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 입문하였을 때 독특한 사상과 의학의 관점을 접하며 때로는 황당하고, 때로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경험들이 많다. 그중 [인체는 소우주]라는 명제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한의대를 졸업하고 임상을 한지 어언 29년 이제야 이 말이 조금씩 몸으로 체득되기 시작했다. 우리 몸은 피부라는 하나의 막으로 감싸져 보호를 받고 있다. 이를 조금 더 넓혀보면 눈의 결막, 호흡기와 피부의 점막도 피부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피부 건강을 살피면 호흡기나 소화기 점막의 건강도 어느 정도 유추가 가능하다.
피부의 첫 번째 역할 체온 유지
피부는 내 몸에서 불필요한 것을 방출하고 외부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첫 번째 방출 대상은 남는 체열이다. 피부의 역할 중 핵심은 체온 조절이다. 우리 몸은 발열 장치를 갖고 있으나 냉각장치는 없다. 냉각은 피부, 털의 전도와 대류, 발한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뤄진다. 그나마 적극적인 체온 조절은 땀의 방출이 유일하다. 정상적이고 자연스런 땀은 건강의 징표가 된다. 반대로 과도한 땀이나 결핍된 땀은 생명력을 뒤 흔드는 질환의 시초가 되므로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체온 조절 목적의 땀은 정상적이라 할 수 있다. 잠드는 초기 30분 동안 머리와 등이 촉촉할 정도의 땀이 흐르거나 운동할 때 나는 땀은 정상적인 모습이다. 손바닥 발바닥을 서로 접촉시키면 촉촉해지거나 식후에 얼굴과 손발에 땀이 살짝 배는 것도 마찬가지다. 감기가 풀릴 때, 해열제 복용 후에 땀이 나거나 긴장하면 손바닥 발바닥에 땀이 비치는 것도 건강하다는 신호다.
비정상적인 땀의 방출
하지만 잠자는 초기에 이마에 땀이 흐르는 정도는 과다한 체열의 방출이다. 어린아이들이 잠든 후 초기 30분간 머리와 등에 땀이 나지 않는 것은 방출 능력이 미흡한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손바닥 발바닥에 물기가 느껴질 정도의 땀이 나거나 이마가 싸늘하면서도 땀이 나는 경우, 잠자는 새벽녘에 땀이 나는 것도 몸의 이상 징후다. 식후에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르고, 운동을 하여 전신이 붉어져도 땀이 흐르지 않거나 땀이 날 때 좌우 한쪽에만 땀이 나면 상담을 받아봐야 한다. 더운데 땀이 나지 않거나 땀이 나면 가려울 때도 마찬가지다.
일산 유용우한의원 유용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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