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이제 중학교 마지막 시험인 기말고사가 마무리되고 겨울방학을 포함해 고교 입학 전까지 3개월 넘게 비교적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진다. 이 시기를 어떻게 알차게 보내느냐에 따라 고교 입학 후 출발점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수학 과목은 개정 교육과정과 수능 개편에 따라 변화가 많은 과목이다. 인문계열 학생들은 자연계열 학생들과 같이 경쟁해야 하고, 자연계열 학생들은 수능 범위의 축소로 교과 선택에서 고민이 많아졌다. 달라진 교육과정과 수능을 살펴보고 이에 맞춰 현재 중3 학생들이 어떻게 고교 수학을 대비하면 좋을지 공·사교육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어봤다.
도움말 휘문고등학교 수학과 강명구 교사(교무부장)·수학에 미친 사람들 대치관 이영호 원장
2015 개정 교육과정 수학 교과와 2022학년도 선택형 수능 수학
현재 고1 학생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현 중3 학생들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에 따라 수능 수학 영역의 출제 범위에 큰 변화가 있다. 교육과정은 고교에 따라서 학교 지정과목이 많은 학교도 있고, 선택의 폭을 보다 다양화 한 학교도 있어서 선택형 교육과정과 선택형 수능의 첫 세대인 현 중3 학생들은 진로에 맞게 고교를 선택하는 지혜도 필요하고, 추후 배정받은 고교에서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교과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수학 교과를 살펴보면 공통과목은 수학, 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목이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이고, 진로선택과목이 실용 수학, 기하, 경제 수학, 수학 과제 탐구 등이다. 현 중3 학생들은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등급제로, 진로선택과목은 성취평가제로 평가되며, 모두 대입 평가 자료로 활용된다.
현 중3 학생들이 치르는 2022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의 출제범위에도 변화가 있다. 2021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는 수학(가)형이 수학Ⅰ, 확률과 통계, 미적분이고 수학(나)형이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인데, 2022학년도 수능 출제 범위는 문·이과 구분이 없이 수학Ⅰ, 수학Ⅱ는 공통 범위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는 셋 중 한 과목을 선택하면 된다. 대학들이 모집단위에 따라 수학 3개의 선택과목 중 어떤 과목을 지정할 것인가가 입시 전략을 세우는데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 2015 개정 교육과정 수학 교과
교과 영역 | 교과군 | 공통과목 | 선택 과목 | |
일반선택 | 진로선택 | |||
기초 | 수학 | 수학 |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 실용 수학, 기하, 경제 수학, 수학 과제 탐구 |
▒ 2022학년도 수능 수학 출제 범위
2021학년도 | 2022학년도 | |
공통 과목 | 선택 과목 | |
수학(가)형: 수학Ⅰ, 확률과 통계, 미적분 수학(나)형: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 수학Ⅰ, 수학Ⅱ |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택1 |
강남서초 5개 자율형 사립고 수학 교육과정 살펴보기
강남서초 지역의 5개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의 수학 교육과정을 비교해 보면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공통과목인 ‘수학’은 모두 1학년의 학교 지정과목이며, 일반선택과목 중 수학Ⅰ, 수학Ⅱ는 5개 학교 모두 2학년 학교 지정과목이다. 그 외의 선택과목들은 학교별로 교과 편성을 차별화했다.
새화고
세화고는 학교 지정과목을 수학, 수학Ⅰ, 수학Ⅱ로 최소화 했고, 2학년과 3학년의 선택과목은 상당히 다양하게 편성했다. 특이한 것은 수학Ⅰ, 수학Ⅱ를 모두 2학년 1학기에 3단위씩 편성해 한 학기에 모두 마칠 수 있도록 했고 2학년 2학기에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경제수학 중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능 선택과목인 세 과목이 모두 2학년 2학기에 편성됨에 따라 자연계열 지망 학생이어도 3개 과목을 모두 이수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3학년에는 전문교과까지 포함해 진로선택 5개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편성했다.
세화여고
세화여고도 세화고와 마찬가지로 학교 지정과목을 수학, 수학Ⅰ, 수학Ⅱ로 최소화 했고 수학Ⅰ, 수학Ⅱ를 모두 2학년 1학기에 3단위씩 편성해 한 학기에 모두 마칠 수 있도록 한 것도 동일하다. 남학교보다 인문계열 지망 학생이 많은 만큼 2학년 2학기와 3학년 선택과목에서는 세화고보다 선택의 폭이 좁고, 심화나 고급수학 등 전문교과의 비중을 줄인 것을 엿볼 수 있다.
중동고
중동고는 학교 지정과목으로 1~3학년까지 수학,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를 편성했다. 2학년 선택과목은 기하 한 과목뿐이어서 자연계열을 지망할 학생이 국어와 영어 과목이 아닌 수학 과목을 선택할 경우 선택의 여지없이 기하를 이수해야 한다. 3학년 선택과목은 경제수학과 수학 과제 탐구, 미적분과 심화수학Ⅰ이 세트로 구성되어 있어서 인문과 자연계열의 진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음을 알 수 있다.
