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 상록수처럼. 심훈 소설의 주인공 ‘최용신’선생의 뜻을 기리는 상록수 문화제가 지난 15일 본오3동 일대에서 열렸다. 매년 다채로운 구성으로 한 해 한 해 시민들과 추억을 쌓아가는 상록수문화제. 올해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졌을까? 그 현장을 취재했다.
80년 전 ‘추석놀이’ 마을축제로 부활
지난 15일 상록수 역 앞과 본오3동 행정복지센터 건너편 공용주차장은 상록수문화제 행사장으로 변신했다. 행정복지센터와 공용주차장 사잇길에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놀이 기구가 놓여 ‘샘골마을 꿈꾸는 놀이터’로 변신했으며 주차장에는 메인무대가, 상록수역 앞 광장에는 버스킹 공연 무대가 설치됐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축제,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였지만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행사를 준비한 최용신 기념관 박재홍 학예사는 “상록수문화제는 최용신(1909~1935) 선생이 가르쳤던 샘골강습소의 학생들과 함께 샘골마을(현 본오동) 주민들을 위해 노래와 연극 등을 선보였던 ‘추석놀이’를 재현한 축제다”라며 “선생님의 뜻을 기려 매년 추석 전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한다.
마을 놀이터, 체험박람회 시민발길 이어져
올해 주제는 ‘샘골마을 놀이터’. ‘놀이를 통해 배우고 성장해간다’는 의미를 담아 마을을 문화놀이터로 기획해 시민과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었다.
놀이마당에는 작은 종이박스를 쌓아가며 놀이하는 ‘주민의 건축’, 아스팔트에 철퍼덕 앉아 내 맘대로 그림을 그려보는 ‘마당 캔버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준비됐고 올해는 ‘직조놀이터’와 ‘우드놀이터’가 더해졌다. 폐 플랜카드를 찢어 베짜기를 체험하는 직조놀이터와 폐타이어 목재로 만든 놀이터는 환경 교육과 배움을 접목한 놀이로 큰 인기를 끌었다.
상록수문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체험 박람회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안산지역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인기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한 자리에 모아 진행하는 행사다. 참가자들은 뮤직박스와 가야금 모형 등 체험활동에 무료로 참여하며 즐거워했다.
‘최용신을 알려드립니다’ 거리극과 마당극
한편 ‘마을극단 미더덕’은 연극 ‘샘골 선생님’을 통해 최용신과 샘골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거리의 시민들에게 소개해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 후에는 퍼레이드형 거리극 ‘이야기길 샘골로’가 진행됐다. 전문예술인과 사전 신청자들이 함께 상록수역부터 최용신기념관 앞까지 이어진 ‘최용신 거리’에서 퍼레이드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 밖에도 지난 한 달 동안 최용신기념관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꾸민 조명등 ‘상록수 바람모아’ 전시와 1930년대 출간된 잡지 ‘어린이’를 만나보는 ‘1930 어린이 따라잡기’, 5년 간 상록수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의 사진을 전시하는 ‘상록수문화제에서 만난 사람들’, 본오3동 주민들의 작품전시회 등 다채로운 야외 전시가 이뤄져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미니 인터뷰
직조놀이터 참가자 - 본원초 5학년 양가연, 3학년 황주아
직조 놀이터에서 만난 본원초 여학생 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양가연 양은 “플랭카드를 찢어서 이렇게 천을 만들 수 있다니 신기하고 재밌어요. 실이 왔다 갔다 몇 번 했는데 금방 이만큼이나 천이 만들어졌어요. 주아랑 함께 놀 수 있는 커다란 그네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주아는 “다음에도 또 만들고 싶어요”라며 함박 웃음을 보였다.
주민의 건축 참가자 - 본오 2동 주민 주아네 가족
주아가 제일 좋아한 놀이마당인 ‘주민의 건축’ 놀이터를 떠나지 못하는 주아네 가족. 주아 엄마는 “여기 저기 축제 놀러 많이 다녀요. 아이와 함께 체험거리 참여라면 좋은 추억도 되고 시야가 넓어지더라구요. 상록수문화제는 처음인데 재미있는 놀이터가 많네요. 주아는 엄마 아빠랑 함께할 수 있는 이 놀이가 제일 재미있나 봅니다. 체험도 무료로 할 수 있고 즐거운 추억 만들었어요”라고 말한다.
마을극단 미더덕 - 고효정(디문고 3) 한유진(디문고 2) 엄소민(부곡고 2) 황재영(영신여고 2) 오하랑(성안중 3) 유미(상록중 3)
최용신 선생님의 생을 20분짜리 변사극으로 만들어 공연한 극단 미더덕 배우들은 모두 중고생들이다. 고등학교 3학년생부터 중학교 3학년 생 6명은 매주 1회 최용신 기념관에서 만나 연극을 준비했다. 엄소민 양은 “연극을 준비하면서 최용신 선생님을 알게 됐어요. 선생님 역할을 맡아 뜻 깊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아직 최용신 선생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연극을 통해서 많이 알리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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