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듯한 무더위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찬 바람이 쌀쌀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애국가에도 나올 만큼 우리나라의 가을 정취는 남다르다. 높고 푸른 하늘과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단풍나무.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굳이 멀리 나들이를 가지 않아도, 집근처로 조금만 눈을 돌리면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공원들이 있다. 일상에 묻혀 잊고 살았던 작은 행복을 집근처 소공원에서 가을을 만끽하며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집근처 작은 공원을 소개한다.
갈산둘레길에서 느끼는 가을정취, 자유공원
아침저녁 날씨가 쌀쌀해지더니 어느새 녹음이 울긋불긋 색깔을 입기 시작했다. 갈산동 샘마을 근처 자유공원은 어린이 교통공원, 어린이 놀이터, 인조잔디 축구장, 론볼링장, 약수터, 평촌아트홀 등이 갖추어져 있고, 자유센터가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공원과 샘마을 사이에 해발 85미터 야트막한 갈산이 있어 도심 속에서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약수터 앞 세심마당부터 시작하여 갈산정, 숲속쉼터, 대안중학교 뒷편 지앞마당 등을 지나며 걸을 수 있는 갈산둘레길도 조성되어 있다. 굳이 멀리 나가지 않고도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딱이다. 둘레길 곳곳에 쉬며 운동할 수 있는 운동기구와 벤치, 정자 등도 조성되어 있어, 한나절 나들이하기도 좋다. 간단한 도시락을 싸들고 소풍가듯이 나와 가을 정취를 느끼며 도시락을 먹는 즐거움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 갈산 정상에는 궁도장도 있다. 탁 트인 궁도장에서 시원한 가을바람과 높고 푸른 하늘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갈산둘레길이 아니라면, 어린이공원을 비롯하여 자유센터까지 산책하듯이 둘러보는 것도 좋다. 곳곳에 조각상과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고, 고인돌 유적 2기가 어린이놀이터 근처 갈산자락에 조성되어 있다. 샘마을에 사는 주부 김현정 (45)씨는 “갈산둘레길을 걷어서 자유공원에 들렀다 오는 코스로 종종 산책 겸 운동을 한다” 며 “요즘 같은 가을 날씨에 걷기 딱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멀리 단풍나들이 갈 여력이 안 된다면 주차시설도 잘되어 있는 자유공원에 들러 가을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위치 안양시 동안구 평촌대로 86(호계동)
가을 분위기 물씬 동편마을 수변공원 & 해오름공원
동편마을에는 수변공원과 소능골공원, 해오름공원, 동편근린공원 등 소공원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수변공원과 소능골공원.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지기 이전부터 이곳은 동편마을 주민은 물론 안양 지역 주민들에게 익숙한 곳이다. 각종 단체에서 주최하는 아트마켓과 벼룩시장, 축제, 대회 등으로 연중 사람들이 모이며 지역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파라솔과 데크가 예쁜 카페들이 즐비해 찾는 즐거움을 더한다. 주말 한 낮 공원의 풍경을 바라보며 마시는 향 좋은 커피는 한 주간 쌓인 피로를 회복하는데 그만이다.
길은 마을 입구 수변공원과 소능골공원에서 동편마을 4단지 방향으로 이어진다. 길가의 나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벌써 단풍이 들어 울긋불긋 새 옷을 갈아입는 중이다. 이어 만나는 길에 갈대가 우거져 있다. 작은 갈대밭이지만 우거진 갈대며 작은 돌담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갈대밭 사이로 마련된 큰 정좌에는 몇몇 가족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곳은 해오름공원.
동편마을의 수변공원은 해오름공원과 이어지며 가을 산책길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특히 해오름공원은 해오름 초등학교와 인접해 있어 언제 찾아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동네 전체가 고즈넉한 가운데 공원 벤치에서 듣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해오름공원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마을이 조성될 때는 걱정이 많았는데 곳곳에 공원이 조성되어 산책은 물론 운동기구를 이용해 가볍게 운동하기에도 좋고, 종종 마을행사도 개최되어 볼거리도 많다”며 “수변공원부터 해오름공원까지 산책하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다”고 말했다.
