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시행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 대해, 주요 입시 기관들은 올해 국어 영역 가채점 예상 등급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공통·선택과목 구조에 따른 유불리 등도 변수로 작용해, 고등 국어의 입시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입시에 첫발을 내디딜 예비 고1(현 중3)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 전 겨울방학 때 어떻게 국어 공부를 해야 할까? 강남서초지역 사교육 전문가의 조언으로 ‘예비 고1 겨울방학 국어 학습 방법’을 담았다.
도움말 가람하지혜국어 하지혜 원장, 박현국어 박현 원장
중등 국어와 고등 국어의 차이점
중등 국어와 고등 국어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 차이점을 바로 알아야 고등 국어를 공부하는 학습 방향을 제대로 설정할 수 있다.
박현국어 박현 원장은 “중학교는 절대평가라 난이도가 쉬운 확인학습 차원의 문제들을 출제한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상대평가(9등급제)로 평가하며, 변별력을 위해 까다로운 문제들을 출제한다. 기본적으로 평가 방향 자체가 다르다. 무엇보다 중등 국어는 교과서에 나온 지문을 성실하게 공부하면 쉽게 풀 수 있지만, 고등 국어는 배경지식(어휘력과 독서량 등)이 있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예를 들어 ‘윤동주’를 이야기하면 상당수 학생이 어느 시대 인물인지 모른다. 일제강점기에 대한 역사적 배경지식 자체가 매우 부족하다. 특히 고등 국어는 한자어나 전문어가 많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 ‘관조적이다’, ‘회한의 정서’라고 하면, 단어 자체를 모르기 때문에 문제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처럼 고등 국어는 중등 국어와 달리 어휘가 매우 어려워지므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가람하지혜국어학원 하지혜 원장은 “첫째, 고등 국어에 나오는 어휘, 개념어가 중학교와는 다르다. 초등학교에서는 ‘헤어져서 슬퍼요’라고 한다면, 중학교에서는 ‘이별의 슬픔’이라고 하고, 고등학교에서는 ‘대상의 부재로 인한 애상적 분위기를 고조시킨다’라고 한다. 점차 고등 어휘가 나오기 때문에 중등 어휘에만 익숙한 학생이라면 학교 수업 자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고등 국어 학습은 ‘단순히 개념어 공부를 한다’ 정도가 아니라 ‘수업이나 모의고사 풀이 등을 통해 체화’해야 잘 적응해야 한다. 둘째, 일단 문제가 길고, 배우지 않은 외부지문이 많이 나온다. 특히 선택지에 배우지 않은 외부지문 현대시나 고전시가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작품을 배워놓아서 문학 작품에 익숙해지는 것 또한 중요하다. 셋째, 심화 문법 문제가 내신시험과 모의고사에 등장한다. 따라서 고등 국어는 전반적인 내용을 통합적으로 공부해서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고1 때 만나는 국어 교과서 엿보기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1학년 때 배우는 국어 교과서의 큰 틀은 비슷하다. 어떤 특징이 있을까?
