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가 나왔다. 이를 바탕으로 숨은 1점을 찾아서 건져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능 활용지표와 환산점수에 따라 달라지는 유불리를 명징하게 파악해야 한다. 수능 응시 영역별 조합과 영역별 비율 그리고 변환 표준점수와 가산점까지 합한 대학별 환산점수에 대한 이해 없이 정시모집이라는 큰 산을 넘을 뾰족한 방법은 없다. 알고 보면 크게 어려울 것도 없다. 자 그럼 수능 활용지표부터 살펴보자.
등급
정수로 표기된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수험생의 상위 4%까지를 1등급으로, 그 다음 7%를 2등급으로 하여 <표 1>과 같이 순차적으로 등급을 9개 구간으로 나누어 부여한다. 등급 구분점수에 놓여 있는 동점자에게는 해당되는 등급 중 상위등급을 부여한다. 정시모집에서 수능 활용지표로 등급을 활용하는 수도권 대학은 ‘평택대’가 유일하다.
<표 1> 수능 등급별 비율
표준점수
원점수(정답한 문항에 부여된 배점을 합한 점수)의 분포를 영역 또는 선택과목별로 정해진 평균과 표준편차를 갖도록 변환한 분포에서 수험생이 획득한 원점수가 어느 위치에 해당하는가를 나타낸 점수다. 표준점수는 소수 첫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정수로 표기한다. 쉽게 말해 선택과목이 많은 수능에서 원점수를 기준으로 하면 어려운 과목을 선택한 학생은 총점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만든 게 표준점수다.
원점수에는 만점이 있으나 표준점수에는 만점이 없다. 왜냐하면 원점수 만점에 해당하는 표준점수의 최고점은 원점수의 분포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는 단순하게 요약하면 평균 성적과 비교했을 때 원점수가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나타내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이 낮아져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국어, 수학 영역의 표준점수는 평균 100, 표준편차 20으로 한다.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표준점수는 과목당 평균 50, 표준편차 10으로 한다.
백분위
영역(과목) 내에서 수험생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지수다. 수험생이 받은 표준점수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은 수험생 집단의 비율을 백분율로 나타낸 점수다. 백분위는 정수로 표기된 표준점수에 근거하여 산출되며 소수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하여 소수 둘째자리까지 나타낸 값이다. 단,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백분위는 소수 첫째자리에서 반올림한 정수로 제공한다. 원점수 100점을 받더라도 백분위는 100이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만점자가 자신 한 명만 있더라도 자신을 뺀 나머지 %가 산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어영역 만점자의 비율이 0.28%였다면, 만점인 자신과 동점자인 0.28%를 제외한 나머지가 자신보다 아래에 있게 된다. 따라서 전체응시자 비율인 100%에서 0.28%를 뺀 나머지 즉, 99.72가 자신의 백분위가 된다.
정시를 생각하고 있다면 백분위가 표준점수만큼이나 중요하다. 사회탐구 영역이나 과학탐구 영역, 직업탐구 영역,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과목마다 표준점수가 들쭉날쭉이다. 그래서 상위권 대학에서는 자체적으로 만든 변환표준점수를 쓰게 된다. 그 때 백분위가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일반론적으로는 좀 망친 영역도 있으나 한두 영역을 매우 잘 본 경우엔 표준점수가 좀 더 유리하고 전 영역을 고만고만하게 본 경우엔 백분위가 유리하다.
예를 들어 3개 영역의 백분위가 학생 A는 96, 96, 96이고 학생 B는 100, 94, 94일 경우 백분위 평균은 96으로 두 학생이 같으나 표준점수의 합은 학생 B쪽이 높을 확률이 크다. 낮은 백분위 쪽보단 높은 백분위 쪽에서 표준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기 때문. 즉 일반적으로 똑같은 백분위 2 차이더라도 백분위 96과 94의 표준점수 차이보단 100과 98의 표준점수 차이가 크다는 얘기다. 반면, 수능이 쉬워 동점자가 많이 발생할 경우에는 유불 리가 두드러진다.
