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12주년 된 보성고는 오랜 전통을 간직한 명문사학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성을 토대로 주변 자사고와 선의의 경쟁을 하며 좋은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분투중이다. 송파 남학생들 사이에 선호도 높은 일반고로 꼽히는 보성고(교장 박형송)의 면면을 살펴봤다.
“우리 역사를 지켜야 되는 이유, 전쟁의 잔인함과 평화의 중요성, 혁신을 위해서는 협동과 몰두가 필요하며 취업을 위한 공부가 아닌 발전을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일반인 과학자들이 활용한 과학은 대단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과학 지식이었다. 하지만 호기심, 열정, 끊임없는 인내심과 결합하면 엄청난 과학적 발명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노벨상 일본 창의체험 다녀온 보성고 학생들 연수 보고서 중에서)
‘글로벌리더십’, ‘노벨상’을 키워드로 보성고는 10년 전부터 일본 연수 프로젝트를 뚝심 있게 진행하고 있다. 30여 명의 학생을 선발해 사전 세미나를 거쳐 일주일 동안 교토대, 시마즈연구소 등 일본 노벨상의 산실과 나가사키 원폭 현장 등 한일 양국의 역사적 장소를 견학하며 역사, 정치, 경제, 과학, IT, 문화 등을 폭넓게 경험한다.
향후에는 시애틀 웨스턴 주립대, 스탠포드 D스쿨 등 현지 교수진에게 배우고 토론하는 미국 노벨상 창의체험 연수도 준비중이다. “청소년기에 ‘글로벌’을 오감으로 느끼고 노벨상이란 큰 꿈을 품기를 바라며 진행중입니다. 10년의 세월 동안 자체적으로 축적된 콘텐츠가 탄탄합니다”라고 박형송 교장은 말한다.
▶‘보성 스마트 퀸텟(Quintet)’이 가져온 변화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옛 것을 익히며 새것을 안다)에서 보성고의 저력이 나온다. 3.1운동 당시 항일의 요람이었고 민족대표 33인 중 손병희 선생을 비롯해 세 분이 보성고 출신이다. 이런 민족정신은 간송 전형필 선생을 거쳐 보성고의 정신적 토대가 됐고 4만5000명에 달하는 동문 인프라도 강점이다.
“보성 스마트 퀸텟(Quintet 5중주) 즉, SDL글로벌리더십교육, 창의· 융합교육, 문화·예체능교육, 역사·전통교육, 인성·봉사교육이 우리 학교 교육의 기본 틀입니다. 비교과프로그램도 이를 기준으로 운영중인데 입시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라고 박 교장은 설명한다.
창의력 갖춘 과학 인재를 기르기 위해 고 1~2 대상의 과학 영재 학급과 전 학년 대상 발명영재 학급을 연간 100시간 이상 운영한다. 수업은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발명 등 교과 공통수업과 함께 융합과 인성교육, 탐사활동, 과제연구 및 발표로 구성된다.
독서, 토론, 인문학 교육 강화를 위해 도서관 협력 학습을 2017년부터 도입해 국어와 윤리 수업을 도서관과 연계해 진행한다. 학생들은 필요한 자료를 찾아 토론 주제 근거를 찾고 팀별 토론을 진행하는 과정 속에서 말하기, 쓰기,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기른다. 또한 보성, 동북, 정신여고 3개 학교 연합 융합 교육과 토론회도 진행한다.
과학, 기술, 문학, 사회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진행하는 전교생 대상의 보성 후마니타스도 연간 10회 진행한다.
2000년부터 시작해 19년차에 접어든 보성고의 발명반 활동, STEAM 교육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특화 프로그램이다. 국제창의력올림피아드대회를 비롯해 국내 굵직굵직한 발명대회에서 다수의 수상자를 배출하며 두각을 나타내며 발명반 출신 선배들은 국내 대기업, 스타트업 대표, 대학 연구소 등에 다양하게 포진하며 후배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AI와 빅데이터가 결합된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고교과정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보성고는 특허청으로부터 2017년에 지식재산일반 시범학교로 올해는 연구선도학교로 선정돼 4차산업시대에 필요한 실용 교육을 진행중이다.
서울시 일반고 가운데는 보성고가 유일하며 고1 전체 학생과 발명동아리반, 발명 영재학급 학생을 대상으로 선보인다. “창업에 필요한 사업계획서작성, 지적재산권, 특허출원, 기술경영 등을 다룹니다. 토론과 실습 중심으로 진행하며 실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다루기 때문에 분위기가 좋고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문제 제기도 신선합니다”라고 정호근 교사는 말한다.
매년 진행하는 3.1 운동, 독립운동 유적지 답사는 보성고의 오랜 전통이다. 나라를 지키려 목숨을 걸었던 1백 년 선조들의 흔적을 되짚어보는 유적지 순례를 통해 학생들의 역사 의식은 단단해 진다.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대안교실도 운영한다. ‘공부에 좌절해 꿈조차 없는 학생들을 품어주자’는 취지로 개설, 악기, 운동, 요리 등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개개인의 흥미를 발견해 나간다.
▶입시 실적과 진학지도 방향성은?
