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백만 불짜리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 있기는 있다.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목소리만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래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를 울리고 웃기는 사람들은 수많은 무대에 서본 이들, 수많은 작품에 출연한 이들, 수많은 사람을 만나본 이들, 즉 경험치가 풍부한 분들이다. 우리는 그들을 베테랑이라 부른다. 초년병 시절에는 미세한 변수에도 휘청하지만 차츰 이력이 붙으면서 어지간한 일은 나름의 매뉴얼로 처리를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시간의 터널을 건너면 처음과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러니 어떠한 분야에서든 어떠한 상황에서든 버텨내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허리케인에도 끄떡없는 베테랑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견디기 힘들 때 우리 대부분은 그 일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과 감정이 지속되면 서서히 그 일과 거리를 둔다. 그렇게 그 일과 멀어지면서 다른 영역에서 안식처를 찾고 또 다른 초년병 생활을 시작한다. 반면에, 한 켜 한 켜 경험치를 쌓아올리면서 그 자리를 지킨 사람은 그렇게 자신만의 색과 결을 만들어간다. 옆 사람의 작은 탄식에도 휘둘리던 그 초년병이 아니라 이제 혼자 설 수 있는 나무로 자라기 시작한다. 시간의 힘이라는 것이, 경험의 힘이라는 것이 어느 선을 넘어가면 감히 짐작할 수 없는 위력을 가진다. 같은 난관에 직면하더라도 초년병 시절에는 몇날며칠을 생각해야 떠올랐을 방법들을 경험의 자판기에서 바로 꺼내는 것이다.
“Experience makes a difference!” 이제 대한민국의 입시전쟁에서 살아남은 우리 친구들에게는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갈 의무가 있다. 내가 합격하는 대신 고배를 마신 그 누구에게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경험을 쌓아나가야 한다. 생각지 못한 난관을 만나더라도 그 자리에서 흔들림 없는 나무로 자라나야할 책임이 있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또 다른 안식처를 찾아 나서기 위한 가장 쉬운 명분일 수도 있다.
정은경 원장
더큰교육영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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