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처음으로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로 가봅시다. 그 때 내가 어떻게 했었지? 역으로 현재 수학 문제집에 별표를 치고 있는 우리 아이를 바라봅니다. 얘는 어떻게 하나?
1시간에 10개의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가정합시다. 그 중에서 3개는 어려운 것인데 순서도 끝이 아니라 중간 5번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7개를 먼저 처리하고 어려운 3개를 그럭저럭 시간 내에 최선을 다하다가 미제로 남겨두는 A, 순서대로 가다가 중간에 어려운 것을 만났는데 이것을 해결한다고 나머지 남은 문제와 시간은 무시하는 B가 있습니다. 누가 우리 아이였으면 좋겠습니까? 물론, 어려움 없이 10개를 다 해결하는 아이라는 욕심은 버리셔야 합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결과를 내었으면 좋겠어. 아니야, 해결하려는 자세가 더 중요하지. 여기서 부모님의 철학이 나타납니다.
간혹 제 칼럼들을 읽으시고, 자녀의 대충 별표 처리하는 문제에 공감이 가셔서 상담해 오시는 분이 꽤 됩니다. 아이가 설렁설렁 하는 것 같으니 좀 잡아달라고 하는 것이지요. 금방 뚝딱 해치울 수 있으면 했겠죠. 잘 안되니 별표를 쳤을 것이고, 하나 하나 처리하려니 귀찮은 것이지요. 엄마가 뭐라 하니 찍은 것도 맞으면 별표가 아닐 것이요, 학원에서 뭐라 하니 오답이랍시고 해답을 그대로 적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별표 하나 치는 것에 자녀의 경험, 부모의 대응, 학원의 처리 이 모든 것이 들어있을 수도 있는데 하루 아침에 쉽게 바뀔 수가 있겠습니까?
짜장라면으로 저렴하고 빨리 배를 채울 것이냐, 고급 중식당에서 간에 기별도 안가는 요리를 먹을 것이냐. 양이냐 질이냐 어느 것이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 어느새 보고 배운 부모의 철학대로 자녀도 따라 가는 것입니다. 세 살 별표 평생 간다!
히즈매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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