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 뮤지컬 <스위니토드>

광기와 환희의 복수극이 이렇게 해학적이라니!

이지혜 리포터 2019-10-31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뮤지컬계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히는 걸작이다. 그로테스크한 작품의 전체 콘셉트에 맞게 드라마와 무대, 음악이 유기적으로 완벽하게 결합되어 있고, 공포와 웃음·불쾌한 욕망과 순수한 사랑이 기가 막히게 섞여있다.
극의 배경은 19세기 영국. 주인공은 아내와 딸을 보살피는 가장이자 건실한 이발사였던 ‘벤자민 바커’다. 그가 억울한 15년의 옥살이를 마치고 이발사 ‘스위니 토드’가 되어 고향 마을을 찾아오는 것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터핀 판사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펼치는 이발사 스위니 토드. 스릴러 뮤지컬인 만큼 내용은 매우 심각하고 기괴하지만 그 사이사이 관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며 질펀한 유머 감각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물론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옥주현, 김지현, 린아 등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 덕분에 유머는 더욱 풍성해진다.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독특한 소재로 인해 자칫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2016년 국내 초연 시 영리한 각색과 새로운 연출을 통해 대중화에 성공했고, 이번 2019 무대에서는 신·구 배우들의 화려한 앙상블을 통해 스테디셀러 작품으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발사의 탈을 쓴 악마라고 불리는 악독한 모습부터 러빗 부인의 애정 공세에 질겁하는 깜찍한 모습까지 선보여야 하는 스위니 토드. 조승우가 분하는 스위니 토드는 능숙한 감정 연기와 집중력으로 넘버의 가사도 마치 대사처럼 들리게 하고, 홍광호는 독보적인 음색과  넘버의 강약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탁월한 기량으로 스위니 토드의 이야기를 더욱 드라마틱하게 전한다. 여기에 또 다른 스위니 토드, 박은태는 언제나처럼 철저한 분석과 성실한 연습으로 복수의 광기에 사로잡힌 스위니 토드의 다채로운 심경을 전달력 높게 표현한다.



러빗 부인 역의 옥주현, 김지현, 린아 또한 능청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을 적절히 배합해 관객들의 미소를 자아낸다. 끊임없이 스위디 토드에게 대시하는 러빗 부인. 2016년에도 호흡을 맞췄던 조승우·옥주현의 케미는 올해 더 능청스러워졌지만 아쉽게도 옥주현의 무대는 11월 24일로 끝났다.



인육을 먹는 도시 괴담이야기나 끊임없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사이코패스 같은 설정. 뒤틀린 남녀 관계의 불편함 속에서 그로테스크한 무대 배경이나 음악은 계속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끝내 깨닫게 되는 사랑. 뮤지컬 <스위니토드>는 시대를 뛰어넘는 메시지로 보는 이들이 각자의 상황과 입장에 따라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공연장 : 샤롯데씨어터
공연기간 : ~2020년 1월 27일
문의 : 오픈리뷰(주) 158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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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리포터 angus7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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