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적분이 어려운 문과 수험생을 위한 세 가지 조언

지역내일 2019-05-08

유명 자사고의 A학생은 내신 성적은 좋지만 모의고사만 보면 수학에서 고난도 문제를 풀지 못하고 2등급을 받다가 수능에서 결국 3등급을 받고 재수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지만 머리가 좋은 B학생은 국어와 영어에서는 빠르게 자신감을 갖게 되었지만 수학 공부의 방향성이 잡히지 않아서 고민 중이다. 작년까지 수포자였던 C학생은 공식을 열심히 암기하면서 기출문제집을 3번이나 풀었지만 새로운 문제를 보면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자괴감에 빠진다고 한다.
재수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만나게 된 위 학생들의 공통점은 미적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문과 학생이라는 것이다. 사실 거의 모든 학생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학 특히 미적분은 수능을 대비하는 문과 학생들에게 가장 넘기 어려운 벽이라고 할 수 있다.
문과 학생들이 미적분을 어려워하게 되는 것은, 이과 수학 중심인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도 그 이유가 있다. 미적분1이 문과만을 위한 교과서가 아니라 이과 학생들이 미적분2를 배우기 전에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중간과정이다 보니, 문과 학생들에게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수식 위주로 채워져 있다. 그 결과 많은 문과 학생들이 직관적으로 함수와 미적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식과 유형 암기 위주로 공부하다가 시험에서 좌절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과학생들이 미적분을 정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분의 핵심인 ‘변화율’을 이해하자

미적분을 잘하려면 먼저 ‘변화율’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미적분1의 1-2단원인 ‘수열과 함수의 극한’은 개념을 이해하기 쉽지 않고 문제가 상당히 어렵다. 그렇다 보니 1-2단원에서 씨름하다 보면 미분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리게 될 수 있다. 따라서 1-2단원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극한에 대한 핵심적인 개념과 기호들만 이해하고 나서 3단원인 다항함수의 미분법으로 넘어가는 것이 좋다.
3단원에서는 미분계수와 도함수에 대해서 배우게 되는데, 만약 미분을 이미 배웠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의 핵심 개념인 ‘변화율’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면, 반드시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는 선생님을 찾아가서 물어보거나 인터넷 강의 등을 이용해서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 부분이 어렵다고 적당히 넘어가게 되면 그 이후 단원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고,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2등급 이상을 받기가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개념은 기본, 그리고 연습이 필요하다

미분을 이해하고 나서도 문제풀이가 어려운 이유는 함수에 대한 연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수학에는 암기만으로도 문제를 풀 수 있는 단원도 있지만, 개념을 이해하더라도 많은 연습이 필요한 단원이 있다. 그래프 그리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 함수와 관련된 단원이 대표적이다.
만약 이차함수나 무리함수처럼 기본적인 함수에 자신이 없다면 수1과 수2에서 다루는 함수를 복습해야 하고, 평행이동과 같은 함수의 변환에 자신이 없다면 수1의 ‘도형의 방정식’ 단원을 다시 보는 것이 좋다. 함수를 연습하는 방법은 문제집을 푸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형태의 함수의 식을 직접 써 보고 그래프를 반복해서 그려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문제집에 있는 문제들을 풀다 보면 오히려 지엽적인 내용들이 뒤섞여서 함수에 대한 기본적인 연습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미적분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기초부터 모두 잡아야 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미적분1에서는 미분의 기본 개념뿐만 아니라 ‘도함수의 활용’ 이나 ‘정적분의 활용’ 단원에서도 배워야 하는 개념들이 많아서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본인의 실력에 맞는 기출 문제를 반복해서 풀어 보면서 자신이 취약한 부분이 발견됐을 때에 적절히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약점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나만 특별히 못한다고 생각하지 말자

마지막으로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문과 고3학생의 경우 6월 모의평가에서 처음으로 ‘다항함수의 미분’이 시험범위에 들어간다. 그런데 6평부터는 졸업생들이 함께 시험을 치기 시작하기 때문에 그동안의 성적보다 떨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수능을 준비한 기간이 짧은 재학생이 6월에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시험에 새로 등장한 미분 문제를 다수 틀리고 결과적으로 등급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는 미적분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그렇지만 미적분이 어려운 것은 모든 학생들이 마찬가지이고, 꾸준히 3개월 정도 미적분에 집중하다 보면 9월 모의고사부터는 격차가 많이 좁혀져서 크게 불리할 것도 없게 된다.
따라서 어렵다고 좌절하거나 회피할 것이 아니라, 어렵기는 해도 다른 학생보다 조금만 더 빨리 시작하고 더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문과 수학은 누가 더 수학을 잘하는가보다는 누가 더 빨리 시작하고, 누가 더 끝까지 버티는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5월1일(수) 칼럼 내용 중 “주의할 점은 수2를 완벽하게 끝내고 미적분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라는 문장은 편집과정에서 잘못 표기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필자가 작성한 원문은 "많이 하는 오해는 '수2를 완벽하게 끝내고 미적분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입니다.


목동 수시 논술 토마스 아카데미
수학 대표강사 이승효

교육문의 02-2061-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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