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시는 아메리카노, 좀 지겨워지면 라떼. 달달한 게 당기는 날에는 카라멜마키아또 정도? 카페 메뉴판은 커피가격을 확인하기 위한 용도일 뿐, 익숙한 패턴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다양한 커피종류와 각각이 지닌 개성 있는 맛에 은근히 반하게 된다. 아는 만큼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커피의 향연으로 들어가 보자.
목동 ‘카페 레드 엘리펀트Cafe Red Elephant’
진하고 풍부한 맛! 롱블랙
롱 블랙(Long black)은 커피의 한 종류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주로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뜨거운 물 위에 에스프레소 샷 두 잔을 더해 만드는 롱 블랙은 언뜻 아메리카노와 비슷하나, 에스프레소 샷에 뜨거운 물을 더하는 아메리카노와 만드는 순서가 다르며, 물의 양 또한 적어 더 강한 풍미와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호주의 숏 블랙(Short black)은 기본적인 에스프레소와 동의어이다. 목3동 대로변 1층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 레드 엘리펀트’는 진하고 풍성한 롱블랙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나무색과 빨강, 검정이 섞인 멋스러운 공간에 차분하게 정돈된 인테리어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레드 엘리펀트’는 예전 손님이 지어준 주인장의 별명이라고 한다. 주인장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롱블랙을 알리고 싶어 2,800원의 합리적인 가격에 롱블랙을 판매하고 있다. 라떼 역시 인기가 좋은데 원두부터 로스팅까지 라떼용으로 맞춰 식은 후에도 기분 좋게 살아있는 산미가 일품이다.
위치: 양천구 등촌로 184
문의: 02-6084-3130
목동 ‘클래시빈 카페 classy bean’
위로를 주는 한 모금, 아인슈페너
요즘 카페에서 핫한 메뉴로 떠오르고 있는 아인슈페너. 아인슈페너(einspanner)는 ‘마차를 끄는 마부’라는 뜻에서 파생된 말로, 과거 마부들이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피로를 풀기 위해 마셨던 커피의 한 종류라고 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300년이 넘는 역사를 거슬러 탄생한 아인슈페너는 익히 들어본 ‘비엔나 커피’라고도 불린다. 아메리카노 위에 하얀 휘핑크림을 듬뿍 얹은 것으로, 차가운 생크림과 아메리카노의 씁쓸한 맛이 어우러져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스푼이 따로 나오는데, 올라간 크림을 숟가락으로 먼저 떠먹고 나서 커피를 즐기면 좋다. 오목교 인근에 있는 로스터리 카페 ‘클래시빈’. 원목의 따뜻한 느낌과 흰색 배경이 주는 차분함이 잘 어우러진 이곳 카페의 대표메뉴는 아인슈페너이다. 둥근 잔 위에 둥근 모양으로 퍼진 수제 크림의 달콤함, 질 좋은 원두를 볶아 내린 커피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바나나 브라우니, 솔티카라멜 파운드 케이크 등 인기 디저트 메뉴와 함께 즐겨보시길.
위치: 양천구 목동서로 155
문의: 02-2646-0194
https://www.instagram.com/classybean_
신정동 ‘카페 조율소 Cafe joyulso’
오늘은 라떼 말고 플랫화이트
플랫 화이트(flat white)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에서 인기 있는 커피로 에스프레소에 미세한 입자의 마이크로 폼 스팀밀크를 섞어 만든다. 공식적으로는 뉴질랜드 커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플랫화이트는 카페라떼나 카푸치노와 비슷한데 이 세 가지를 구분할 수 있는 특징은 거품의 비율이다. 카푸치노의 거품양이 가장 많고 플랫화이트의 거품양이 가장 적다. 표면이 평평하다고 해서 ‘플랫(flat)’, 우유의 빛깔 ‘white’가 더해져 플랫 화이트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적은 양의 거품을 스팀기로 쪼개서 만들기 때문에 부드러운 맛이 훨씬 좋고 에소프레소의 진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목동역 인근 목리단길 입구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 조율소’는 맛있는 플랫화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곳. 깔끔하고 빈티지한 외관에 묵직한 원목테이블, 곱게 말린 드라이플라워와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민 공간은 분위기 있는 플랫화이트 한 잔과 잘 어울린다. 적은 우유거품으로도 멋진 라떼아트를 만드는 주인장의 솜씨도 엿볼 수 있다.
위치: 양천구 목동로19길 7 1층
문의: 02-2699-1691/ 일요일 휴무
www.instagram.com/joyulso
목동 ‘노유민 코페 noumincofe’
달콤한, 그리고 씁쓸한 에스프레소 콘파냐
에스프레소 콘파냐는 아메리카노 위에 크림을 올린 아인슈페너와 달리 에스프레소 위에 크림을 올린 커피다. 진한 에스프레소에 달콤한 휘핑크림이 올라가 씁쓸하면서도 달콤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아인슈페너처럼 크림부터 먼저 떠먹고 커피를 나중에 마신다면 평소 에소프레소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 곤욕일 수 있다. 따라서 처음부터 섞어서 마시거나, 크림을 입에 살포시 갖다 대고 크림과 에스프레소를 동시에 마시는 것이 더 맛있다. 크림은 차갑지만 에소프레소는 뜨거우니 온도를 조절해가면서 마셔야 한다. 오목교역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노유민 코페’는 90년대 후반, 2000년대 초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아이돌 그룹 ‘NRG’의 멤버 노유민씨가 대표로 있는 로스터리 카페이다. 현재 노유민 코페의 본점은 오목교에서 신월동으로 옮겼는데 두 곳 모두 매력적인 콘파냐를 맛볼 수 있다. 각 나라의 스페셜 생두로 만든 질 좋은 커피와 함께 수제 젤라또와 디저트 등, 다양한 메뉴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위치: 양천구 신목로 16
문의: 02-2646-3969
http://www.noumincofe.co.kr
염창동 ‘어제보다 아름답고 내일 더 아름다울’
풍성한 거품이 매력, 사케라또
사케라또하면 이름 때문에 일본 술 ‘사케’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사케라토(Shakerato)는 '흔들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했으며 에스프레소에 얼음조각을 넣고 함께 흔들어 차갑게 만들기 때문에 고유의 맛과 향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에스프레소의 풍성하고 부드러운 거품이 매력적인 맛을 전한다. 시원하게 마시는 음료이니 주로 여름에 찾게 되지만 겨울철 난방으로 인해 답답해진 공간에서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염창동에 있는 ‘어제보다 아름답고 내일 더 아름다울’은 카페와 펍을 함께 운영하는 공간으로 50여 가지 음료와 칵테일, 식사메뉴, 토스트 등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 집의 사케라또는 취향에 따라 시럽을 골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선택한 사케라또가 나오면 빨대를 꽂기 전, 거품을 먼저 맛본 후 나중에 커피를 마시면 된다. 오후 2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까지 운영하며 가끔 시간변동이 있으므로 전화를 하고 방문하길 권한다. 8명이상의 인원은 오전 중에도 예약을 받는다.
위치: 강서구 양천로 711 2층
문의: 02-3663-7661
https://www.instagram.com/more.areum
정선숙 리포터 choung2000@hanmail.net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