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원 원장
채재준국어학원(라운드테이블)
문의 031-262-6004
“우리 아이는 말을 너무 못하는데 토론을 할 수 있을까요?”
학부모 상담을 하다보면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다.
그럼 나는 이렇게 반문한다.
“말을 잘하길 원하세요? 토론을 잘하길 원하세요?”
많은 사람들이 토론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다. 토론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잘 듣는 사람이 이긴다. 디베이트는 말솜씨가 아니라 논리를 겨루는 장이기 때문이다. 논리를 펴기 위해서는 상대의 주장을 잘 들어야 한다. 여기서 듣는다는 것은 그동안 학교에서 늘 해오던 그 ‘듣기’와는 사뭇 다르다. 눈만 선생님께 고정하고 머리는 잡념의 세계에 머물러 있던 그동안의 ‘듣기’로는 토론에선 입도 벙긋할 수 없다. 눈과 귀는 상대의 말에 집중하고, 손은 메모하고, 두뇌로는 반박의 논리를 구상해야 하는 것이 바로 토론의 ‘듣기’다. 이렇듯 토론을 통해 진정한 ‘듣기’ 훈련이 가능하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깨달을 것이다. 평소 엄마 말에 이렇게 집중했다면 그 숱한 ‘등짝 스매싱’은 피했으리라는 것을...
디베이트는 말싸움이 아니다. 책임 있는 말하기다. 자신의 말이 입 밖으로 나가는 순간, 바로 공격의 타깃이 되기 때문이다. 논리 없이 말만 잘하는 친구들은 상대 토론자의 공격으로 너덜너덜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주장을 입 밖으로 내뱉은 순간부터 최선을 다해 책임지고 방어해야 한다.
또 많은 학부모들이 오해하는 부분 중의 하나가 토론을 문과적인 수업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연애를 글로만 배운 어른들이 있듯, 논리를 숫자로만 배운 학생들이 많다. 과고, 영재고 지망생들을 지도해보면 언어적, 사고적 논리력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지는 학생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수학적, 이과적 논리력도 그것을 표현하는 수단은 어차피 언어이기 때문에 언어적 논리력과 표현력은 문이과를 막론하고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집중하는 듣기와 책임 있는 말하기, 그리고 언어적 논리력과 표현력을 쌓을 수 있다는 것 외에 토론이 중요한 99가지 이유는 직접 토론을 해보면 알 수 있다. 그럼 서두에 던진 질문에 답을 하겠다. “말을 잘하려면 다시 태어나야 하고, 토론을 잘하려면 훈련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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