현대고
현대고는 수학 과목을 학교 지정과목으로 많이 편성한 것이 두드러진다. 수학,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수학 과제 탐구 등이 지정과목이고, 2학년 선택이 기하, 3학년 선택이 미적분 각각 한 과목씩으로 되어 있다. 특히 3학년에 편성된 미적분은 국어, 영어, 수학 각각 한 과목씩 총 3개 과목 중 2개 과목을 선택하도록 되어 있어 많은 학생들이 이수하도록 했다.
휘문고
휘문고도 현대고와 마찬가지로 수학 과목을 학교 지정과목으로 많이 편성했다. 수학,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수학 과제 탐구 등이 지정과목이고, 2학년 선택이 기하, 3학년 선택이 미적분과 심화수학Ⅱ로 되어 있다.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는 인문계열이나 자연계열이나 공통으로 해당되는 부분이므로 2학년 때까지 마치도록 하고, 3학년에 수학 과제 탐구 과목을 지정해 인문, 자연 모두 심화된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선택과목인 기하는 2학년 1, 2학기에 각각 2단위로 편성했다. 미적분은 3학년 1학기에 4단위 집중이수제로 빨리 끝낼 수 있도록 했다. 3학년 2학기에는 심화수학Ⅱ를 선택해 보다 깊이 있는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 강남서초 지역 5개 자율형 사립고 수학 교육과정 비교
고교명 | 학교 지정 | 2학년 선택 | 3학년 선택 |
세화고 | 1학년: 수학(공통) 2학년: 수학Ⅰ, 수학Ⅱ |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경제수학 중 택2 | 수학 과제 탐구, 실용수학, 심화수학Ⅰ, 심화수학Ⅱ, 고급수학1 - 국어3/영어5/수학5 총 13개 과목 중 학기별 택5 |
세화여고 | 1학년: 수학(공통) 2학년: 수학Ⅰ, 수학Ⅱ | 확률과 통계, 미적분, 실용수학 국어2/영어2/수학3 총 7개 과목 중 택3 | 경제수학, 수학 과제 탐구 / 기하, 심화수학Ⅰ 국어2/영어3/수학2 총 7개 과목 중 택3 국어1/수학2 총 3개 과목 중 택1 |
중동고 | 1학년: 수학(공통) 2학년: 수학Ⅰ, 수학Ⅱ 3학년: 확률과 통계 | 기하 국어1/영어1/수학1 총 3개 과목 중 택1 | 경제수학, 수학 과제 탐구 / 미적분, 심화수학Ⅰ 국어1/영어1/수학2 총 4개 과목 중 택1 |
현대고 | 1학년: 수학(공통) 2학년: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3학년: 수학 과제 탐구 | 기하 국어1/영어1/수학1 총 3개 과목 중 택1 | 미적분 국어1/영어1/수학1 총 3개 과목 중 택2 |
휘문고 | 1학년: 수학(공통) 2학년: 수학Ⅰ, 수학Ⅱ, 확률과 통계 3학년: 수학 과제 탐구 | 기하 국어1/수학1/수학1 총 3개 과목 중 택1 | 미적분, 심화수학Ⅱ 1학기: 국어1/영어1/수학1 총 3개 과목 중 택1 2학기: 국어1/영어1/수학1 총 3개 과목 중 택1 |
* 교육과정은 세화고, 세화여고, 현대고는 2019학년도 입학생 기준이고, 중동고, 휘문고는 2018학년도 입학생 기준임.
* 학교별 교육과정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음
현 중3 학생들의 고교 수학 학습 전략
현재 중3 학생들이 고교 입학까지 3개월 남짓한 기간에 고교 수학을 위해 어떤 기초 공부를 집중적으로 해두면 좋을까?
강명구 교사: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2~3학년 과정에 나오는 도형 부분을 제대로 공부하고 오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그 단원들은 수능 고득점 문제나 고교 입학 후 경시 문제를 풀 때 꼭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중학교 도형 단원들은 정리를 반드시 해두도록 한다. 이때 정리를 안 하면 고등학교에 와서 정리할 시간이 없다. 고1 1학기 과정은 중학교 때 배웠던 내용들이라 학생들이 수학을 쉽게 생각하고 접근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점차 차 어려워지면 도형 공부가 안되어 있는 학생들은 여러 곳에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이영호 원장: 학생의 수준과 성향에 따라 학습 진도와 부족한 단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이과적인 사고가 깊은 학생들은 경우의 수를 싫어하고, 이과적인 사고가 부족한 학생들은 도형의 방정식을 힘들어 한다. 본인의 약한 부분을 정확하게 진단해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취약한 부분은 두고두고 약점이 되기 쉽다.
