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하 교과 세특)이 중요해지면서, 각 교과와 연계된 심화 탐구 활동을 교과 연계 독서가 주목받고 있다. 교과 연계 독서는 자신의 관심사를 심화해나갈 수 있는 자양분이자 진로 심화 탐구의 중요한 연결고리이기 때문이다. 강남지역 과학 교사가 추천하는 ‘물리학‧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교과 연계 도서’를 소개한다.
도움말 상문고등학교 박선철 교사(물리학), 숙명여자고등학교 오동원 교사(생명과학), 세화고등학교 이상용 교사(화학‧교무부장), 중산고등학교 조선경 교사(지구과학)
물리학 교과연계 추천 도서
상문고등학교 박선철 교사(물리학)
물리학은 만물의 이치를 밝혀내고, 관련 실험을 하면서 이론적인 공식화를 통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학문이다. 물리학 이론 교재는 시중에 다양하게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예전의 관점에서 조금씩 수정이 되는 정도이고, 어려운 한자용어 또한 그대로 써오고 있어 요즘 세대에게 읽기가 굉장히 불편하며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쉬운 물리학의 접근 방법은 ‘책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마라’는 것이다. 어떠한 책에 어떠한 개념이 있다면, 그 개념이 책에 있는 저자가 생각하는 관점으로 서술하고 있는데, 그것을 읽는 독자의 관점이 다를 수도 있고, 이해가 안갈 수도 있다. 이때는 과감하게 책을 덮고, 가상실험 또는 시각적 자료를 이용해 ‘본인의 스타일’대로 이해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물리학 추천도서 ①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저자 : 리처드 파인만 출판사 : 승산
원제는 ‘Six Easy Pieces’로 196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교수로 재직하던 칼텍(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초물리학 강의 중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여섯 편을 골라 엮은 책이다.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책에서 일부분을 발췌해 편집해 놓은 책으로서 파인만이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약간의 물리학적인 기초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하나의 개념에서 출발해 다양한 개념으로 자연스럽게 뻗어나가는 본인 나름대로의 독특한 방식으로 물리학적 지식을 서술합니다. 읽다보면 어느새 물리학, 생물학을 거쳐 양자역학까지 과학의 다양한 영역을 거칩니다. 영상 매체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글로 서술하는 것이 약간 지루할 수도 있지만, 무려 40년 전에 이러한 강의를 구성했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 강의를 구성하는 교사들에게 상당히 관점을 바꾸어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입니다.”
물리학 추천도서 ②
불가능은 없다
저자 : 미치오 카쿠 출판사 : 김영사
현 뉴욕시립대학교 석좌 교수인 미치오 카쿠는 끈이론, 우주론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인 인물이다. 그가 공간이동, 타임머신, 텔레파시, 외계인과 UFO 등을 과학적으로 낱낱이 밝힌다.
“물리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공상과학에 나오는 다양한 상황을 가지고 실제로 현재 물리학으로 가능, 불가능 여부를 진지하게 따져보는 책. 이 책을 읽다가 본 교사는 문득 대학시절 교수님에게 어떤 개념을 물었을 때, ‘말이 안 되는 것을 나에게 설명해 달라면 어떻게 하냐’고 야단을 먹은 적이 있는 기억을 떠올렸고, 그 당시에는 굉장히 의기소침해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위안을 받았던 것이 미치오 카쿠 교수는 그러한 것도 ‘말이 안 되니 생각조차 하지마!’라는 방식으로 따져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진지하게 접근해 현재 인간의 기초과학, 응용과학적인 기술의 발달을 소개하면서 심도 있게 파고 들어가며 ‘현재는 불가능 하지만 이러한 기술이 보다 진전되면 가능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습니다. 읽다 보면, 상상력 또한 굉장히 중요한 힘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기초과학 및 관련 응용과학의 전반적인 연구 결과들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리학 추천도서 ③
세상 물정의 물리학
저자 : 김범준 출판사 : 동아시아
1장은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 정의에 대한 물리학자의 ‘과학적’ 의견이, 2장은 복잡한 세상의 사건들을 꿰뚫어 보는 ‘통계물리학’이, 3장은 예술, 아름다움, 뇌, 체질량지수, 자연스러움에 대한 문학적 감성이 묻어나는 물리학자의 말들이 담겨있다.