비교과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해 나가며 보성고 학생부종합전형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정시와 논술전형 쏠림현상을 보였던 수년 전과 달리 학종을 통한 합격생이 늘면서 수시와 정시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2018입시에서 서울대 9명, 연세대 30명, 고려대 21명, 서강대 16명, 성균관대 16명, 한양대 16명, 경찰대 2명, 카이스트·지스트 3명, 의치한의대 18명이 합격했다.(재수생, 중복합격생, 지방 캠퍼스 포함)
선호 대학과 의치한의대 합격생 숫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서울 주요 대학 합격생 가운데 재학생이 졸업생 재수생을 앞질러 약 65%를 차지한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서울대 합격생 9명 가운데 재학생이 8명이다.
보성고는 전통적으로 문과에 비해 이과에 우수 학생이 쏠려 주요 대학 합격생의 약 80%를 이과생이 차지했다. 하지만 2018입시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여 문과생 합격 비율이 약 35%에 달하자 학교 측에서는 문이과 균형을 맞춰 나가는 과정으로 보며 고무된 분위기다.
“지난해 입시를 치른 학생들은 2015년 입학과 함께 학교의 학종 프로그램에 맞춰 체계적으로 대입을 준비한 첫 학년이었습니다. 내신을 착실히 관리하면서 자기주도학습(SDL) 등 학교 주력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학생들 가운데서 서울대 경제학과 등 주요 대학에 합격생이 나왔습니다”라고 조석준 진로진학부장교사가 설명한다.
10년 이상 축적된 입시데이터도 보성고의 강점. 차곡차곡 쌓아온 졸업생 합격·불합격 데이터와 개별 학생의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성적 추이와 성취도를 비교 분석한 자료는 진학 상담에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또한 베테랑 진학 교사가 고3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1:1 상담을 진행한다.
“대입에서 성과를 거두려면 학종, 논술, 교과, 정시 등 여러 전형 가운데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합니다. 고3 학생에게는 성적추이, 비교과활동 내역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집중할 전형을 1:1로 가이드합니다”라고 배영준 진학교사는 설명한다.
2015개정 교육 과정과 관련해 심화국어, 심화영어, 사회문제탐구, 수학과제탐구, 경제수학, 심화수학, 고급수학, 지식재산일반 등 다방면의 심화 과목을 개설해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중3이 궁금해 하는 보성고 Q&A
Q. 최근 보성고 신입생들의 출신중학교 분포가 궁금합니다.
예전에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에 거주하는 보성중, 오륜중 학생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문정, 거여·마천, 광진 등 출신 중학교가 다변화되고 있습니다. 약 30개 중학교에서 보성고에 지원합니다.
Q. 내신시험 출제 방향성,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성적 변별을 위한 고난도 문제는 종합적 사고력을 묻는 수능스타일로 출제해 수능, 내신을 동시에 준비할 수 있도록 합니다. 수학의 경우 만점 받기 어렵게 출제해 평균은 높지 않지만 자연계 의학 계열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점수는 높은 편입니다. 영어는 어법, 작문 문항으로 학생들의 우열을 가립니다. 교내 영어경시대회 수상자들은 평균적으로 토플 110점 성적대의 학생입니다. 과학 과목의 경우 공대 지망 학생은 물리를, 의대 지망생은 생물과 화학을 주로 선택합니다.
Q. 고교선택을 고민하는 중3 학생, 학부모에게 조언을 한다면?
수학, 과학, 어학 등 특정 과목에 강점을 보이면 과고나 외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반면 학생의 흥미, 진로가 애매하다면 일반고 가운데서 내신 유형, 학교 비교과 프로그램,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심화과목 개설 등을 면밀히 따져 적합한 고교를 선택하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보성고는 상위권, 하위권이 많고 중위권이 적은 일반고의 전형적인 성적분포 패턴을 보입니다. 최상위권 경쟁은 치열하지만 중상위권이라면 본인이 열심히 해서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성적을 끌어올릴 여지가 있습니다. 즉 내신을 관리하며 학교 우수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학생부종합전형을 전략적으로 준비할 수 있습니다.
▮학생 현황
1학년 | 2학년 | 3학년 | 계 | ||
문과 | 이과 | 문과 | 이과 | ||
11학급 | 5학급 | 6학급 | 5학급 | 7학급 | 35학급 |
308명 | 127명 | 231명 | 186명 | 249명 | 1101명 |
▮대표 비교과 프로그램
[자기주도학습(SDL) 역량 강화 프로그램]
보성아카데미반, 해오름배움터(학생 명예 교사제도)를 운영. 상위권 중심으로 편성되는 보성아카데미반은 도서관 지정 좌석을 배정, 주4일 야간 자율학습을 진행함. 해오름배움터는 1주 2시간씩 학생 상호간 질의응답을 통해 실력을 향상
[영재학급]
영재학급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해 학생을 선발. 과학영재, 발명영재 2개 분야로 연간 100시간 운영.
[글로벌리더십개발 프로젝트]
자기주도학습과 리더십 개발 연수, 과제 연구, 노벨상 창의체험 연수 진행
[보성프렌드십]
연간 2기로 구성되면 멘토 한 명에 멘티 두 명으로 팀을 구성해 교내에서 주 2회 50분 이상 교과 학습을 함께 함. 활동 내역은 소감문 대회, 사례발표회를 통해 내용을 공유
[보성후마니타스]
연간 10회 유명 인사를 초청해 강연회를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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