고교 교과 선택이나 수능에서 기하를 선택하지 않으면 도형을 많이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조언한다면?
강명구 교사: 수열의 극한 무한등비급수 문제는 도형이라 할 수 있다. 중2 과정에 나오는 닮음이나 중3 과정에 나오는 원의 성질을 이용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도형 단원을 제대로 공부해두지 않으면 풀 수 없다. 수능에서도 무한등비급수 문제가 출제되면 거의 고득점(4점) 문제이다. 인문계열 학생들도 꼭 공부해 두어야할 부분이다.
학생의 진로에 따라(예를 들어 특정 학과 지원을 위해서) 수학 선택과목 중 이수하면 좋은 과목이 있다면?
강명구 교사: 수학Ⅰ과 수학Ⅱ는 모든 학생들이 이수해야할 것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는 지금의 문과와 이과로 본다면 문과 학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많이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상경계열을 지원할 경우 확률과 통계, 미적분을, 자연계열을 지원할 학생들은 어떤 학과를 지원하더라도 미적분과 기하를 모두 이수할 것을 권한다.
2022 수능개편으로 수능 수학 영역은 확률과 통계,미적분, 기하를 선택하게 되어 있는데 대체로 어떤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가?
강명구 교사: 2022학년도 수능개편안은 발표가 되었지만 대학은 아직 전형계획을 발표하지 않았다. 서울대의 경우 기하를 필수로 하는 모집단위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연세대와 고려대 등도 자연계는 미적분을 필수로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계열 지망 학생들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는 학생들을 피해서 선택할 것이므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다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호 원장: 대학들이 수능 지정과목을 발표하면 그에 따라갈 수밖에 없겠지만 이과 학생들은 미적분이 가장 중요하다. 고등학교에서 배우고 가도 대학 수학을 따라가기 힘든데 공부를 안 하고 가면 대학 공부가 너무 힘들어 진다. 문과 학생들은 확률과 통계를 아주 기피하는 학생들 외에는 대부분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공계열임에도 수도권 중하위권 대학들 중에는 확률과 통계를 선택해도 지원 가능한 대학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
고교에 따라서는 수능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미적분, 기하 모두를 학교 지정과목이 아닌 2~3학년 선택과목으로 편성한 곳이 있는데, 수학 학습에 문제되는 것은 없는가?
강명구 교사: 대체로 여학교나 남녀공학인 학교들이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를 모두 선택과목으로 편성한 학교들이 많다. 그런데 아무래도 수학 교과를 많이 이수하는 것이 입시에서 좀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자연계열은 더욱 그렇고, 상경계열 같은 경우도 확률과 통계, 미적분 두 과목을 모두 이수하는 것이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과 학생들과 같이 경쟁해야 하므로 문과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으로 생각된다.
문·이과 통합과정에서 진로를 나중에 변경하는 경우 수학 학습에 문제는 없는지?
이영호 원장: 문과에서 이과로 진로를 변경하거나 뒤늦게 이과로 진로를 정할 경우 수능 범위가 줄어들었으므로 정시로 지원한다면 이전보다 방향 전환은 수월할 것이다. 반대로 이전에 수학(가)형을 공부하다 수학(나)형으로 전환해 성적을 올려 중위권 대학의 이공계열로 교차지원을 했던 메리트는 상당히 줄어들 것이다.
이외에 현 중3 학생들에게 수학 공부를 위해 조언해주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강명구 교사: 기본에 충실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들이 선행을 했으니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해 수업을 주의 깊게 안 듣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시험에서 개념이나 공식 관련 증명 문제를 내면 쓰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 선행을 했더라도 수업에 집중하며 선생님의 설명을 놓치지 말고 들어야 한다. 모든 공부가 다 그렇듯이 수학 공부에 왕도는 없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개발해야 한다.
이영호 원장: 강남지역 학교들의 수학 시험은 수능에 비해 범위가 좁을 뿐이지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서술형 문제도 있어서 시험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서술형을 똑바로 쓰는 연습과 문제 푸는 속도감도 확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답노트가 중요하다. 단순히 틀린 문제와 풀이를 적는 수준의 오답노트가 아니라 틀린 이유를 분석해서 메모하고 문제 풀이의 핵심 포인트를 적어 반복해서 보도록 한다. 많은 문제를 푸는 것보다 오답노트를 잘 정리해 반복해서 보는 것이 내공도 쌓고 속도감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또한 중학교 성적이 좋았다고 고등학교 성적이 좋은 것은 아니다. 중학교 때와 똑같은 노력으로 고등학교에서도 같은 성적을 기대하면 안 된다. 수행평가도 많으므로 학기 중에는 내신 준비와 수행평가에만 열심히 임한다는 각오로 학습 계획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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