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났고, 국어는 역시나 어려웠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국어 공부 미리 해둘 걸 그랬어요’. 이 말은 수능을 앞둔 수험생뿐만 아니라, 내신을 대비하는 고1, 고2 아이들에게도 종종 들린다. 국어 과목은 우리가 쓰는 언어이고, 그만큼 잘 아는 말이라고 생각되어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간과되는 과목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학습이 이루어지기보다는 감으로 푸는 경우가 꽤 보인다. 감은 수능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쌓는 모래성과 같다. 무너지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국어 문제를 감이 아닌 실력으로 풀기 위해서는 문해력 훈련과 개념어 공부가 필요하다. 문해력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으로, 디지털 세대로서 글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 아이들이 더욱 보강해야 할 역량이 되었다. 다양한 주제의 글을 꾸준히 읽고 분석할 필요가 있고, 이때 글의 접근법에 대한 학습을 함께 하면 좋다. 사실상 수능 국어의 난도를 좌우하는 독서(비문학)지문을 미리 대비하는 셈이다. 개념어는 고등학교 문학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문학 작품을 논리적으로 읽을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개념어 공부와 함께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갈래별 작품 분석을 병행해야 입체적인 문학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러한 훈련들이 안되어 있는 상태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갑자기 늘어난 학습량을 소화하기 급급한 공부만 하다가 결국 급한 대로 감으로 문제를 풀게 된다. 그러다가 내신은 지나가고 수능은 가까워지면서 때늦은 후회를 하고야 만다.
빨리 시작하면 할수록 더 튼튼하고 견고한 실력의 뼈대를 잡을 수 있다. 중학교 때 국어 실력의 기틀을 미리 다져 놓는다면, 이후에는 고등학교 과정의 내용으로 살을 붙여가는 학습을 하며 무너지지 않는 탄탄한 국어 실력을 쌓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고등학교 3년의 공부가 뚜렷한 목표를 따라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고, 많은 이들이 후회하는 시기에 남들과 달리 공든 탑과 함께 상대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수민 원장
숨인국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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