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고

읽었다. 하지만, 모르겠다.

지역내일 2020-06-18

미국에서 자라 교육을 마치고 한국에서 7년째 활동하고 있는 교포 강사로서 한국의 영어 교육에 대해 개선하고 싶은 학습법에 관해 말하고 싶다.

한국에서 원어민 강사라고 하면, 대체로 초등부 Speaking 강사로 국한되어 있다. 이는 참 아쉬운 것이, 원어민 강사는 입시 영어에서 독해를 가르치는 데에 아주 큰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입시 독해는 단지 해석으로만 이루어지는 경우가 상당한데, 독해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읽었다 (=해석했다)”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글쓴이의 의도와 글을 전개해 가는 방식을 보면서 글에 대한 전체 구조를 이해하고 그를 통해 빈칸이나 흐름을 찾아가야 한다.

학생들과 심지어 동료 강사들도 종종 지문 내에서 쓰이는 표현들에 대한 질문을 자주 하는데, 들어보면 해석의 문제가 아닌, 해석을 했음에도 글에서의 그 표현의 쓰임새를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질문들이다.

한국에 처음 와서 영어를 가르치며 놀랐던 점은, 학생들이 단어의 단순 뜻과 스펠링을 암기하려고 하는 모습이었다. 다양한 한글 표현과 같이 영어에도 하나의 단어가 갖는 다양한 뜻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외우기 가장 쉬운 뜻만을 외우고, 그것을 암기함으로써 단어 “공부”를 완료했다고 칭하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지문의 난이도가 오르고, 또한 단어의 쓰임새가 다양한데, 이러한 지문들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어휘력이 부족하니 단순 암기로만 어휘력을 키우려고 하고, 그렇게 지도를 하는 문화가 상당히 놀라웠다. 이런 상황을 피하고, 극복하기 위해서 단어는 예문을 통한 학습이 가장 필수적이다. 원어민 강사로서 암기한 뜻과 예문에서 흔히 쓰이는 의미가 다른 경우 지문을 통해 직접 가르쳐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물론, 어휘력만 확장한다고 해서 입시 영어에서 온전히 우위에 있다 할 수는 없다. 기본적으로 탄탄한 문법구조를 보면서 단어의 확장을 함께 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기에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강사의 교육을 잘 버무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


더채움영어학원 Kim Jaerin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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