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책 읽어주는 교장 선생님 / 해솔중 박상규 교장 인터뷰]

“우리 학교엔 책 읽어주는 교장 선생님이 계셔요!”

지역내일 2019-03-28


▌아침 책 읽어주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6년 해솔중학교 학부모 독서모임인 ‘해솔책엄마’의 권유로 아침 책 읽어주기를 시작했습니다. 평소 책을 좋아하던 터라 흔쾌히 승낙했는데 생각보다 준비과정이 오래 걸리고 품이 많이 들었죠. 행정일을 처리하며 책 읽어주기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아 2년차 때는 그만둘까도 생각했지만 열심히 활동하시는 학부모님들을 뵈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지금껏 계속하고 있어요(웃음). 이젠 퇴임할 때까지 이어가려 합니다. 


▌어떻게 책을 읽어주시나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고른 뒤 제가 먼저 몇 회독을 해봅니다. 그런 뒤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정리를 합니다. 아침 책 읽어주기 시간이 10분이라 그 시간 내에 책 속 메시지와 제 생각을 곁들여 책을 소개합니다. 제가 읽어준 책은 학교 도서관에 몇 권씩 비치해서 관심 있는 학생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합니다. 올해는 고도원 작가의 <꿈 너머 꿈>이라는 책을 소개하려 준비중입니다. <꿈 너머 꿈>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꿈을 성취한 뒤 성장을 위한 노력을 멈추거나 허무감을 느끼는 사람에게 전하는 메시지인데요, 일차적인 꿈을 이룬 뒤 그 너머에 있는 꿈은 사회에 베풀며 살아가는 이타적인 꿈이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외에도 <그래도 행복해 그래서 행복해>, <감정코칭> 등의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읽어주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교장이라는 직책을 갖고 일하다 보면 학교에 있어도 교육 현장과 조금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4년째 책 읽어주기를 하면서 전 학년 학생들의 반에 들어가보니 학생들과 만나는 기회가 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도 한층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학생들과 만나는 창구를 좀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에 체험학습관련 업무를 교장과 교감의 업무로 전환했습니다. 담임 교사들은 수업과 행정 업무만으로도 늘 바쁘기 때문에 제가 체험학습 업무를 맡으면서 학생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또 방학 때에는 전학년을 대상으로 책 한권을 지정해 독후감 과제를 냅니다.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고 있는데 그중 좋은 작품을 선발해서 상도 줍니다. 책은 학생들의 꿈과 진로, 교육에 관한 최근 책들을 선정하는데 이 과제가 생각보다 참여율이 높고 학부모들의 호응도 좋습니다. 책을 읽어주며 어떨 땐 이웃집 아저씨 같고 나이 많은 오빠나 형 같이 느껴지면 좋겠어요. 해솔 중에는 철쭉길과 개나리길, 장미길, 사철나무길이 조성돼 있는데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책과 함께 행복하게 자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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