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쫓겨 독서를 하는 인원이 적다는 오명을 뒤집어 쓴 현대인들. 하지만 최근 같은 책을 읽고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독서 동호회는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아마도 함께 책을 읽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들을 나누고 공감하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많은 독서 동호회 중에서 조금은 다른 성격의 동호회를 발견했다. 두 달 동안 한 작가의 작품 4권을 읽으며 제대로 작가의 글에 매료되는 시간을 갖는 정자동 ‘작은 책방 ㄱ’의 ‘작★별’이 그곳이다. 조금은 다른 방법으로 독서하는 그들이 전하는 작가별 책읽기의 재미를 들어보았다.
작가별 책읽기, 작가의 내면 엿볼 수 있어
한 작가의 작품을 읽는 것이 지겹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히려 한 작가의 작품을 여러 권 읽다보면 새로운 것들을 느끼게 되요. 평소에는 기호에 따라 끌리는 책을 한 권 읽는데 그치지만 작가별 책읽기를 하면서 여러 권을 읽다보면 작가의 내면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답니다”라며 이태희씨(48세ㆍ정자동)는 작가별 책읽기의 장점을 소개했다.
“처음에 작가별 책읽기를 하는 동호회를 구성한 이유는 소설가가 가진 견해, 사고방식, 철학, 그리고 문체들을 읽어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였어요. 여러 권을 집중적으로 읽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비로소 작가의 생각들을 공감할 수 있답니다.” 더불어 작가가 가진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조금 더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얼마 전 서울로 이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동호회에 참여한다며 최정인씨(52세ㆍ서울 마포)는 미소 지었다.
또한 동호회원들은 한 권의 책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작가의 생각과 문체의 특성을 경험할 수 있는 작가별 책읽기를 마치면 나만의 작가가 생기는 장점도 있다고 한다.
물이 스며들 듯, 다양한 책의 세계로 빠져들어
김영미씨(50세ㆍ정자동)는 책을 읽다보면 책 속에서 소개한 다른 책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찾아 읽게 된다며 “이런 과정을 통해 책들 간의 메타인지가 일어나며 몰랐던 부분을 알게 되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스며들 듯이 어느 순간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이해하게 되는 것을 느낀답니다”라고 책 속의 책들이 꼬리를 물다보면 다양한 책들을 읽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 작가에 빠지면 책 속에 등장한 책들을 모두 읽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평소 좋아했던 분야의 책이 아니었는데도 말이에요”라며 곁에 있던 김보민씨(50세ㆍ용인 성복동)도 웃으며 김영미씨의 말을 거든다. 이처럼 한 사람의 작가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 취향과는 다르지만 작가가 인도하는 다양한 책들을 자발적으로 찾아 읽으며 독서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것, 이것이 회원들이 전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실제 이런 부분에 대한 만족도로 인해 1년을 예상하며 시작했던 ‘작★별’은 시즌 1을 끝내고 올해 시즌 2를 진행했으며 내년에는 시즌 3를 진행할 계획이다.
책은 재미있는 놀잇감이다
평소에는 쳐다보지도 않았던 딱딱한 내용으로 써진 두꺼운 책들도 회원들과 함께 하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는 ‘작★별’ 회원들. 그들에게서 재미난 놀이에 푹 빠진 아이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만큼 이 모임은 회원들에게 큰 의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크고 나서 주어진 많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고민이 많았다는 정수인씨(57세ㆍ정자동). 좋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잘 놀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을 찾다가 이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솔직히 어려운 작가의 책이나 딱딱한 고전을 읽기는 쉽지 않아요. 하지만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로 다른 경험들을 나누며 삶이 풍부해지는 것을 느낀답니다.”
김정미씨 또한 책을 읽다보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며 회원들과 개인의 삶과 감정을 공유하는 따뜻한 느낌은 어려운 책을 용기 내어 읽을 수 있는 힘이 되어 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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