“통계 물리학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현상 등을 물리학을 이용한 본인의 관점으로 설명해 놓은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다소 물리학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다양한 현상을 물리학의 영역으로 포함시켜 본인의 전공을 살려 수집한 데이터를 근거로 나름 결론을 내어 놓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 저자의 관점에 모두 동의할 수는 없지만, 학문과의 경계가 없이 연구하는 것은 현재 과학의 트렌드이고, 대한민국의 학문을 이끌어나가는 최전선에 있으신 분이 몸소 실천하는 자세는 굉장히 추천할 만해 이러한 노력 및 관점도 봐두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번외 도서로 추천합니다.”
화학 교과연계 추천 도서
세화고등학교 이상용 교사(화학‧교무부장)
화학 추천도서 ①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저 : 마이 티 응우옌 킴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 유튜브 스타 과학자의 하루>의 원제는 <Komisch, Alles Chemisch>. 저자는 자신의 하루를 지도 삼아 집‧직장‧마트 등의 공간, 애인‧친구‧상사 등의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몸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 속에서 누구나 경험해 봤을 법한 일상적인 에피소드를 화학적으로 흥미롭게 풀어간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행복한 저녁 식사에 이르기까지 책 저자의 하루에 담겨 있는 다양한 화학을 소개하는 도서로, 잠을 깨는 과정은 뇌가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중단하는 것과 관련이 있고, 화학 물질로 코팅된 테플론 프라이팬에 우리가 멀쩡히 달걀을 구울 수 있는 이유는 탄소와 플루오린이 옥텟 규칙을 따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등 지금껏 화학이 낯설기만 했다면 이 책을 통해 화학만의 특별한 매력을 발견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화학 추천도서 ②
미술관에 간 화학자
저 : 전창림 출판사 : 어바웃어북
<미술관에 간 화학자 : 이성과 감성으로 과학과 예술을 통섭하다>는 과학 예술 교양서이다. 개정증보판에서는 미켈란젤로, 기베르티, 브뢰헬, 틴토레토 등 초판에서 다루지 않은 거장들을 비롯해,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등 우리 화가들까지 조명했다. 특히 ‘미술관에서 나누는 과학토크’ 코너를 신설해 미술 속 과학이야기를 한층 더 재미있고 유익하게 풀어냈다.
“과학자의 눈으로 본 미술에 관한 이야기, 미술과 함께하는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명화 속에서 만나볼 수 있는 화학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미술의 태생적 기원을 화학에서 찾아보려는 도서입니다.”
화학 추천도서 ③
재밌어서 밤새 읽는 화학 이야기
저 : 사마키 다케오 출판사 : 도서출판더숲
30년 간 다양한 실험과 연구로 ‘재미있는 화학’을 가르쳐온, 저명한 과학 교육 전문가가 쓴 책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페트병과 드라이아이스가 어떤 화학적인 성질 때문에 폭발로 이어지는지,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어떻게 송이버섯을 구워먹을 수 있는지 등 흥미로운 소재들로 가득하다.
“일상생활과 실험실에서 접할 수 있는 화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으로 우리 주변에서 넘쳐나는 사건과 현상을 과학의 눈으로 살펴보고 싶은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며, 화학이 교실 안에서만 유용한 학문이 아닌 우리 일상생활과 밀접한 학문임을 일깨워주는 도서입니다.”
생명과학 교과연계 추천 도서
숙명여자고등학교 오동원 교사(생명과학)
생명과학 추천도서 ①
이중나선
저자 : 제임스 왓슨 출판사 : 궁리출판사
<이중나선 : 생명에 대한 호기심으로 DNA구조를 발견한 이야기(개정판)>는 20세기 과학의 가장 위대한 업적이라 평가받는 DNA 구조를 발견하는 과정과 인물들, 특히 과학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미국인 과학도가 영국 케임브리지에 유학하면서, 과학자들이 풀지 못한 숙제였던 DNA 구조의 모형을 만들고 설명해내는 과정이 흥미롭게 담겨 있다.
“배워야 할 양은 많고 시간은 한정적이니 이 시대의 우리나라 학생들은 너무 바쁩니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그래서 수많은 과학자들이 자신의 인생을 바쳐 이룩한 결과만을 빨리 습득하여, 시험 보는 것이 전부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씁쓸해지기도 합니다. 제임스 왓슨이 쓴 <이중나선>은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혀내는 과정을 매우 현장감 있고 다이나믹하게 그려낸 책입니다. 생명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결과를 얻기까지 여러 명의 과학자들이 그들의 인생을 바쳐 어떻게 노력하고 실패했는지 그리고 때로는 첩보 작전과도 같았던 그 뒷얘기들이 매우 재미있게 거론되고 있습니다.”
