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람은 참 인간적이야.” “우리 인간적으로 하자.” 우리는 가끔 ‘인간적’이라는 말을 쓴다. 어떤 뜻으로 이 말을 쓰는 걸까? 맹자는 사람은 누구나 도덕성이 있다고 보았고, 우리가 말하는 ‘인간적’이라는 말에도 이러한 의미는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그냥 쓰는 말이지만, 여기에는 이미 맹자의 철학이 녹아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문학은 본래 문사철, 다시 말해 문학과 역사, 철학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 세 학문의 공통점은 인(人), 사람과 관련이 있다. 사람의 삶의 모습을 그리는 문학과 사람의 흔적을 밟아가는 역사, 그리고 사람의 사고와 세계관을 탐구하는 철학은 모두 사람에 관한 학문이다. 그런데 사람에 관한 학문이라면서 인문학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인문학은 왜 어려울까? 아니, 인문학은 왜 어려워야 할까?
학교 다닐 때 ‘공부’는 많은 경우 억지로,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의무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외우기 바빴던 교과서 속 글들은 그냥 글자가 아니라 삶 속에서 솎아낸 살아있는 경험 그 자체라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 첫사랑에 가슴 두근댈 때서야 소설 ‘소나기’ 속 소년의 순수한 마음이 가슴에 박히고,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고민할 때서야 옛사람들의 삶을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우리의 삶은 경험으로 무르익고, 인문학은 이 경험에 의미를 더 한다.
인문학의 존재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 삶을 끌어안고, 내 삶의 경험에 의미를 이끌어내며, 지금보다 더 좋은 삶을 위해 노력해나가는 그 즈음에. ‘내 삶은 그 때 그런 일이 있었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일로 인해 ‘나는 이렇게 변했다’로 나아가는 것이고,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그래도 여전히 어렵지 않을까? 지루하진 않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일상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지적 체험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문학은 이제 문사철을 넘어 더욱 다양한 방면으로 확대되어 우리 삶과 맞닿아있는 모든 분야를 아우른다. 그러니 이제는 이렇게도 한 번 물어보자. 정말 의미가 있을까? 정말 내 삶에 도움이 될까? 지금 내 삶을 의미 있는 변화로 이끌어가고 싶다면 인문학의 문을 두드려보자. 뜻을 품고 행동하는 것 역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능력 가운데 하나다.
이애란 교육팀장
인문예술학당도도
문의 02-564-5506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