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신 총장, 공금 2억8천여만원 유용혐의로 검찰 고발

교비에 영수증 남기지 않아 '로비자금' 의혹도

지역내일 2000-07-25
부자지간의 총장 세습과 교권탄압 등으로 장기간 학내분규에 휘말리며 대학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왔던 대구 계명대가 총장의 판공비 유용 혐의를 둘러싸고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계명대 교수로 재직하다 해직된 이호형, 한철순 씨 등은 지난 15일 이 대학 신일희 총장을
판공비 유용 혐의로 대구지검에 고발했다.

이씨 등에 따르면 신 총장은 지난 96년부터 지난해까지 기관운영판공비 중 2억8천7백50만원
을 사용하고도 공적으로 집행했다는 증빙서류를 남기지 않아 남대구세무서로부터 1억6천9백4십5만9천원의 소득세를 추징 당해 공금을 사적으로 집행했다는 의혹을 강하게 받고 있다.

한씨는 "교비를 쓰고도 영수증을 남기지 않은 것은 신총장이 판공비를 사적으로 썼다는 뜻
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지난해 교육부가 실시한 계명대 감사 결과를 보더라도 신총장
은 영수증이 없거나 사용내역이 불분명한 업무추진비를 무려 2억여원이나 지출한 사실이 있
어 이 부분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공비는 공적 용도로 사용했음을 증명하는 영수증과 사용내역이 첨부될 경우 세금을 부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와 관련, 남대구세무서 측은 계명대에 판공비 사용내역과 영수증을 보내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혀 세무당국이 영수증 없는 판공비를 총장의 개인 소득으
로 인정해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계명대 당국은 판공비를 개인용도를 쓴 일이 없으며 사용내역도 학내에 보관돼 있다
고 해명하고 나섰다.

이 대학 양재희 경리과장은 "사용내역과 영수증은 총장비서실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다만
총장의 판공비 사용내역은 학교 내규에 따라 비공개로 할 것으로 규정돼 있어 제출하지 않
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계명대가 판공비 사용내역을 세무서에 제출하지 않을 사실을 두고 일각에서는 판공비
가 계명대 분규과정의 로비성 자금으로 쓰여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계명대의 예산담당부서에서조차도 판공비의 지출내역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는 사실이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교육부 특별감사에서 계명대의 총장
판공비의 사용내역이 문제가 되자, 이 대학 예산담당부서장은 "판공비는 비서실에서 일괄
관리해 사용내역을 알지 못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성홍식·신일용 기자 hss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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