생명과학 추천도서 ②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DNA
저자 : 브렌다 매독스 출판사 : 양문
<로잘린드 프랭클린과 DNA>는 과학자로서 천재적 자질과 열정을 가지고 이중나선 발견의 숨 가쁜 과학사를 만들어간 여성과학자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전기이다. 서른일곱의 젊은 나이에 죽은 여성과학자, 연구 업적을 도둑맞은 비운의 천재, 여자였기에 힘겹게 싸울 수밖에 없었던 현실, 하지만 그녀가 아니었다면 훨씬 뒤로 미루어졌을 생명의 비밀 발견이 담겨 있다.
“부모에서 자식에게로 전달되는 물질의 정체가 단백질이 아닌 DNA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 1950년대 초반은 그야말로 DNA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 구조를 밝히는데 여러 과학자들이 인생을 걸었습니다. 로잘린드 프랭클린은 DNA X선 회절 사진을 찍는데 성공해 DNA가 이중나선 구조라는 것을 밝히는데 가장 크게 공헌한 사람 중 하나였지만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과학도를 꿈꾸는 남학생이라면 남학생이라서, 여학생이라면 여학생이라서 추천의 이유가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생명과학 추천도서 ③
식물산책
저자 : 이소영 출판사 : 글항아리
<식물 산책 : 식물세밀화가가 식물을 보는 방법>은 식물학자이자 식물세밀화가인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만나온 식물들의 다양한 모습과 사연이 담긴 책이다. 특히 독일 베를린 다렘식물원의 원예가들, 일본 식물학자·식물세밀화가 마키노 도미타로, 영국 큐왕립식물원의 식물학자와 플랜트헌터, 식물학 그림 작가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
“유튜브 또는 초 단위로 장면이 바뀌는 각종 매체에 익숙한 요즘 학생들에게, 식물의 세계는 어쩌면 너무 정적이고, 하물며 아예 움직임이 없어서, 익숙하지도 않고 지루할지도 모릅니다. 과학이나 수학 교과에 자주 등장하는 그래프와 표 등의 자료를 꼼꼼히 파악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그대로 따라서 그리는 것입니다. 이소영의 <식물산책>은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것을 그림이나 글로 표현하는 식물세밀화가의 세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아야 예쁜 그들의 내밀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의외로 잔잔하고 아름다운 경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구과학 교과연계 추천 도서
중산고등학교 조선경 교사(지구과학)
지구과학 추천도서 ①
십 대, 미래를 과학하라!
저자 : 정재승 외 9명 출판사 : 청어람미디어
<십 대, 미래를 과학하라!>는 정재승 교수가 진행해온 재능기부 과학 강연회 ‘10월의 하늘’ 10주년 특별판으로, 과학강연 10개를 묶은 강연집이다. 정재승 교수의 인공지능 시대에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이유부터 최신 뇌과학, 스마트 교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청소년을 위해 최신 과학 트렌드를 알려준다.
“이 책은 ‘오늘의 과학자가 내일이 과학자를 만나다’라는 모토를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책으로, 10명의 저자가 지구과학뿐만 아니라 물리, 화학, 생명과학까지 다양한 과학 강연을 통해 우주와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고 ‘과학’을 꿈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과학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구과학 추천도서 ②
프로젝트 헤일메리
저자 : 앤디 위어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RHK)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원제는 <Project Hail Mary>로, 영화 <마션>의 원작소설가로 잘 알려진 앤디 위어의 신작이다.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 속 우주선의 이름인 ‘헤일메리호’도 지구를 종말로부터 구하기 위한 마지막 역전을 바라는 마음에 지어졌다.
“주인공은 과학 교사로 눈을 떠보니 인류의 희망이 되어버렸고, 멸망에 놓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우주에서 홀로 고군분투합니다. SF 소설이지만 지구과학 개념이 바탕이 되어 전개되기 때문에 지구과학을 공부한 학생들이라면 책도 읽고 자신의 개념도 확인하는 1석 2조의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다. 지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말은 책으로 확인하세요!”
지구과학 추천도서 ③
내일 지구
저자 : 김추령 출판사 : 빨간소금
<내일 지구 : 과학교사 김추령의 기후위기 이야기>는 기후위기에 주목해 ‘과학적 앎’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안다는 것은 곧 실천한다는 뜻이다. 저자의 기후위기 이야기는 바다와 대기, 숲과 땅, 인간과 동물이 공생하는 지구의 내일은 오늘의 기후위기를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 책은 기후위기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정확히 실천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지구를 지키는 작은 시작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은 학생들이 깨닫고, 내일의 지구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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