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을 여미게 하는 스산하고 쌀쌀한 초가을 저녁,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한창 공연 중인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를 만나봤다. 번잡한 공연장 로비에서는 광클 예매로 겨우 좌석을 확보했다는 수다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과연 빈틈없이 들어찬 만석 공연장을 보며 역시 스테디셀러 뮤지컬 공연의 인기를 실감했다.
한국만의 노하우로 더욱 빛나는 공연 <지킬앤하이드>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후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었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공연이다. 국내에 수입되는 대부분의 라이선스 공연이 레플리카 또는 오리지널 형태의 프로덕션 계약인 것에 반해,<지킬앤하이드>는 원래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새롭게 작품을 구성했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원작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읽고 나서 뮤지컬을 보면 ‘지킬(하이드)이 왜 이렇게 젊지?’하고 의아해할 수 있다. 바로 지킬/하이드 역을 젊고 매력적이며 도전적인 캐릭터로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킬은 지성을 겸비한 젊고 매력적인 청년으로, 하이드는 야성적이고 역동적인 야수로 거듭나 극의 드라마는 긴장감을 더한다.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 환상적인 전설의 캐스팅
2018 <지킬앤하이드>의 지킬/하이드 역은 그동안 이 역을 맡아왔던 배우들 중에서도 전설적인 배우들이라고 할 수 있는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캐스팅됐다. <지킬앤하이드>는 2004년 초연 이후 그동안 총 11명의 배우들이 지킬/하이드 역을 소화했었다.
지난 11월 28일 수요일 저녁 공연은 지킬/하이드 역에 홍광호, 루시 역에 해나, 엠마 역에 민경아, 어터슨 역에 김도형이 출연했다. 공연시간 내내 무대를 압도하는 배우는 단연 지킬/하이드 역의 홍광호. 확고한 신념을 갖고 연구를 추진하는 지적인 의사 ‘지킬’과 타락한 생활과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는 살인마 ‘하이드’의 양면성을 폭넓은 연기와 다양한 음역대로 완벽하게 소화해내 관객들의 감동과 전율을 자아냈다. 루시 역의 배우 해나의 연기와 가창력 또한 무대에 빛을 더했다.
탐욕과 도덕적 삶, 어느 것이 승리할 것인가.
“나의 결점 중에서도 가장 나쁜 점은 쾌락을 추구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내 정신을 고결하게 유지하고 사람들 앞에서 위엄 있는 냉정함을 유지하고 싶은 성격과 그런 욕구를 조화시키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 몰래 쾌락에 빠져들게 되었다.”(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킬박사와 하이드> 중에서>
인간이라면 살아가면서 누구나 선과 악, 탐욕과 도덕, 거짓과 진실 등 대립적인 가치관 속에서 마음의 갈등을 수도 없이 겪을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누구에게나 존경받아 마땅한 인물들이 뒤에 숨어서는 이기심과 탐욕이 시키는 대로 양심을 저버리고 완전한 악을 실천하는 하이드의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거듭되는 악 속에서도 선이 승리함을 믿는 이들이 많다는 것 아닐까.
누적 공연 횟수 1,100회, 누적 관객 수 120만 명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우고 있는 <지킬앤하이드>는 이번 2018년 공연도 1차 티켓 오픈 당시 광클 경쟁과 함께 2분 만에 전석 매진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현재 1월 중순까지의 공연은 대부분 매진 상태이며, 지난 11월 30일(금) 4차 티켓 오픈(1월 15일~2월 3일 공연) 공연도 일부 좌석만 남아있다.
지킬앤하이드 공연 안내
●기간 : 2018년 11월 13일~2019년 5월 19일
●장소 : 샤롯데씨어터
●예매 : 인터파크/예스24
●문의 : 158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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