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일이면 동네 산책을 자주 나간다는 후곡마을 김창규씨. 어느 날 고봉로를 산책하다 튀어나온 보도블록에 발이 걸렸다. 다행히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니 언제 적에 보수했는지 모를 정도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이런 보도상태라면 아이들이나 노약자들이 걸려 부상을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 김창규씨는 그때부터 일산1기신도시 지역 도로를 다니며 1천100여장의 사진을 찍었다. 이 작은 시작이 단초가 되어 고양시 도로정비계획에 반영되었고 우리 동네 보도가 언제쯤 보수될 지 보다 쉽게 알 수 있게 되었다.
민원실에서 우연히 만난 건설교통위원회 박현경 시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
"처음에는 그저 작은 관심이었죠. 주먹구구식 민원제기보다 사진을 찍으면 보다 확실한 정보제공이 되겠다 싶은 생각이었어요.“ 출판단지에 근무하는 김창규씨는 일주일에 3일 정도 출근하는 근무여건도 사진을 찍고 조사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우선 그는 자신이 사는 일산서구 지역의 도로를 뽑아 시간이 나는 대로 보도 상황을 사진을 찍고 조사를 했다. 그리고 총 22일에 걸쳐 일산 제1기 신도시 일산서구, 동구 지역의 도로와 육교, 시설물 사진 1,100여장을 찍어 각 가로별로 분류하고 코멘트를 달아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었다. ”이러이러한 도로가 낙후되어 보수가 시급하니 언제쯤 정비계획이 있는지 보행자 안전에 대한 민원제기를 하려고 시청에 갔어요.“ 우연치고는 참 절묘하게 그는 민원실에서 마침 의정활동 차 이곳에 온 건설교통위원회 박현경 고양시의회 의원을 만나게 되었단다. 박현경 의원은 ”옆에서 듣자니 도로에 대한 민원이었어요. 제가 건설교통위원회 위원이니 그냥 지나칠 수 없었죠. 그래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준비해 오신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그렇게 세밀하게 조사를 하셨는지“ 박 의원은 우선 일산서구청에 김창규씨의 자료를 보내고 피드백을 요청했다. ”일산서구청 측에서도 놀라긴 마찬가지였죠. 구청의 도로정비계획이 있지만 이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조사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김창규씨의 조사 자료를 토대로 구청에서 ‘2020년 일산서구 도로정비 현황표’ 만들어
김씨의 민원자료를 토대로 일산서구청에서는 ‘2020년 일산서구 도로정비 현황표’를 만들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지나가다 도로공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그냥 낙후됐으니 보수를 하나보다 깜깜이 공사가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 하지만 김창규씨의 지료를 통해 도로정비 현황을 한 눈에 알 수 있고 언제 어느 때 공사가 이뤄질지 민원인도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또 일하는 관공서측에서도 보다 정확하게 정보를 줄 수 있어 그만큼 민원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현경 의원은 “일산서구청에서 먼저 현황표를 만드니까 일산동구도, 덕양구도 만들기 시작했어요. 이렇게 현황표를 만들면 2021년 도로정비사업 예산 편성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는 효과가 큽니다.”
김창규씨는 이 일을 계기로 마을공동체와 공동체 의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일산신도시가 1994년 들어선 이후 30년이 다 되어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도로사정이 낙후되어 있었어요. 이번 일로 제 민원이 시정에 반영되고 개선되어진다니 보람을 느끼고 참여의식이 생겼어요. 요즘은 버스정류장의 쓰레기통 조사에 나섰습니다.(웃음) 요즘 코로나19로 위생에 관심이 많은데 쓰던 마스크가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통 옆에서 버스를 기다리잖아요. 이것도 개선해야할 문제지요.” 이런 시민의 민원이 고맙기도 하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박현경 의원. 김창규씨의 조사를 계기로 시와 건설교통연구원등과 공조하여 고양시에서 시행되지 않았던 PMS시스템(차에 장비를 싣고 도로를 다니면 X레이처럼 도로 밑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도시재생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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