 결국 거쳐야만 하는 과정은 거쳐야 하는 것이다. 연산실력이 부족한데 사고력 수학에 매달리는 것은 마치 덧셈이 정확하게 되지 않는 학생이 곱셈과 나눗셈을 어설프게 배우는 것과 같다. 자신의 학년에서 풀 필요가 없는 선행문제나 응용문제를 풀 자격이 있으려면 최소한 자신의 학년 문제에 대해서는 완벽할 정도로 충분한 연습이 되어있고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아직 선행을 할 자격이 없는 학생이 어설프게 해 놓은 선행학습은 수학 전체 과정을 놓고 볼 때 독이 될 뿐이다.
주위에서 누군가가 어떤 심화과정으로 어느 과정까지 나갔는지 듣고 주눅들거나 신경 쓰지 말자. 초등수학은 중등수학을 위한 기본 연산의 반복과 연습 과정이다. 사고력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실력이 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연산이나 개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연산이 자신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연산에 투자하자. 그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백마옥스브릿지학원 원장 이성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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