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20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알아둬야 할 ‘치과 수술’ 상식 1]

아이들의 치과 수술 비교적 간단하지만, 치과의사와 신뢰 쌓는 것이 중요

양지연 리포터 2019-08-29

노년의 삶이 길어지면서 ‘80세까지 20개의 치아를 간직하자’라는 의미의 ‘8020운동’은 이제 ‘9020운동’으로 진화했다. 물론 치아에 관한 대세론은 임플란트다. 하지만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전, 자연치아를 살려 쓰기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수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9020운동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꼭 알아둬야 할 치과 수술에 대해 일산 리빙웰치과병원 김현철 병원장(치의학박사)의 상세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영구치 나오는 시기 늦어지면 간단한 수술로 유도

치과는 11개의 과로 세분화됐는데 그중 구강악안면외과와 치주과, 이 두 과가 수술을 담당한다. 치주과는 치아와 관련된 주위 잇몸만을 수술하는 반면, 구강악안면외과는 수술 부위가 더 넓다. 눈부터 목까지, 악안면삼각대라고 표현되는 부위를 수술한다. 치과 치료 전체를 보면 수술 환자는 많지 않다. 하지만 치과 질환으로 인해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수술은 ‘살을 열었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이 의미는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이 중엔 유치가 너무 일찍 빠져 영구치가 못 나오는 경우가 있다. 유치가 일찍 빠지면 영구치 치배(치아의 싹) 위에 뼈가 자라게 된다. 그러면 영구치는 치배를 뚫고 나와야 해서 치아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간이 오래 걸려도 적합한 시기에 치아가 나오면 수술을 안 해도 된다. 하지만 치아가 못 나올 것 같다 판단되면 뼈를 열어서 치아가 나올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줘야 한다.
치아가 나오는 걸 ‘맹출한다’고 하는데 영구치나 사랑니 모두 동일한 기전으로 맹출한다. 치아의 맹출 기전을 살펴보면 치배는 처음 치아 모양에 해당하는 부위, 크라운을 먼저 만든다. 치아의 가장 끝에 법랑질이 있고 그 속에 상아질, 또 그 속에 신경이 들어있다. 신경 속에 들어 있는 세포는 계속 상아질을 만든다. 아래 뼈를 기반으로 상아질을 만들어주면서 치아를 밀어 올리고, 이 과정을 반복하며 치아가 솟구쳐 올라온다. 그런데 뼈가 막고 있으면 미는 힘이 약해 치아가 뚫고 나오지 못한다. 이때 간단한 수술로 씹는 면 위에 구멍을 만들어주면 된다. 살을 째주는 방법으로 마취 주사를 놓고 칼로 째거나 아니면 레이저를 이용해 마취하지 않고 살에 구멍을 내주면 2~3주 후에 치아가 나오게 된다.


과잉치 방치하면 영구치 훼손

이는 치과 수술 중 가장 간단한 수술이다. 그런데 만약 뼈가 두터워 뼈를 열어줘야 한다면 이때는 교정과와의 협진이 필요하다. 잇몸 측면에다 구멍을 뚫은 후 교정 장치를 이용해 치아가 나올 수 있게 유도한다. 그러면 살 속에 묻혀 있던 치아 모양 그대로 올라온다. 이 수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잇몸을 잘 만들어줘야 한다. 잇몸은 핑크빛으로 치아에 부착된 부착 치은과 움직이는 점막인 가동점막, 두 가지가 있다. 치아 옆에 가동점막만 있으면 잇몸질환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치아가 나오면서 부착치은과 가동점막이 잘 만들어지도록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례에 해당하는 초등학생이 꽤 많은 편이다.
치과를 방문해 엑스레이를 찍으면 제3대구치 즉, 사랑니의 치배가 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사랑니를 뽑아줘야 하나 고민하는 부모가 많은데 주기적으로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판단이 선다. 치배가 자라는 방향을 살펴보면 되는데 만약 치배가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자라면 빨리 뽑는 게 좋다.
유치는 보통 20개가 있고, 영구치는 28개가 있다. 엑스레이를 찍어봤을 때 28개보다 많은 32개가 있다면 사랑니가 포함된 것으로 본다. 그런데 이외에 앞니 천장 쪽이나 앞쪽 아랫니 밑에 치배가 있다면 이를 과잉치로 본다. 과잉치는 적절한 시기에 빼야 한다. 과잉치로 인해 잇몸에 물혹이 생길 수 있고 그럴 경우 영구치가 손상될 수 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중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 과잉치를 발견하게 되면 바로 발치하는 것이 좋지만 나이가 어리다면 추적 관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치과 의사와 신뢰를 쌓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이의 마음을 살피고 대화가 될 정도로 친밀감이 생기면 부분마취로 해결이 가능하다. 어린 아이들의 치과 치료에 전신마취를 하는 사례가 있으나 전신마취를 선호하는 부모는 없다. 게다가 전신마취보다 부분마취가 훨씬 더 안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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