변환 표준점수
변환표준점수는 각 과목의 난이도와 표준편차를 고려해 산출되는 점수를 말한다. 표준점수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산출하는 점수로 대학에서는 탐구영역의 성적을 반영할 때 사용한다. <표 2>는 동일 백분위 100점에 해당하는 2021학년도 사회탐구 표준점수 만점을 기재한 것이다. 과목의 난이도에 따라 표준점수의 차이가 사회문화와 세계지리는 8점이나 된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동일 백분위에 해당하는 표준점수를 나열하고 동일 점수를 부여하는 것이 변환표준점수다.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은 건국대(서울), 경희대, 고려대(서울), 광운대, 동국대(서울),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숭실대, 연세대(서울),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서울), 한양대(서울) 등 상위권 대학에 국한된다.
<표 2> 변환표준점수 적용 사례_동국대
수능 활용지표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대학별 환산점수에 따라 변하는 내 점수를 파악해야 한다. 국어, 수학, 탐구 영역 표준점수와 백분위가 같은 A학생과 B학생의 대학별 환산점수에 따라 변하는 등수의 유불리를 서울시교육청 자료를 통해 살펴보자.
[1] 2020학년도 정시 지원사례 A
-국수탐(2) 표준점수 392점, 백분위 287.5점이다.
-정시 가군에서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성균관대 지원시 대학별로 영역별 반영비율의 차이로 표준점수 단순 합산 점수인 392점은 서강대 > 이화여대 > 성균관대 > 한양대 순으로 점수가 높다.
-서울시교육청 표본 집단 42,124명 중의 석차도 대학별 반영비율 적용에 따라 서강대 식 670등, 이화여대 식 828등, 성균관대 식 915 등, 한양대 식 990등으로 다양해진다.
-변환 표준점수와 가산점 등을 고려한 대학별 환산점수에 의한 표본집단 내 석차는 서강대 734등, 성균관대 1084등, 이화여대 1160등, 한양대 1,219등으로 나타났다.
[2] 2020학년도 정시 지원사례 B
-영역별 점수는 달라도 단순 총점합으로는 위의 사례 A처럼 국수탐(2) 표준점수 392점, 백분위 287.5점으로 동일한 점수다.
-정시 가군에서 서강대, 이화여대, 한양대, 성균관대 지원시 표준점수 단순 합산 점수인 392점은 지원사례 A와는 달리 한양대 > 이화여대 > 성균관대 > 서강대 순으로 점수가 높다. 단순합산 점수가 합이 영역별 반영비율에 따라 변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표본 집단 42,124명 중의 석차도 대학별 반영비율 적용에 따라 한양대 728등, 이화여대 828등, 성균관대 806등, 서강대 1,282등으로 역전된다.
-서울시교육청 표본 집단 42,124명 중의 석차도 대학별 반영비율 적용에 따라 성균관대 820등, 한양대 840등, 이화여대 865등, 서강대 1,355등으로 역전된다. 특히 위의 사례 A와 비교해보면 영역별 반영비율이나 대학별 환산점수 산출식에 따라 대학별 유불리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끝으로, 올해는 수능 결시율 증가, 학령인구 감소 그리고 정시모집 선발인원을 확대한 대학이 많아서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경쟁률과 합격선 하락이 예상된다. 따라서 자신과 가장 궁합이 맞는 수능 응시 영역별 조합과 영역별 반영비율, 수능 활용지표, 가산점, 변환 표준점수 등을 잘 따져보면 대학별 환산점수가 크게 바뀔 수 있다. 수시 이월인원까지 포함된 최종 모집인원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백 번이라도 찾고 또 찾아보자. 거기에 대학보다는 학과를 중심으로 선택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최승후 대화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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