주차는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이용료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 400원, 이후 10분 초과마다 200원, 1일 5000원이다. 주말은 무료.
위치 해오름공원 안양시 동안구 동편로13번길 57
한글을 소재로 한 조각공원의 운치, ‘갈미한글공원’
의왕시 문화예술길 계원예대 뒤편에 자리한 ‘갈미한글공원’은 한글을 모티브로 만든 소공원이다. 의왕시에서 태어난 일성 이희승 박사의 한글사랑 정신을 기리고자 ‘한글’을 주제로 삼아 조성됐으며, 공원 안에는 다양한 한글 관련 조형물들을 만날 수 있다.
공원은 커다란 잔디광장과 그 둘레를 도는 작은 둘레길, 공연을 열수 있는 작은 무대와 곳곳에 마련된 벤치와 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잔디광장에는 한글문자 자체의 조형미를 조각의 조형적 언어로 해석해 부드러운 형태로 변형시켜 놓은 ‘어울림’이라는 작품이 상징처럼 놓여있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찾는 이들도 많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은 이 작품 앞에서 한참을 감상하며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또한 계단을 따라 올라오는 공원 초입부에는 한글 자음을 겹겹이 세워 색다른 미를 느끼게 만든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어디 그뿐인가, 길 건너에 위치한 공원에는 역시나 한글을 주제로 한 다양한 조형물들이 전시돼 근사한 조각공원을 방불케 한다. 작품들을 하나씩 둘러보며 설명을 읽다보면 우리 한글에 대한 과학성과 예술적 감각에 자부심이 들기도 한다.
소공원이지만 나무로 둘러싸여 숲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우거진 나무 사이로 작은 오솔길이 나있어 걸으며 산책하기도 그만이다. 공원 뒤로는 모락산이 둘러싸고 있어 철마다 바뀌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가을을 맞아 단풍이 들기 시작한 요즘은 한글공원과 모락산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해 더욱 운치를 더한다. 공원 주변에는 다양한 맛 집들도 자리하고 있어 식도락 여행까지 즐길 수 있다.
위치 의왕시 문화예술로 65
석재채석장의 화려한 변신 ‘병목안시민공원’
수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모양새가 호리병의 내부처럼 생긴 병목안시민공원. 석재채석장과 음식점들이 있던 수리산계곡은 병목안시민공원이 생기면서 안양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수리산에서 안양역 부근까지 이어지는 철로를 따라 작은 석재 운반 열차가 다니던 옛 시절과 달리 맛 집과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자리해 가족, 연인, 친구들끼리 가도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공원과 함께 수리산산림욕장과 병목안 캠핑장까지 있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다.
안양일번가에서 병목안으로 가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쉽게 갈 수 있다. 삼거리슈퍼 정류장에서 내려 공원까지 걸어가도 되고 승용차를 이용해 공영주차장에 주차한 뒤 공원입구로 걸어가면 된다. 가을 단풍과 함께 화려한 빛깔로 단장한 공원에는 채석으로 인한 산의 절개면의 낙석을 방지하고 시민공원으로 조성하기위해 대규모 인공폭포도 설치되어 있다. 공원 한 쪽으로 전시된 석재 운반 객차가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 철로 레일용 자갈을 채취하던 이곳에는 넓은 중앙잔디밭과 인공폭포, 하늘걷기, 온몸노젓기, 허리돌리기 등 다양한 운동기구와 자연학습장 등이 갖추어져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다. 또 금계국, 기린초, 벌개미취, 참나리 등 초화류를 비롯한 야생화가 식재되어 있는 사계절 정원에는 휴식처와 황토길을 조성해 계절마다 피고 지는 꽃을 볼 수 있다. 이 밖에 어린이놀이시설, 기찻길과 화물차량전시장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는 곳이다.
위치 만안구 안양9동 산81-1
안양군포의왕 내일신문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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