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든 국내든 어디로든지 떠나야할 것만 같은 휴가철이다. 하지만 멀리 가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서울 근교 당일치기 여행도 좋다. 강남에서 차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물과 꽃의 정원 ‘세미원’. 청초하게 피어난 연꽃들이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철따라 꾸미는 사계 문화제
세미원의 이름은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옛 성현의 말씀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경의중앙선 양수역 근처 한강변에 위치한 세미원은 수질정화기능이 뛰어난 연꽃이 주를 이루지만 봄(봄빛정원문화제), 여름(연꽃문화제), 가을(수련문화제), 겨울(겨울빛문화제) 등 각 계절에 맞게 정원을 꾸며 언제 가도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인 요즘은 연꽃문화제가 한창이다. 세미원 입구에 위치한 ‘연꽃박물관’을 대강 훑어본 후 ‘불이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섰다. 안내 지도에는 이동경로를 상(빨강), 중(주황), 하(파랑)로 구분하고 있는데 우리 일행은 주황색 길을 따라 천천히 구경하기로 했다.
낭만적인 징검다리를 건너니 ‘국사원’이라는 정원이 나오고 시원한 물줄기를 뿜고 있는 ‘장독대 분수’가 나타난다. 진행 방향 왼쪽에는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 ‘페리 슬로컴’ 박사의 가족이 와서 직접 심었다는 ‘페리기념 연못’이, 오른 쪽에는 하얀색 연꽃이 흐드러지게 핀 백련지, 연분홍 색깔의 홍련지가 황홀하게 펼쳐진다. 넓게 피어난 연잎 사이로 청초한 모습을 드러낸 연꽃들이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 사람들은 연신 스마트폰을 눌러대기 바쁘다.
백련과 홍련의 조화, 연꽃정원
일심교를 건너 전통놀이 한마당, 세족대를 거쳐 야외 공연이 한창인 공연장 벤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다소 서툴긴 하지만 라이브로 들려주는 옛 노래들이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마음을 씻는 길 ‘세심로’를 따라 사랑의 연못을 지나 ‘세한정’에 이르렀다.
세한정은 추사 김정희 선생과 제자 이상적의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일명 ‘약속의 정원’이다. 이어 정조시대의 배다리를 재현한 ‘배다리’를 건너 두물머리로 향했다. 사진작가들이 안개 낀 한강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새벽부터 찾아온다는 두물머리는 나루터이자 남한강 수운의 하항(河港)이었다. 두물머리 한가운데에도 연꽃이 피어 있었다. 한강변을 따라 걷다보니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보인다. 두물머리의 명물 ‘연잎핫도그’를 먹기 위한 줄이었다. 20여분을 기다려 마주한 핫도그는 유명세만큼이나 양도 푸짐하고 맛도 좋았다.
물가를 따라 산책하면서 사진도 찍고 카페에 들러 커피도 마셨다. 다시 배다리를 건너 세미원으로 들어와 빅토리아 연못, 유상곡수, 열대수련연못 등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산책로에는 세미원 연꽃문화제 작품전(9월 30일까지)도 열리고 있다. 연꽃과 함께 쉬며 가며 힐링하기에 좋은 곳, 세미원을 찾는 이유다.
TIP 세미원 연꽃문화제 이용 안내
•기간: 6월 21일(금)~8월 18일(일)
•입장시간: 오전 7시~오후 10시 (야간개장), 휴관일 없음
•주소: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양수로 93
•주차: 무료주차 가능
•요금안내
-일반 성인 : 5,000원
-우대 : 3,000원(6세 이상 어린이, 청소년, 만 65세 이상, 장애인 4~6급), 단체 등
-무료 : 5세 이하, 장애인1~3급 본인 및 동반 보호자 1인, 국가유공자 및 배우자, 현역사병, 기초생활수급자 1종 대상자(서류 지참), 의사자 및 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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