박현 원장은 “고1 국어 교과서는 한마디로 ‘문법이 강화된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한글 맞춤법, 중세 국어, 문법 요소, 음운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학교 내신 시험의 경우, 난이도를 조절해 변별력을 주기 가장 용이한 파트이다. 또, 비문학보다는 문학 파트가 강화되어 있다. 비문학은 말하기, 화법, 작문, 토론하기 등이라면 문학은 고전소설, 현대시 등이 있다. 고1 국어 교과서를 미리 살펴보려 한다면 ‘고전문학’에 주목해야 한다. 춘향전이나 상춘곡, 관동별곡 등 고전문학에 등장하는 어휘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남서초지역 고등학교들의 국어 교과서는 출판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문학과 문법’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하지혜 원장은 “국어 교과서는 ‘화법과 작문’, ‘비문학’, ‘문학’, ‘문법’ 단원이 골고루 섞여 있습니다. 고등 국어 교과서의 구성은 1단원이 화작과 비문학이라면 2단원은 문학, 그리고 3단원은 문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매 시험에서 문학과 문법을 만나게 된다. 화작의 경우 학교에 따라 시험에 포함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문학과 문법은 반드시 포함’ 된다. 문학은 ‘현대시, 고전시, 현대소설, 고전소설, 수필, 희곡, 시나리오’ 등이 골고루 수록되어 있다. 문법의 경우는 ‘음운 변동, 한글 맞춤법, 고전문법(중세), 문법 요소, 문장 고치기’ 등이 있고, 매 시험마다 문법 문제가 하나씩은 꼭 들어간다. 고1 1학기 중간고사는 대부분 음운 변동과 한글 맞춤법이므로 이 부분을 미리 준비하면 좋다. 내신 시험의 경우 배우지 않는 내용도 출제되므로 문법 전반에 걸쳐 지식을 쌓고, 음운 파트를 공부해두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 사례별 예비 고1 국어 학습법
<사례 ①> 어휘력,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
박현 원장 : “고등 국어를 공부할 때 늘 ‘개념 어휘’ 교육을 강조한다. 단순히 한자성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올해 수능 국어 영역 고난도 문항이었던 ‘트리핀 역설’은 기축 통화의 모순에 관련된 경제 용어이다. 이 외에도 경상수지, 고정 환율, 변동 금리, 변동 환율, 평가 절하·절상, 변증법 등의 전문 영역 내용이 지문에 등장한다. 올해 수능에 헤겔의 변증법이 출제되었는데, ‘정반합’은 헤겔이 제시한 변증법이다. 이처럼 전문 영역에 대한 어휘가 축적되어야 고등 국어 독해를 할 수 있다. 어휘력과 독해력이 부족한 학생이라면 이와 같은 전문 영역의 전문 개념 어휘들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고2가 되면 내신 시험도 독해 영역에서 주로 출제된다. 1학년 때 이 부분에 공백이 생기면 독해력이 늘지 않는다. 국제, 사회·경제 전반에 대한 개념 어휘 등을 익혀두어야 한다.”
하지혜 원장 : “최근 수능의 경우 ‘언매/화작’이 11문항으로 줄고 문학과 독서가 각각 17문항으로 늘어났다. 수능의 기조는 독해의 강화입니다. 지문 난이도가 높아지고 지문 길이가 늘어나고 문학에서만 출제되던 ‘(가)-(다) 공통점 차이점 유형’이 비문학에서 ‘(가).(나)’ 비교유형으로 출제되는 등 비문학의 변화는 독해력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문학 또한 문학 이론 비문학의 중간중간 시조의 예시를 5~6편 집어넣어서 문학 해설을 통해 시구의 의미를 추론하게 하는 등 독해의 비중이 높아졌다. 고등 국어는 ‘독해력’이 기반이므로 예비 고1 때는 고등학교 모의고사를 80분 동안 한자리에 앉아 집중력을 유지하며 푸는 훈련을 하고,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반드시 공부하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비 고1은 이러한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다. 모의고사형 훈련을 통해 글의 구조와 문맥의 핵심을 파악하면서 문제를 똑바로 읽고 풀어내는 연습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례 ②> 문법을 어려워하는 학생
하지혜 원장 : “문법은 일단 눈앞의 고1 4번의 시험 동안 매번 출제되기도 하고, 문법의 용어들이 기반이 되어 문학의 개념어와 연관된다. 예를 들어 ‘화자가 드러나 있다’는 개념에 대해 1인칭 대명사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저, 저희’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면 지문에서 무엇을 찾아야 할지 정확도가 떨어진다. 감탄형 어미가 ‘-구나’라는 것을 모른다면 영탄적 어조를 시에서 찾을 때 무엇을 보고 답을 찾아내야 할지 모른다. 학생들이 애매하고 헷갈리는 이유가 이런 선지 개념어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문법이 어려워서 계속 피하거나, 수능에서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대충 넘어가면 문학이나 비문학에서도 구멍이 생긴다. 국어 용어의 대부분이 문법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현대문법부터 고전문법까지 전체를 문법을 꼼꼼하게 한 번 정리하는 것이 좋다.”
