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축제의 달 10월. 서른 살 송파구가 열여덟 해 고이 키워온 한성백제문화제가 10월12일(금)~10월14일(일)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해가 거듭될수록 송파에 사는 기획자, 예술가, 주민 활동가의 참여가 늘면서 축제가 지역 속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올해 한성백제문화제 주인공은 백제를 동아시아 해상왕국으로 키운 근초고왕이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역사문화거리행렬(10월14일 오후 4시)는 근초고왕의 평양성 전투를 재현하고 승전의 황색깃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축제의 꽃, 역사문화거리행렬
전문 연기자, 주민 등 1000여 명이 참여하는 거리 행렬은 롯데타워가 있는 잠실역 사거리부터 올림픽공원까지 1.5km 구간을 지나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근초고왕 일행이 축제장을 도는 갈라 퍼레이드는 행사 기간 내내 매일 오후 1시, 3시, 5시에 펼쳐진다.
당시 해상 강국이었던 백제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올림픽공원 몽촌해자에 21척의 황포돛배가 설치된다. 돛배에는 야간조명을 설치해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한성백제문화제는 5년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됐고, 세계축제올림픽 피너클어워드에서 6년 연속 수상하는 등 매년 50만 명이 찾는 역사문화축제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장르 송파 예술가, 활동가 참여로 풍성해진 축제
지역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밀도 있는 참여가 중요하다. “송파구에는 훌륭한 인적자원들이 많습니다. 역량 있는 예술가, 문화기획자, 시민들을 축제에 더 많이 참여시켜야 합니다. 함께 만들고 즐기며 주변에 널리 알리면서 대한민국의 대표 지역 축제로 튼실하게 뿌리 내리게 됩니다”라고 한성백제문화제추진위원을 맡고 있는 오덕만 (사)문화살림 대표는 강조한다.
(사)문화살림은 20년 동안 문화재 보존과 활용 운동을 펼치며 문화재청, 지자체와 다채로운 역사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시민 활동가 조직이다. 한성백제문화제에도 매년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다. 올해는 지난해 결성된 송파문화예술네트워크 소속 예술가들과 축제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위해 머리를 맞대었다.
“해질녘 몽촌토성 성곽을 돌 때는 이목을 집중시키는 퍼포먼스, 해설, 풀피리 연주가 가미되고 축성놀이에는 전통예술인들이 참여해 노동요를 생동감 있게 재현합니다. 백제체험마을에는 티셔츠나 에코백에 자유롭게 그림 그리는 스핀드로잉이 새로 추가됩니다. 분야별 아티스트가 참여해 각자의 전문성을 녹여내기 때문에 축제 프로그램이 더욱 풍성해졌습니다”라고 윤영선 (사)문화살림 부대표는 설명한다.
축제 기간 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는 백제체험마을에서는 백제 토기, 향낭 만들기, 베틀로 팔찌 짜기, 한성백제 스토리가 담긴 책이나 팝업북 만들기, 근초고왕 활터에서 활쏘기 같은 10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송파 예술가 미니 인터뷰
·남주경 상상발전소 대표
연극, 마임, 축제, 기업 이벤트 등 전방위로 활동하는 예술감독이다. 무중력인간, 수중인간, 투명인간, 전구인간 같은 인간시리즈 퍼포먼스가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기술이 접목된 공연과 이벤트가 강점이다.
Q. 축제기간 중 한성백제 성곽돌기 프로그램을 맡았는데?
무중력인간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공중에 높이 떠 있는 근초고왕이 시선을 끌 것이다. 몽촌토성 돌기가 어스름한 해질녘 진행되는 만큼 모든 참가자들이 전구로 불을 밝혀 독특한 야경을 선보일 생각이다. 당시 강국이었던 백제가 일본에 선진 문화를 전파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칠지도를 활용하고 토성 중간 중간에 변사를 배치해 짧지만 인상적인 해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역사콘텐츠는 사실 고증 등 제약 조건이 많지만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게 뭐지?’ 호기심이 생겨야 한성백제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오랫동안 기억한다. 임팩트있는 시각 이미지에 집중하는 건 이 때문이다.
Q. 송파구민이자 예술가로 지역 축제에 참가하는 의미는?
학창시절 송파에서 즐겁게 보냈고 어린 딸에게도 똑같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 예전 춘천마임축제에서 예술가와 주민이 똘똘 뭉쳐 멋지게 행사를 치르며 지역 축제에 남다른 프라이드를 키워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성백제문화제는 많은 관람객이 찾는 매력적인 축제다. 차근차근 동료 예술가, 지역 단체와 손잡고 서로 윈윈하며 대한민국 온리원 축제로 키워가고 싶다.
·김선영 (사)한국예술무형유산진흥회 이사장
한국무용을 전공한 후 국내외 대형 무대에 꾸준히 오른 춤꾼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다. 한국무용을 학문적으로 연구한 박사이기도 해 이론과 실기를 두루 겸비하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꾸준히 지도했다.
Q. 백제체험마을 축성놀이에서 무엇을 선보이나?
우리 선조들은 전쟁 전후 외적을 막기 위해 성을 쌓았다. 고된 노역에 동원된 백성들은 여럿이 노래 부르며 피로를 풀며 단결심을 키웠다. 축제기간 중 선보이는 축성놀이에서 무용수, 소리꾼, 놀이꾼 10여명이 팀을 이뤄 농악놀이 하듯 노동요를 재현할 예정이다.
Q. 우리 춤 보급에 애정이 깊은데 이번 축제 참가 의미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어디든지 찾아가 전통 공연예술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취미로 한국무용, 민요를 배워 동호회 활동을 하며 무대에 오르는 분들이 있다. 우리 것을 알리는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아무래도 전문 예술가가 아니라 한계가 있다. 태평무, 화관무, 부채춤... 매력적인 우리 무형 문화를 힘닿는 대로 널리 제대로 알리고 싶었는데 한성백제문화제와 인연이 닿았다.
▮2018한성백제문화제 주요 프로그램
일시 | 행사명 | 장소 | |
10월12일~14일 | 10:00~19:00 | 한성백제체험마을 |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 |
13:00~15:30 | 한성백제 갈라퍼레이드, 근초고왕을 만나다 (오후 1시, 3시, 5시) | 올림픽공원 행사장 순회, 백제체험마을 | |
10월12일 | 13:30~17:00 | 제15회 한성백제 어울마당 | 근초고왕 무대 (평화의 광장) |
18:00~21:00 | 한성백제 성곽돌기 | 평화의 광장~몽촌토성 | |
19:00~19:30 | 제27회 송파구민의날 기념식 | 근초고왕 무대 | |
19:30~21:00 | 개막식 및 주제공연 | 근초고왕 무대 | |
10월13일 | 18:00~21:00 | 한성백제 별빛에 빠지다 | 평화의 광장~몽촌토성 |
19:00~21:00 | 야외오페라 마슬피리 | 근초고왕 무대 | |
10월14일 | 16:00~18:00 | 한성백제역사문화거리행렬 | 잠실역~올림픽광장 |
19:00~21:00 | 폐막식 및 불꽃놀이 | 근초고왕 무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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