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건강검진을 받았으나 저체중을 제외하면 별 이상은 없었다. 그런데도 앉았다 일어날 때마다 눈앞이 아득해지고 어지러우며 간헐적 두통이 생겨 건강에 적신호는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전문의에게 진료 받은 뒤 기능의학 검사로 자율신경계 및 세포 활성도를 통해 현재의 몸 상태를 점검할 수 있다기에 검사를 받기로 했다. 과연 내 건강은 어떤 상태일까?
검사 받아야 할 항목 점검하기
검사에 앞서 각 검사 항목이 몸의 어떤 기능을 점검하는 것인지 설명을 들었다. 기본적으로 내가 무슨 검사를 받는지 정확히 아는 것부터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기능의학 검사 항목은 여러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내 경우, 종종 앉았다 일어나면 앞이 깜깜해지고 어지러운 기립성 어지럼증과 간헐적 두통, 오랜 노트북 작업으로 인한 목, 어깨, 등, 허리 부위의 미약한 통증이 있는 정도다.
① 혈액검사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것은 감염이나 빈혈 같은 혈액학적 소견을 비롯해 심혈관 기능, 소화기계, 호흡기계, 간담도계, 신장, 호르몬계, 면역과 염증, 영양소 불균형, 유해 물질과 산화 스트레스, 음식 알레르기 등이다.
② 족저경(podoscope) 검사 발바닥 ‘풋 프린트’를 찍어 전신의 체중을 받아 지면으로 분산시키는 발이 어떤 모양으로 보상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이다. 이 검사를 통해 기본적으로 정상 발, 평발, 요족 등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또, 전신 체형 분석을 통해 지면과 수직 방향의 중력선에서 기울기를, 머리, 어깨와 골반의 기울기, 종아리와 발목의 각도를 확인해 이상 유무를 검사한다.
③ 동적 족저압 측정(dynamic foot pressure) 검사 ‘풋 스캔’을 통해 발바닥, 족저 압력의 불균형, 보행 및 보행 자세, 균형 감각 등을 확인하는 검사이다. 일차적으로 보행 시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을 측정해 자세와 체형의 부정렬 상태를 점검한다.
④ 자율신경계 검사 자율신경계 검사는 스트레스와 그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생물학적 지표인 심박 변이도를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이다. 심박 변이도는 단순히 심혈관계 기능만을 보는 검사가 아니라 신체의 생리적인 반응을 심박 변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점검하는 검사 방법이다.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긴장이나 불안, 우울과 같은 심리적인 상태, 세포의 건강도 및 영양상태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검사과정 체험기
혈액검사 외에 족저경 검사, 동적 족저압 측정 검사, 자율신경계 검사는 모두 생소한 검사이다. 생애 처음으로 받는 검사인만큼 몸이 먼저 잔뜩 긴장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최대한 심신을 안정시킨 상태로 호흡을 가다듬고, 먼저 족저경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는 마치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것과 비슷하지만 그것과는 또 다른 검사다. 척추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등 뒤를 찍고, 목과 어깨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옆으로도 사진을 찍었다. 그다음 투명한 유리 상자처럼 생긴 검사기기에 올라 족부 검사를 진행했다.
다음은 동적 족저압 측정 검사로 레일 위를 걸으며 왼쪽, 오른쪽 발의 압력과 한발씩 섰을 때의 균형감각 등을 검사했다.
마지막으로 자율신경계 검사를 받았다. 검사실 침대에 누워 양 손, 양 발에 장치를 붙인 상태로 편안하게 호흡하면 된다. 이 외 인바디 검사를 통해 체성분과 골격근‧지방, 세포외 수분비, 부위별 근육 양 및 비만 유무 등을 확인했다.
검사 결과 듣기
모든 검사가 끝난 뒤 주치의로부터 검사 결과를 듣는 시간, 혹시 몸에 큰 이상이 생겼을까 내심 불안한 마음으로 진료실에 들어섰다. 검사 결과지를 받고 보니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세포 건강도 및 영양 상태와 자율신경 균형 검사(스트레스 검사), 목‧척추, 발&자세 결과였다.
<세포 건강도 및 영양 상태>
세포막을 통한 전기신호 변화의 값이 기준 값 6.5보다 낮은 5.9로 연령에 비해 약간 떨어지는 상태이며, 에너지 저장능력을 알 수 있는 항목 역시, 기준 값인 641보다 낮은 477이었다. 결과상의 수치는 어떤 상태를 의미하는지 전문의 소견이 궁금했다.
마음편한유외과 조준호 원장은 “세포막을 통한 전기신호 변화의 값이 높을 수록 많은 양의 건강한 세포막과 체세포 덩어리지만, 이보다 낮아 연령에 비해 약간 떨어져 있는 상태로 필수지방산의 보충이 필요한 상태이다. 에너지 저장능력 수치 역시 미토콘드리아 수가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진 상태로 항산화제와 비타민B군의 보충이 필요한 상태”라고 경고했다.
결과지에는 저체중과 더불어 ‘영양부족’ 항목이 여러 개 표시되었다. 이로 인해 앉았다 일어나면 자주 어지럼증이 생기기도 하고,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세포 내 수분은 우수한 상태였다. 건강한 세포는 본래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세포막 안에 유동체를 보유하고 이어 일반적으로 체내 수분의 2/3가량 되는 물을 세포 내에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세포 외에서 세포 내로 물이 이동할 때 에너지가 필요하며, 세포 내 물이 우수하다는 건 에너지를 잘 생성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자율신경 균형 검사 - 스트레스 검사>
자율신경계 균형 검사 결과, 자율신경 활성도는 커트라인으로 정상 수치였지만, 자율신경 균형도는 블균형에 진입한 수치였다. 전반적인 스트레스 저항도는 나쁨과 정상의 경계, 대신 피로도는 이미 나쁨으로 들어서 ‘피로도가 약간 높음’으로 나왔다.
조준호 원장은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균형을 보면 수면의 질이 매우 나쁜 편”이라며, “우리 몸을 일정한 상태로 유지해주는 자율신경계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본적인 생활습관의 변화를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발&자세 검사>
글쟁이 직업이 준 영광의 상처라면 상처일 수 있는, 목뼈의 불안정함과 척추의 휨, 양쪽 골반 길이의 차이 등을 결과지를 통해 확인했다. 수시로 찾아오는 근막통증증후군의 원인이 직업병 때문이라면, 지금까지 유지해온 나쁜 자세를 당장 바꿔야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수반되는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특히 목뼈의 틀어짐으로 인해 조금만 무리하면 간헐적 두통이 나타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족저경 검사 결과, 오른발은 일반 발이지만 왼발은 ‘요족’이 감지됐다. 조준호 원장은 “발바닥 안쪽의 아치가 정상 범위보다 높이 올라가 있어 발이 지면의 충격을 크게 받으므로, 추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상태이다. 이 경우 보행 및 치료 시 적용하는 족부 보조기나 깔창 등 적절한 치료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검사 결과지를 받아 들고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진다. 아직은 젊다고, 건강하다고 자부하며 생활해왔건만 ‘무지의 소치’임을 실감한다. 건강 이상이 감지된 부분은 전문의에게 치료받으면 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까지의 나쁜 생활습관도 함께 바꿔야 한다는 점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라’는 말처럼 현재 불안정한 건강 상태를 확인했으니 앞으로가 더 중요함을 여실히 실감하며,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건강을 지켜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굳건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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