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시술은 국내에서 이미 보편화한 시술이다. 치과의사 대다수가 할 수 있는 시술이며, 환자들 또한 필요하다면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임플란트 시술을 적극 받아들인다. 임플란트 및 관련 장비에 대한 국내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그런데도 누군가에게 임플란트는 실패의 기억이 되곤 한다.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임플란트를 심는 곳의 잇몸뼈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플란트를 튼튼하게 심기 위해 꼭 필요한 잇몸뼈 확보에 대해 치의학박사인 일산 리빙웰치과병원 김현철 병원장의 상세한 설명을 들어보았다.
임플란트 크기보다 3~4mm 여유 공간 필요
임플란트가 박혔을 때 잇몸뼈 제일 위에 해당하는 부위는 보철물이 끼워지는 자리이다. 이 자리는 임플란트가 심어진 후 옆에 뼈가 충분해야 한다. 그래야 임플란트를 오랫동안 안전하게 쓸 수 있다. 임플란트를 배웠던 1980년대에 미국 유명 치과의사가 한국에 와서 강의를 했다. 당시 그 의사는 뼈 자리가 5mm 정도면 임플란트 하나를 심을 수 있다고 했다. 이는 볼과 혀 사이의 거리 정도다. 그런데 1990년대 초엔 뼈 자리가 6mm의 폭은 돼야 임플란트를 심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다가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뼈 자리가 7mm 폭은 돼야 작은 임플란트 하나를 심을 수 있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전해졌다. 작은 임플란트라면 3.75~4mm 크기를 말한다.
교과서적으로 보면 임플란트를 심었을 때 양쪽 뼈가 최소한 한쪽은 1mm, 다른 한쪽은 2mm의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한다. 임플란트를 심은 후 씹는 힘을 제일 많이 받는 곳은 잇몸 상단 부위로 안정적으로 음식을 씹으려면 여유 공간이 확보돼야 한다. 즉, 임플란트 크기보다 3~4mm의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서양인보다 턱뼈가 좁다. 그래서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치과의사들이 잇몸뼈 만드는 방법을 늘 연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뼈 자리 확보하며 빠른 회복 돕는 방법
임플란트를 심을 때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뼈를 벌리는 방법을 쓴다. 뼈의 폭이 3mm밖에 안 되는 환자가 있다. 이 환자에게 임플란트를 심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물론 잇몸뼈 옆에 뼈 만드는 재료를 붙여도 된다. 그러나 더 좋은 방법은 환자가 가진 뼈를 살짝 벌려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예전에는 망치로 쳐서 뼈를 벌렸으나 지금은 전용 기계가 나와 기계를 이용해 뼈를 벌린다. 그러나 3mm보다 가는, 기계로 벌리기 어려운 2~2.5mm의 경우 먼저 망치로 쳐서 뼈를 조금 벌린 후 기계로 벌리면 뼈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뼈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채 임플란트를 심기 위해 드릴로 구멍을 내면 뼈의 한쪽 벽이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방법으로 뼈를 벌려준 후 임플란트를 심으면 바깥쪽에 원래 내 뼈가 있게 된다. 이건 매우 큰 차이다. 한쪽 벽이 없어진 채로 임플란트를 심으면 심은 후 임플란트 표면이 노출된다. 반면, 뼈를 벌린 후 심으면 임플란트 표면이 뼛속에 있어 노출되지 않고, 덕분에 상처 부위가 더 잘, 더 빨리 낫는다.
뼈 재료 선택에 따라 비용과 예후 달라져
뼈 공간을 확보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잇몸뼈 옆에 뼈 만드는 재료를 붙이는 방법도 있다. 이때는 뼈 옆에 붙이는 뼈 재료가 좋아야 한다. 뼈 재료 선택은 임플란트 수술비용과 관계가 있다. 같은 임플란트를 심는데 비용 차이가 있다면 뼈 만드는 재료의 차이 때문일 수 있다. 뼈는 뼈 재료를 징검다리처럼 타고 올라 뼈를 자라게 하는 전도기능과 뼈 만드는 세포를 활성화해 뼈를 빨리 만들게 하는 유도기능을 통해 자란다. 이 전도기능과 유도기능은 내 뼈가 아니더라도 뼈 재료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반면, 뼈를 자라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기능으로 세포 형성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자가골을 이식했을 때 제일 활성화되지만 자가골 이식은 아프고 부담스러워 많은 환자가 기피한다. 뼈 재료 선택 시 전도기능만 있는 재료와 전도기능 및 유도기능이 있는 재료는 같은 가격일 수 없다. 환자는 임플란트 시술을 획일화된 시술, 같은 비용으로 생각하지만 뼈 재료에 따라 치료의 질과 예후가 달라지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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