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타 과목에 비해서 유달리 수학 과목을 어려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수학을 전공하고, 30년 넘게 사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 보건데, 거기에는 뿌리 깊은 인식의 감옥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수학과목을 공부함에 있어서 재미를 느끼기보다 의무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서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깊은 사고의 경험이 없이,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척척척 풀어 나가기를 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어려서 처음 수학을 배울 때, 논리적인 사고력 보다는 단순 수리계산에 깊은 첫인상을 받았던 경험이 학생들의 인식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거기에 시중에 유통되는 많은 교재들이 비슷한 문제들을 반복적으로 풀어서 계산력을 숙달 시키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개념서보다 문제집 선호
지난 20-30년 사이에 수학교재 시장은 개념서 보다 문제집이 주가 되어버렸다. 요즘 학생들은 수학 개념서 보다는 문제가 유형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반복으로 풀다보면 익숙해지게 되는 문제집을 선호한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처음 풀어보는 문제를 잘 풀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딱히 문제집이 나쁘다기 보다 이런 교재를 사용하면서, 거기에 담겨있는 수학적 개념과 원리를 차근차근 이해하는 시간이 생략되고, 반복해서 비슷한 패턴의 문제를 풀면서 그 풀이과정이 거의 외워지게 되는 것이다.
보물찾기 이론
나는 학생들에게 보물찾기이론 이라는 것을 이야기 해주곤 한다. 어렸을 때 소풍을 가게 되면 빠지지 않는 이벤트가 보물찾기다. 보물을 찾아는 봤지만 대부분이 사람들은 보물을 숨겨본 경험은 없을 것이다. 만약 학생들에게 자기가 선생님이 되어서 보물을 숨겨 본다면 어디에 숨길 것인지 상상해 보라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이 높이 10미터의 소나무 꼭대기에 있는 독수리 둥지 안에 보물쪽지를 숨기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선생님은 약1미터 정도의 눈높이에서, 지나치게 노골적으로 쉬운 곳도 아니면서, 아이들이 조금만 주위를 둘러봐서 찾을 수 있는 곳에 보물을 숨기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학문제를 출제하는 선생님도 바로 이런 보물찾기이론 대로 문제를 출제한다. 우리는 수학문제가 마치 천재나 수제들만 척척 푸는 과목으로 오해하고 있다. 교과과정의 기본개념을 설명해서 이해하게 가르치고, 이를 바탕으로 조금만 집중해서 논리적인 추론과정을 거치면 풀어지게 문제를 만드는 것이다.
경험에 의한 문제 풀이
반면에, 학생들은 지나치게 문제풀이의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수학공부의 즐거움을 경험한 학생이 적다. 또한 시간에 쫓기다 보니 사고력에 의한 논리적 과정보다 경험에 의한 문제풀이를 하고 있다. 거기에 점점 더 제시된 수학문제를 읽고 그 문장을 바르게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해지는 모습이다. 이런 경험적 노련함은 학생들에게 비슷한 문제유형의 선입견을 각인 시킨다. 그래서 학생들은 제시된 문제의 문장을 사려 깊게 읽지 않게 되고 문제의 첫 문장만 보고도 풀이과정을 유추해서 빠르게 정답에 도달하게 되는 모습이다.
이는 수학교육의 본래 목적인 사고력배양이 아니라 기계적인 수리계산만 키워줄 뿐이다. 따라서 고학년이 되면서 요구되는 고차원적 사고력이나 창의력 등에 있어서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게 된 것이라고 본다.
송수학학원 일산 본원 김명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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