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일(2001. 1. 13.) 이전에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사람은 토지 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해야 할까? 토지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한 때부터 지급해야 한다.
A씨는 2014년 경기도의 한 임야를 사들였다. 이 땅에는 1940년 사망한 B씨의 조부와 1961년 사망한 B씨 부친의 분묘가 있었는데 B씨는 이 분묘들을 계속해서 관리해왔다. 원고 A씨는 피고 B씨를 상대로 "내가 토지 소유권을 취득한 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토지사용료를 내라"고 요구했고, 피고 B씨는 자신에게 분묘기지권이 있으므로 낼 수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1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적어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 지급을 청구한 때부터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한편 대법원전원합의체는 2021년 4월 29일 지료청구 소송에서 B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2017다228007).
재판부는 "분묘기지권과 같이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관습법상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이를 인정한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과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성립한 분묘기지권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토지 소유자로 하여금 일정한 범위에서 토지 사용의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묘기지권의 특수성, 지료증감청구권 규정의 취지 등을 종합하면, 장사법 시행일 이전에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 경우 토지 소유자가 토지 사용의 대가를 청구하면, 그때부터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봐야한다"며 "이와 달리, 분묘기지권자의 지료 지급의무가 분묘기지권이 성립함과 동시에 발생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92다13936)과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94다37912) 등은 이 판결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한다"고 판시했다.
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
대표변호사 하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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