<사례 ③> 문학을 어려워하는 학생
박현 원장 : “문학 공부를 할 때 첫 번째 단계는 ‘개념의 정확한 이해’이다. 예를 들어 시에서 운율 형성 방법, 심상 등의 개념이 등장하고, 소설은 시점이나 구성 요소, 인물의 성격 제시 방법 등이 등장한다. 영역별로 다르지만, 고전문학 특히 고전시가에서는 기본적인 ‘어휘 익히기’가 중요하다. 그래야 고전문학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 고전소설은 쉽게 읽히는 어린이용 책으로 읽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대소설은 꼭 읽어두는 것이 좋다. 올해 수능에서 현대소설(4문항)은 ‘매우 잘생긴 우산 하나(윤흥길)’ 작품이 비연계로 출제되었다. 이처럼 수능에서 주로 다뤄지는 단편소설 작가들, 특히 1920년도부터 80~90년대 작가까지 문학사에서 중요한 현대소설 필수 단편소설은 꼭 읽어두기 바란다. 또, 대다수 학생이 현대시에 등장하는 ‘고독함’, ‘삶의 본질’, ‘외로움’ 등의 감정 이해를 어려워한다. 특히 현대시는 ‘시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감정 교육’이 수반되어야 하며, 이 부분은 학생 혼자서 연습하고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이처럼 문학 파트라도 각 영역의 특성에 따라 접근 방법을 달리해서 대비해야 한다. 다만, 고등학교 진학 전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고전소설과 현대소설은 꼭 읽어두기 바란다.”
<사례 ④> 국어 공부 습관이 갖춰지지 않은 학생
박현 원장 : “수능 국어는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이다. 대다수 학생이 문제를 풀면 공부했다고 착각하는데, 이러한 공부 습관은 오지선다로 문제를 훑어보는 데 그친다. 심도 있게 지문을 이해하고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공부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문학 작품을 읽으면서도 그 시대를 이해해야 한다. 깊이 사고하는 훈련을 통해 심도 있는 개념 이해와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특히 수능에서는 조선시대 관료문학이나 정치 등 역사적 배경과 연결되어 많이 출제된다. 현대문학도 마찬가지이다. 역사적, 사회문화적 배경지식을 확장하고 심도 있는 개념 이해가 가능하도록 사고력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또, 문제 풀이와 오답 체크 식의 단순한 공부가 아니라, 오답에 대한 개념 바로 잡기, 이와 관련한 사회문화적 배경지식과 개념 어휘들에 주목해 심화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혜 원장 : “예비 고1 겨울방학 때, 매일 아침 15문항의 국어 문제를 풀면서 지문을 읽고 문제를 푸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국어가 약했던 학생이라면 이 방법으로 극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주 1회 모의고사 풀이를 하고 틀린 문제를 복습하는 것이 좋다. 15문항의 경우 매일매일 국어 훈련을 하는 것이고, 모의고사는 45문항을 80분 동안 풀면서 집중력을 유지하며 독해 훈련을 통해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어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또한 예비 고1은 ‘독서’를 할 수 있는 마지막 타임이다. 서울대 추천 도서(Tip 예비 고1 ‘서울대 추천도서 활용 방법’ 참조)나 양서를 선정해 읽고 독후감을 작성해두면 고등학교 국어 독해뿐 아니라, 학생부 교과 세특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Tip 예비 고1 ‘서울대 추천 도서’ 활용 방법
<국부론>, <택리지>, <감시와 처벌>, <엔트로피>, <북학의>, <논어>, <유토피아>, <군주론>, <사기>, <역사란 무엇인가>, <1984>, <동물농장>, <아큐정전> 등
서울대 추천도서는 어려운 내용이지만, 수능 모의고사에 연계되어 나올 수 있다. 2018년 어려웠던 국어 영역의 33번 문항은 물리 ‘만유인력’을 다루고 있으며 이 내용은 도서 <뉴턴의 프린키피아>에 나오는 내용이다. 또한 <엔트로피>라는 책 내용도 수능에 출제된 적이 있다. <유토피아>는 학교 내신에 수능형 문제로 출제된 적이 있다. 이처럼 서울대 추천 도서는 기준이 되는 양서이므로 시간을 내어 예비 고1 겨울방학 동안 읽어두고, 독후감을 작성해 파일링을 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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