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 날씨로 옷깃을 여미게 하는 요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전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하얀 눈발이 흩날리던 날 푸근한 행복을 찾아 화사한 전시장을 찾아가봤다.
소소한 일상 속의 행복한 모습 담아낸 ‘에바 알머슨’
‘에바 알머슨’은 스페인 북동부 사라고사에서 태어나 바르셀로나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암스테르담 리트벨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했으며, 바르셀로나에 살면서 유럽과 미국, 아시아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유화, 판화, 드로잉, 대형 오브제 등 총 150여 점이 전시돼 에바 알머슨의 전시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시는 HOME(집)이라는 주제로 8개의 ROOM(방)으로 구성돼 그녀의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화풍으로 그려진 소소한 일상을 담고 있다.
첫 번째 방으로 들어서자 그녀의 자화상인 듯한 작품인 ‘만개한 꽃’이 환하게 맞아줘 밝은 관람 시작을 알렸다. 에바 알머슨이 직접 전시장 문을 활짝 열어 환영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니 자주 등장하는 소재들이 있다. 꽃, 산, 공기, 반려동물, 길 등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일상적인 소재들이지만 그 속에서 행복과 사랑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옷이나 머리로 표현된 ‘길’, 그녀에게 길은 무언가를 받아들여야 함을 상징하고 때로는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때 우리가 남기고 가는 발자국을 의미한다고 한다.
‘피할 수 없는 길은 너에게 꼭 필요한 길이다’ - 에바 알머슨
서울과 제주 해녀를 소재로 한국 및 한국인과의 유대감 표현
에바 알머슨은 10년 전 우연히 한국을 방문해 현재까지 작품을 통해 꾸준히 한국과의 인연을 이어온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 서울을 주제로 최근 작품들을 선보인 것도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남산타워, 북촌 등 서울의 풍경, 한국 음식, 건물, 사람들의 모습 등 서울의 일상이 녹아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그녀는 2016년에는 세계무형유산 등록을 위한 제주 해녀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2017년 6월에는 제주 해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전시장 일곱 번째 방에서 그녀가 제주 해녀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려낸 작품들을 원작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녀만의 시각으로 그려낸 제주 해녀에는 역시 따뜻한 인간애가 넘쳐나고 있었다.
전시 관람을 하고 나서 둘러보는 기프트 숍, 도록 이외에는 좀처럼 물건을 사지 않는 편이지만 이날은 왠지 이것저것 고르게 됐다. 아무래도 일상의 행복을 표현한 그녀의 작품을 곁에 오래 두고 행복감을 되새기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에바 알머슨 전 관람 Tip
●전시기간: 2018년 12월 7일~2019년 3월 31일(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
●관람시간: 12/7~2/28 오전 11시~오후 7시, 3/1~3/31 오전 11시~오후 8시, 관람종료 1시간 전 입장 마감
●도슨트: 평일 오후 12시, 2시, 5시
●관람료: 성인 15,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8,000원
●문의: 02-332-8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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