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증후군은 ‘새 학년이 되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증세’라고 일컬어진다. 그 말이 무색하지 않게 3월과 4월이면 부쩍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이 늘고 그 어려움이 계속되면 학교생활을 이어나가기 힘든 상황으로까지 발전한다고 하는데, 요즘 학생들이 많이 겪는 학교생활의 어려움과 대처법, 그리고 그에 대해 지역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곳을 알아보았다.
(도움말 고양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 박은진 센터장, 고양교육지원청 Wee(위)센터 최윤서 상담교사)
3, 4월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더욱 커
신학기가 되면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실제로 고양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나 Wee센터 등에 문의나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는다고 한다. 심하면 학교 가기 전부터 복통이나 다른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하는 학생이 있고 어려움이 계속되면 학교생활을 중단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학기뿐 아니라 평소 학교생활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데 그 어려움은 초등저학년, 초등고학년과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인 경우 행동 조절이나 학교생활 적응에 힘든 경우가 주를 이루고 대체로 힘들어하는 부분이 눈에 드러나지만, 초등고학년과 중학생 그리고 고등학생은 우울과 불안 같은 심리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더 많고 그 어려움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중학생인 경우는 학습 부담과 함께 또래 관계 그리고 고등학생의 경우 성적과 진로에 대한 고민, 어려움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학생은 또래 관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경우에는 처음에 기대했지만 ‘역시나 힘들구나’ 하는 무력감을 느끼고 마음 둘 곳이 없어지면서 그 힘든 마음이 다양한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새 학년 신학기에는 확실히 학생들이 많이 힘들어합니다. 3월부터 상담문의가 많고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학생들도 있는데 원인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과거에 힘들었던 것들이 쌓여있거나 소심하고 관계 맺기에 서툴거나 마음이 힘든 상태에 있는 경우지요. 특히 고학년으로 갈수록 실제로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박은진 일산 백병원 정신의학과 전문의 & 고양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 장)
스트레스와 고민 등으로 어려움 겪는 청소년 실제로 많아
요즘은 사회가 빠르게 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이 더 많아지고 문제와 고민의 다양성이 넓어지고 깊어지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증가하지만 반면에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친구 관계에서 좋은 경험을 하지 못하고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등을 경험하게 되면 불안과 걱정으로 짜증과 반항이 심해지고 부모와의 관계에서도 이해받지 못하고 단절되면서 스마트폰이나 게임 등에 빠지게 된다. 또 거기에서 경험하는 사이버 폭력이나 따돌림으로 지난해 유행처럼 번졌던 자해 등 다른 문제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 “청소년들이 사춘기 변화가 오면서 정상적으로 신체나 정신 발달 면에서 몸은 성숙하고 충동성이 많아지지요. 그러한 시기 부모와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는데 그 관계가 점점 악화되거나 친구와의 관계도 나를 지지해주고 끌어주는 것이 아닌 또래 압력을 따르게 되거나 단절되는 경험을 하다 보면 너무 힘들고 불안하니까 건강한 공격성이나 에너지들이 좋은 쪽으로 가지 못하고 거칠고 위험한 방법으로 드러나지요.” (박은진 센터장)
이러한 상황은 2017년 서울대 병원 주관으로 시행한 서울시, 고양시, 대구광역시, 제주도 초중고 학생 약 4천 명의 정신건강 상태 조사 결과에서도 청소년들이 특히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고 그 중 대략 2%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은 가벼운 것이 아닌 정말 도움이 필요한 정도라는 것이 드러났다.
가정에서의 관심이 가장 중요....가정, 학교, 마을공동체 모두가 협력해야
학생들이 이러한 어려움을 겪고 고통을 호소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부모와 자녀 관계다. 먼저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과 아이의 의사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 그리고 시대 변화에 따른 관계, 놀이 문화 변화에 대한 이해와 그것에 공감하려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한,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정서나 신체 두드러진 변화가 있다면 초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무엇보다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어려움을 겪는 다양한 상황을 학생 개인적인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가정, 학교, 마을공동체 모두가 소통과 협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양교육지원청 Wee센터 최윤서 상담교사는 “아이마다 각기 다른 기질, 및 성향을 지니고 신체, 인지, 정서 등의 발달 속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여러 요인으로 자신만의 색을 지니게 되고 그것이 드러나는 것이 ‘성장’의 한 과정이다”라고 “아이들의 성장 과정 중 일부 드러나는 어려움을 ‘문제’라고 인식해 모든 학생, 학부모들에게 똑같은 예방 및 해결법을 제시하기보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가장 ‘자기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가정을 비롯해 교육공동체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고양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 박은진 센터장은 “가정에서 아이들이 힘들다고 표현할 때 먼저 그것을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아이들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수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왜 힘드나, 뭐가 힘드나’라는 반응이 아닌 받아주고 인정해주며 그 아이에게 맞는 도움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아이 개인으로 돌아가 그 아이가 실제로 어떤 것을 어려워하고 어떤 경험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결과만을 보고 단편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됐는지를 생각해보고 아이와 부모, 가정을 돌아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와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도움 받는 것이 필요
어려움을 혼자서 해결하기 힘들 때는 또한 학교와 지역 기관을 비롯한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필요하다. “아이들이 고민이 있거나 힘들 때 부모가 다 해결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진로와 학교생활 관련해서는 Wee센터 등에서 도움을 받는다든지 마음이 힘들 때는 주변 기관에서 부담 없이 상담받을 기회를 주는 것이 아이에게 많은 도움이 됩니다. 또한, 어려움이 있어도 한 번도 얘기해본 적이 없다는 아이들이 많은데 자신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극복해 나간 경험은 아이가 살아가는 데 힘이 되지요.” (박은진 고양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 장)
고양교육청지원청 Wee센터에서는 관내 161개 학교 중 104교에 Wee클래스를 운영하며 전문 상담교사가 상주해 학생들의 심리·정서적 안정과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다. 다양한 고민을 해결·예방하고자 학생 및 학부모를 대상으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매년 3월, 9월 신학기 적응을 위한 상담주간을 연다. Wee클래스가 없는 학교를 우선으로 찾아가는 신학기 적응프로그램이 열리는데 올해는 ‘나의 아름다운 정원’이라는 주제로 집단원예프로그램을 하고 있고 센터 방문 상담도 진행한다. 또한, 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 학업중단 예방 특별 프로그램과 센터에서는 방학 기간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프로그램, 꿈 키움 멘토토단 등을 운영한다. 고양시 아동·청소년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는 영·유아부터 청소년까지 발달과 성장에 대한 모든 상담이 무료로 이루어지고 특히, 아동청소년들의 긍정적인 정신건강 문화를 위한 다양한 예방과 치료지원 프로그램과 행사, 교육이 이루어진다. 2016년부터는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마음 건강의 어려움으로 학교생활 적응이 힘든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치유형 대안학교인 ‘경기위더스’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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